바다와 갯벌을 넘나들며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낙지는 타우린과 무기질, 아미노산이 풍부해 ‘갯벌의 산삼’이라고도 불린다. 찬 바람이 부는 겨울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 손꼽는 사람이 많다.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낙지는 칼칼한 양념과 함께 볶아낸 ‘낙지볶음’, 도마 위에서 ‘탕탕’쳐서 손질하는 ‘탕탕이’, 막대에 돌돌 말아 양념을 발라 굽는 ‘호롱구이’, 감칠맛 나는 국물로 바닥까지 박박 긁게 하는 ‘연포탕’, 신선한 낙지와 곱창, 새우를 양념장에 넣어 볶아 먹는 ‘낙곱새’까지 먹는 방식도 다양한 식탁 위의 팔방미인이다. 이번 주 식신에서는 서울에서 즐기는 낙지 요리 맛집을 소개한다.
1. 남도 요리의 진수, 광화문 ‘신안촌’
광화문에서 40여년간 전라도 음식을 선보이는 곳. 오랜 사랑을 바탕으로 백년가게로도 선정됐다. 낙지를 고소하게 볶은 후 꼬치에 말아 화덕에서 구운 ‘낙지꾸리’가 대표 메뉴다. 은은한 감칠맛의 낙지 연포탕도 빼놓을 수 없다. 인기 메뉴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코스 요리도 준비돼있다.
2. 톡 터지는 식감이 일품인, 문래동 '매일낙지'
1979년 오픈해 40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문래동의 낙지 전문점. 메뉴는 ‘불낙지’ 단일 메뉴지만 점심시간에 한정해 낙지전골도 판매하고 있다. 이곳 불낙지는 매운맛의 낙지가 아니라 ‘불판에 구워 먹는 낙지’라는 뜻으로 가장자리가 오목한 불판에 큼직한 낙지와 야채, 육수를 올려 먹는다. 낙지 사이즈가 커 다리 한 점만 먹어도 톡 터지는 식감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 점심 메뉴인 낙지전골은 큼직하게 썰려진 채소와 낙지, 고춧가루의 조화가 매력적이다.
3. 낙지로 만드는 모든 것, 염창동 '목포낙지마을염창본점'
우리나라 갯벌에서 잡아올린 산낙지만으로 여러 가지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곳. 세월이 묻어나는 실내 인테리어가 정겹게 느껴진다. 연포탕, 세발낙지, 탕탕이, 철판볶음, 초무침, 데침, 볶음 등 다양한 요리 중에서도 배추, 단호박, 무를 튼실한 낙지와 함께 넣어 끓이는 연포탕이 가장 인기가 좋다.
4. 매콤한 양념과 쫀득한 낙지의 조화, 가로수길 '현대낙지집'
창업주 할머니 사진이 간판에 붙어있는 레트로한 느낌의 음식점. 국내산 낙지를 사용한 낙지볶음과 감자탕이 유명하다. 빨갛고 꾸덕한 양념에 낙지를 살짝 볶아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고슬고슬 윤기나는 밥에 낙지볶음을 올려 비벼 먹으면 알싸한 맛에 하루의 스트레스가 풀린다. 간간하고 따끈한 뭇국이 입안에 남은 매운맛을 잡아준다. 삼삼하고 깔끔한 국물의 감자탕도 인기가 좋다.
5. 스트레스 날리는 강력한 매운맛, 종로 '피마길낙지실비집'
종로 피맛골에서 광화문으로 이전한 피마길실비집의 낙지볶음은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만큼 강력한 매운맛을 자랑한다. 사이드로 새콤한 단무지, 양배추 피클, 콩나물국이 제공돼 '매운맛과의 전쟁'을 돕는다. 커다란 낙지를 잘라 데친 콩나물에 감싸 먹어도 좋고, 밥에 참기름을 살짝 둘러 비벼 먹어도 좋다. 깊고 시원한 맛의 조개탕을 곁들이는 손님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