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2일(주)
* 시작 기도
주님...
오늘은 주일 아침입니다.
성도들이 함께 공동체로 모여서 예배하는 날입니다.
우리의 연약함과 없음을 인정하며 주님의 은혜를 구하는 주의 날이 되게 하옵소서.
말씀 앞에 나아갑니다.
새 영과 새 마음으로 빚어주시고 주의 영 곧 진리의 영으로 조명하사 말씀의 빛을 비추소서.
주의 보혈로 이 죄인을 씻어 정결한 주의 신부로 세워주소서.
나는 힘도 없지만 자그마한 힘이라도 온전히 빼고 죽은 자가 되어 이 하루도 주님의 기쁨이 되게 하소서.
옛 사람은 십자가에 못 박습니다.
거룩한 불구자요 영적 하루살이의 삶을 살아내게 하소서.
이 시간이 주님과 가장 친밀하게 교제와 사귐을 나누는 카이로스의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카이로스의 하나님이 크로노스의 시간을 틈입하여 오셔서 나는 주님 안에 주님은 내 안에 거하여 하나로 연합하는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성경본문 / 삼상 21:10-15
제목 : 인간의 몸을 입고 죄인으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10 그 날에 다윗이 사울을 두려워하여 일어나 도망하여 가드 왕 아기스에게로 가니
11 아기스의 신하들이 아기스에게 말하되 이는 그 땅의 왕 다윗이 아니니이까? 무리가 춤추며 이 사람의 일을 노래하여 이르되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 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한지라.
12 다윗이 이 말을 그의 마음에 두고 가드 왕 아기스를 심히 두려워하여
13 그들 앞에서 그의 행동을 변하여 미친 체하고 대문짝에 그적거리며 침을 수염에 흘리매
14 아기스가 그의 신하에게 이르되 너희도 보거니와 이 사람이 미치광이로다. 어찌하여 그를 내게로 데려왔느냐?
15 내게 미치광이가 부족하여서 너희가 이 자를 데려다가 내 안에서 미친 짓을 하게 하느냐? 이 자가 어찌 내 집에 들어오겠느냐 하니라.
* 나의 묵상
다윗은 사울을 두려워하여 놉의 제사장 아히멜렉을 떠나 가드 왕 아기스가 있는 블레셋 땅으로 갔다.
그를 본 아기스의 신하들이 이 사람은 그 땅의 왕 다윗이 아닙니까?
무리들이 춤을 추며 노래하기를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이 죽인 자는 만만이로다’ 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다윗이 그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자신에게 위기가 닥친 것을 알고 가드 왕 아기스를 심히 두려워하였다.
그래서 그는 그들이 보는 앞에서 침을 수염에까지 질질 흘리며 대문짝에 아무 말이나 그적거리고 미친 체를 하였다.
이를 본 아기스가 이 미친놈을 왜 내게로 데려왔느냐고 하면서 우리에게 미친 사람이 없어서 그를 내게로 데려왔느냐?
우리에게는 저런 미친놈이 필요 없다고 하였다.
다윗은 자기를 죽이려는 사울을 피하여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
처음에는 자신을 옆에서 신실하게 도와주는 요나단과 언약을 한 후에 놉으로 갔다.
그곳에서 제사장 아히엘렉에게 떡 다섯 덩이와 무기로 쓸 칼을 얻어서 나왔다.
이 일들은 사람이 보기에는 아히멜렉을 속이는 거짓말처럼 들리지만 훗날 주님께서 그의 모든 행위를 진실되게 받으시는 것을 보면 그가 속였던지 진실을 말했던지 상관없이 하나님께서 그를 받으셨다는 것을 방증한다.
(마 12:3-4) 예수께서 이르시되 다윗이 자기와 그 함께 한 자들이 시장할 때에 한 일을 읽지 못하였느냐? 그가 하나님의 전에 들어가서 제사장 외에는 자기나 그 함께 한 자들이 먹어서는 안 되는 진설병을 먹지 아니하였느냐?
이제 떡과 칼을 취한 다윗은 사울의 위협 앞에서 블레셋 땅 가드로 도망을 한다.
블레셋 땅 가드가 어떤 곳인가?
그가 물맷돌 한 개로 죽인 블레셋의 장수 골리앗의 고향이 아닌가?
어찌 보면 블레셋의 철천지 원수인 다윗이 적진으로 뛰어든 것이다.
도대체 다윗은 왜 그리 무모한 짓을 한 것일까?
우리는 이러한 의문과 궁금증이 확대되지만 다윗에게는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이다.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 아닌가?
그가 선택한 곳은 차라리 적진이 낫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가장 위험한 곳이며 영적으로 흑암의 땅인 블레셋, 그것도 골리앗의 고향인 가드로 간 것이다.
그런데 가드에 들어가자마자 그곳 사람들이 다윗의 실체를 알아본다.
이는 다윗을 추켜세우며 위대한 장군으로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의 유일한 영웅이자 장수였던 골리앗을 죽인 사람이며 또한 그 땅 이스라엘의 왕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다윗은 자기를 완전히 변장하여 미친 사람처럼 위장한다.
대문을 그적거리고 허튼 소리를 하기도 하고 침은 수염까지 질질 흘리는 등 누가 봐도 미친 사람이었다.
이것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자리를 버리고 이 땅에 가장 낮고 천한 자의 모습으로 내려오신 성육신을 표상한다.
다윗이 미친 체 하는 것보다 더 추하고 비참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이 사람이 되신다는 것은 신으로서 죽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되신 것은 당신이 사람이 되지 않으면 안 되었기에 그렇게 하신 것이다.
사람으로 오셔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던 날 요단강에서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그 세례는 곧 하나님이신 주님이 완전한 사람으로 아니 죄인이 되시는 그런 세례였다.
사람이 세례를 받는 이유는 죄를 씻는 회개의 세례이지만 주님이 받으신 세례는 오히려 죄인이 되시기 위하여 받으신 세례였다.
그렇게 주님은 죄인인 사람과 완전히 연합하셨다.
나는 예수님의 성육신을 잘 알지 못하는 자였다.
그저 내 생각과 내 뜻대로 아는 예수, 어떤 초능력자로만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은 초능력자도 아니고 자신의 위대한 능력을 세상에 드러내고자 하는 그런 위인으로 오시지 않았다.
그저 가장 연한 순(筍)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힘 없는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으신 분으로 어느 누구도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모습이 없으셨다.
지극히 볼품없는 모습 그 자체였다.
그런 주님이 얼마나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당하였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차마 볼 수 없어서 얼굴을 가릴 정도였다 하니 우리 주님의 상황은 다윗의 미친 체 하는 것과는 비교 불가이다.
우리 주님께서 이렇게 하신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오직 창세전 언약에 충실하여 하나님의 택함 받은 이들을 죄에서 건져 구원하시기 위함이다.
(엡 1:4-6) 곧 창세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이는 그가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송하게 하려는 것이라.
이런 목적으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은 그 이름을 예수라 하셨다.
그 예수의 뜻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다.
(마 1:21)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하니라.
나는 나의 죄로 마땅히 죽어야 할 자이다.
하지만 이런 나를 아주 부리지 않으시고 창세전 언약에 근거하여 나를 택하시고 하나님의 아들로 삼으시고자 당신의 친 아들을 이 땅에 죄인으로 보내신 것이다.
그분이 지신 그 모든 죄 안에 내가 포함되어 있다.
나를 죄에서 구원하신 것이다.
그리고 나를 따로 구별하여 거룩한 자요 하나님의 아들로 삼으셨다.
이게 도대체 웬 은혜요 웬 사랑인가?
이 아침 터질 것 같은 심령을 주체할 수 없다.
내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병들고 세상에 미친 자인 나를 그 너를 주님의 품으로 받으셨단 말인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주님이 말씀하신 것을 그대로 지키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만약 그 말씀대로 지키려 하면 나는 또 다른 바리새인과 서기관이 될 뿐이다.
나에게 주어진 사명을 최선을 다해서 감당하되 순간순간 넘어지고 자빠질지라도 내가 붙들 것은 오직 주님의 은혜뿐이다.
그 은혜 앞에서 나는 두 손으로 입을 가린다.
주님이 지신 십자가 나도 지고 나를 부인하며 내게 주어진 무덤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하여 금식하며 울부짖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무덤의 상황을 아멘으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나를 당신의 생명으로 사신 주님과 함께 깊은 말씀의 교제, 친밀함으로 주님께 나아가는 것이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오늘 주일 아침에 우리 주님의 그 크고 높으신 은혜를 알게 하시니 그저 감사할 뿐이다.
* 묵상 후 기도
주님...
나는 죽은 자입니다.
이 세상의 탐욕에 빠져 미친 사람처럼 살아온 자임을 고백합니다.
대문을 그적거리고 수염까지 침을 질질 흘리는 다윗의 그 모습이 바로 나의 모습입니다.
그런 나를 구원하시고자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친히 낮고 천한 사람이 되어 오셨고 그것도 죄인이 되어 십자가에 죽기까지 복종하셨습니다.
창세전 언약 앞에서 나의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 아버지의 그 사랑이 얼마나 크고 놀라우며 위대하신지를 이 시간 다시 한 번 깨닫고 소리 높여 찬양합니다.
오늘 주의 날 함께 모여 예배하는 주의 자녀들을 긍휼히 여기사 하늘의 은혜를 부어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