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주류로 통하는 중도개혁 세력 의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짐에따라 당내 노선투쟁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내 비주류 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와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 소속 의원들이 1일 오후 북한산 동반 산행행사를 가졌다.
양측은 이번 첫 산행이 작년말부터 추진되어 왔으며 만남의 취지는 당내 의원간의 친목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산행에 참가한 발전연 공동대표인 박계동 의원은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야당의 종합적 문화와 유사한 목소리를 만들 수 있는 과정을 만들기 위해서 큰 틀에서 현안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며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최연희 전 사무총장이나 지방선거, 대선에 대한 고민을 나눠 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세를 모으기 위한 친박-반박 간의 노선투쟁의 시작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현재 당내 모임들이 친목적 수준의 낮은 단계에서 정치적 결단을 내리는 높은 단계로 나가고, 당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는 수준이 아니라 당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관계로 가는 것에 대한 의견을 통일하기 위해 논의하는 관계로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밝혀 비주류 의원들의 정치세력화에 목적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아직 구체적 논의는 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김문수-남경필의원의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 이후 모임의 정례화를 논의해온 양 진영의 의원들은 현재 진행중인 광역단체장 후보선출과 7월 전당대회, 당내 유력 대권후보들의 당 복귀와 관련한 의견결집 문제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발전연과 수요모임은 초지일관 등 초선모임과 공동으로 내달 17일 '한나라당의 향후 진로와 지방선거 전략'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도 준비중이다.
이로인해 한동안 잠잠하던 영남의 보수파와의 당내 이념갈등이 다시 터져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내 친박파로 분류되는 한 당직자는 "이번 모임은 명백한 정치세력화다"라며 반박계열의 소장파 의원들이 본격적으로 노선투쟁에 뛰어 든 것이 아니겠냐는 의견을 보였다.
그는 "지금이야 뾰족한 수가 없겠지만 (모임을 갖다보면) 뭔가 논의가 있지 않겠나"라며 지방선거나 7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권력 지형도를 짜기위한 움직임이라고 주장했다.
비주류 의원들의 세력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재오 원내대표 당선에 힘을 모았던 당내 69명 초선의원들의 움직임이 주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초지일관, 중초회, 낙동회, 무욕회 등의 이름으로 친목모임을 가져온 초선의원들은 지난달 10일 무산된 바 있는 '초선의원 연찬회'를 오는 4월초에 열기로 하는 등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경기도 양평의 한 콘도에서 당내 이슈들에 대해 '끝장 토론'을 벌이면서 결속을 다질 예정이다.
중도개혁세력의 결집을 표방한 발전연과 수요모임 소속의원 그룹에 친 이명박 성향 의원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이번 연찬회는 친 박근혜 계열의 의원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소장파와 초선의원들이 이재오 원내대표의 선출을 기점으로 '반박 연대' 움직임을 보여왔던 만큼 이번 만남을 통해 정치적 지향성 공유에 대한 세규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약 이들의 반박연합이 가시화 될 경우 당내 권력지형 판도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정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