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만큼 이렇게 빨리 감독 자질문제가 나오는 나라는 없는 것 같다. 설령 이번 아시안컵에서 전패로 떨어진다 하더라도 본프레레의 자질을 말할 수는 없다. 시간이 짧았기 때문이다. 본프레레의 계약기간은 2004년 6월 21일 부터 2006독일월드컵이 끝나는 때 까지이다. 25개월이 조금 안되는 시간이고, 2년 1개월이 조금 안된다.
국내감독은 6개월, 외국인 감독은 1년이 있어야 자신의 색에 맞게 팀을 이끌 수 있다고 한다. 그에 반면 본프레레감독은 한국 국가대표를 맡은지 한 달 남짓 지났다. 항간에는 본프레레감독이 한국축구와는 맞지 않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한국축구 스타일이라는 것은, 혹시 히딩크의 전술을 말하려는 거냐고 묻고싶다.
과감히 말해서, 본프레레가 한국축구에 맞출 필요는 없다. 한국축구가 본프레레의 스타일로 바뀌어야 한다. 선수선발- 하루라도 빨리 선수들을 파악해야 하는데 올림픽대표로 국가대표의 주요선수들이 빠져나갔으니, 본프레레로써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본다. 물론 허정무코치가 선수선발을 맡았다는 말이 있는데, 허정무코치라도 당연한 선택이다.
김은중,이동국,이관우,이민성,정경호,박진섭,현영민,김정겸,이민성,박요셉,박재홍 등의 선수들은 모두 A매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고, K리그에서도 많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이다. 올림픽 등, 국가대표가 다른 팀과 겹치게 되면 그 나라의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국대로 뽑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새로 감독이 온 것을 생각하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성공적인 선수도 있었고, 실패(?)적인 선수들도 분명 있었다.
홍명보 이후로, 국가대표 중앙수비를 책임지던 조병국과 유상철 모두 올림픽대표로 빠지고, 송종국선수마저 빠지게 되었으니, 애초부터 수비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기대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나도 마찬가지지만, 본프레레가 처음 부임할 때, 아무도 아시안컵에 대해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다만 우승하면 좋겠다고 할 뿐, 우승 할 것이다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친선경기나, 아시안컵 조별경기에서 조금씩 낳아지고 있으니, 나도 마찬가지이고, 온 국민이 기대했을 것이다. 44년만의 우승을..
하지만 8강전에서 이란에게 아쉽게 지고 말았다. 사실 그 순간에는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으나,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니, 본프레레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요르단 0:0
▲ UAE 2:0
▲ 쿠에이트4:0
▲ 이란 3:4
수비지향의 요르단은 그렇다 쳐도 조별경기에서 상당히 선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 이란전에서는 서로 애초부터 공격지향의 점수쟁탈전이었다는 점은 공격에서는 비슷했으나, 수비가 이란보다 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AFC랭킹 1위와 2위라는 점은 사실상 아시안컵 최고의 자리를 놓고 벌이는 대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차 말했지만 올림픽으로 국가대표 수비의 핵들이 빠진 상태에서 이란에 3:4로 패했다면 큰 성과라고 본다.
하지만 조별리그의 선전에 기대를 많이 한 것 때문인지, 8강 탈락은 너무나도 큰 실망감을 준다. 하지만 본프레레 감독과 선수들에게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실망이 커서인지, 본프레레 감독을 비난하는 눈이 많다. 대부분 3류 감독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이름값이다.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 이름값이 없었나? 아시아예선에서 큰 성과를 거둔 차범근감독이었다. 그러나 월드컵에서 1무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차범근 감독은 역적이 되고야 말았다. 그 전까지의 선전은 생각을 하지도 않고 말이다. 히딩크감독은 한국 축구감독 사상 가장 많은 비난을 받았고, 또 가장 많은 찬사를 받은 감독이다. 히딩크 역시 초기에 한국축구를 이해하려 많은 시간을 보냈다. 히딩크도 초기에 경질설이 나왔다. 이름값이 아니었다. 외국인감독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민때문이다.
코엘류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지금도 미안하다. 코엘류가 이름값이 없었나? 포르투갈 축구협회 기술의원을 역임한 적이 있고, 포르투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감독으로 손꼽힌다. 그리고 요즘도 다시 포르투갈을 맡는다는 얘기도 있다. 사실 더 오랫동안 코엘류에게 기회를 주었어야 했다. 적어도
아시안컵 까지라도..
사실 한국에 온 외국인 감독 중, 본프레레 감독이 가장 이름값 없는 감독이었던건 사실이다. 나도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다. 하지만 여느 외국인 감독보다 빨리 선수들을 이해했고 또 가장 빨리, 가장 좋은 성과를 이루었다고 본다. 앞으로 국민들은 더욱 본프레레와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고, KFA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2006년 독일 월드컵때까지는 그냥 믿고 따를 수밖에 없다. 본프레레 감독은 한국에서 이름값을 만들고 돌아갈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추신으로. 이란전에 대해 잠시 이야기 해 본다. 서로 수비가 약했다. 이란은 주전수비수 3명이 빠진상태였고, 한국도 수비의 큰 축인 유상철,조병국,송종국이 없었다. 뭐 김치곤, 박용호, 김동진 등의 선수들도 없었지만 유상철과 조병국의 공백은 실로 컷다. 어쨋든 양쪽 다 수비가 약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면 이란이 어떤 스타일로 나올것인가? 개인적으로 경기도 하기전에 이미 예상했었다. 토탈싸커의 방식으로 전공격 전수비 형태와 비슷했다. 초반에 1골은 이란의 전공격으로 이루어진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또 크로스로 인해 헤딩골은 그리 수비수의 잘못만은 아니었다. 중앙에서의 압박이 부족한 골 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는 금세 수비형태로 잠그기 시작했다.
그런상태에서 한국은 어떻게 해야 했나? 이란처럼 수비지향으로 나갔어야 했나? 아니다. 어차피 토너먼트 경기. 1점차든 2점차든 지면 탈락이다. 우리도 공격형이어야 했다. 그리고 결국 설기현이 한 골 넣었다. 공격형전술이 먹힌 골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2번째골. 그 두번째골은 3번째, 4번째골로 이어졌다. 물론 앞서말한것과 같은 방식이었다. 한골 넣고 잠그는 방법. 이 부분에서 한국수비의 문제점을 보여주었다. 3:4동안 한국의 공격은 그리 문제되지 않았다. 문제는 수비에 있었다. 누차 말하는 거지만 우리는 수비의 핵인 유상철과, 조병국이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란도 마찬가지.
사실 3명의 수비수 모두 문제가 있다. 김진규가 가장 미흡하다고 한다. 사실이 그렇다. 하지만 사실 중앙수비수인 이민성이 김진규의 위치를 잘 조절해 줬어야 한다. 그게 중앙수비수의 의무이고, 또 형으로써의 의무이다. 김진규를 바꿀 수 없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같은 포지션의 김태영이 부상이었다. 두번째 이유는 교체되어 들어온 수비수 박요셉이 중앙수비수인 이민성과 교체되어 들어온 것이다. 누차 말하지만 중앙수비수의 임무가 더 중요하다. 박요셉은 그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기 보다 시간도 없었고, 능력도 사실 미흡했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영표가 내려와 김진규를 도우면 되지않나?
누차 말하는 거지만 이영표는 수비에 내려올 수가 없었다. 한 골 먹힌 상태에서, 혹은 동점인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한 골을 먼저 따내는 것이 중요한 것 이기 때문이었다. 본프레레도 그걸 알고 있었고, 이영표도 그것을 알고있었다.
결정적으로 차두리와 교체된 정경호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차두리는 그 날 이전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기복이 큰 선수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교체된 선수가 정경호이다. 박요셉은 수비수라 그렇다 쳐도, 정경호는 교체되었기 때문에 더욱 활약했어야 하는데도 사실 그렇지 못했다.
앞서 말한거와 같이 본프레레의 용병술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본다. 문제는 수비의 빈약함과 그 빈약함을 대처할 요인이 없었다는 것. 또 그로인해 첫 골을 이란에게 먼저 빼앗겼다는 것. 그래서 그와 동일한 현상이 계속 일어났다는 것 이다. 수비의 유상철, 조병국, 송종국 등이 돌아오고, 또 홍명보 체제처럼 중앙수비수의 노련함과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단순 아시안컵 8강이라는 면만 본다면 부족함이 많은 듯, 하지만 한국축구가 이번 아시안컵에서의 경기내용과 훈련시간이 짧았다는 점에서 본프레레와 선수들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그리고 훈련이 너무 고되 일부러 핑계로 나가는 선수들이 있었을 수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수 있다. 능력 밖으로 그런 선수들은 '대한민국 국가대표'를 맡을 자질이 없다고 본다.
작성자 : woals0212님
출처 : http://news.naver.com/nboard/read.php?board_id=sports_dis01&page=2&nid=108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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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공감 가는 글이네요. 논리적이고
글 잘쓴다.........부러운데.........^^
짝짝짝...
ㅋㅋㅋ 우리 나라 A대표 ㄷ ㅏ 물갈이 치야지...;;
옳소... 특히 정경호선수 교체로 들어와서 잠적했다는 ㅡㅡ;;
글세요. 보는 관점에 따라서, 뒤지고 있을 때 문제있는 수비를 완전히 버린다고 바로 득점이 열리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추격의 기회조차 없애버릴 수 있죠. 이란을 상대로한 전술 선택의 문제였다고 봅니다. 선수층이 얇아서 발생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