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에서는 구름이 끼었지만 가끔 해가 비치는 날씨였는데
어리목 입구를 지나자 안개가 끼기 시작하더니 1100고지를 지
날 즈음엔 10m 앞도 분간 못할 정도로 안개가 심하다. 조심하며
천천히 차를 몰아 가까스로 서귀포휴양림에 도착했다.

시간이 되자 다들 걱정스런 얼굴로 속속 모여들었다. 일행 중
에는 특별히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거의 2년 만에 다시 나온
도원이다. 그의 온화한 얼굴을 다시 보게 되어 반갑다.

안내판을 보며 계획을 짜 보지만 별 뾰죽한 수가 없다. 지금은
안개 만 자욱하게 끼었지만 앞으로 비가 내릴 것 같아 걱정이다.
비를 피할 취사장을 물색해서 출발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물놀이장 부근에 있는 지붕이 있는 취사장을 찾았다. 짐을
내려 놓고 남자들만이라도 법정이오름을 오르려고 했으나 비가
크게 오는 바람에 포기했다.
일찍부터 삼겹살파티를 시작했다. 창 밖으로는 주룩주룩 비가
내리고 후라이팬 위에서는 삼겹살이 지글지글 익는다. 피서 치고는
최상의 피서다.

오늘의 1등공신은 역시 우리 어여뿐 여학생들이다. 각자 분담
하여 온갖 음식과 즙기를 준비하고 현장에서 요리까지 일사분란
하게 해치운다. 사실 이런데 나오면 남자들이 요리를 한다지만
우리는 구세대여서 그런지 염치없이 먹기만 할 뿐.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 다시 한번 그 수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친구들이 나왔다. 17명은 금년
4주년 행사가 있었던 바리메와 타이 기록이다. 날씨 때문에 비록
오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숲이 우거진 아늑한 공간에서 삼겹살
로 영양도 보충하고 우정도 돈독히 다진 값진 하루였다.
행사를 마치고 제주시로 넘어오자 아스팔트는 바짝 말라 있었다.
2009. 7. 16.
첫댓글 오래 쉬었던 산하내외, 도원네도 참가했네. 휴양림속에서 삼람욕과 맛나는 삼겹살에 쏘주 한잔 캬아아. 좋았군 좋았어.
C오동 술 소비량이 확 준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