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용산구 주민인 손정일씨(남,74세)를 찾습니다-165cm,90kg,걸음걸이불편,
연청색와이셔츠,검정칠부바지,슬리퍼 vo.la/snNoT / ☎112 [서울경찰청]
2. 관악구 주민인 권중찬씨(남,86세)를 찾습니다-165cm,55kg,백발머리,
연두색반팔셔츠,남색칠부바지,검정운동화 vo.la/ZQGTwz /☎112 [서울경찰청]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제보로 실종자를 안전하게 발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3. 서초구에서 배회중인 이종대씨(남,80세)를 찾습니다- 163cm,
긴팔상의,체크무늬칠부바지,검정슬리퍼,빨간색모자 vo.la/LyvQb / ☎182 [서울경찰청]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제보로 실종자를 안전하게 발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최근에 받았던 문자들 중에서 실종자 관련 3개를 복사해 왔다
이 밖에도 수많은 메시지가 날라온다
날씨가 너무 더우니 물을 많이 마시고 집안에서 나오지 마라
비가 많이 내리니 집안에 계시라 등등
행안부, 구청, 서울시청, 산림청, 기타 여러 기관에서 문자가 날라온다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시피 하니 가능한 일이다
위의 실종자 알림문자 셋 중 두 건은 실종자를 찾았다고 한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실종자의 나이를 보면 대개 70~80대가 주류인 것을 알 수 있다
집 근처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CC TV 사진이 첨부되기도 한다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더 많다는 느낌이다
시도 때도 없이 실종자를 찾아 달라는 문자가 날라온다
나 혼자 짐작으로 아마 치매환자들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집을 나섰다가 돌아가는 길을 까먹었을 것이다
식구들이 집을 비웠을 때를 틈타 집을 나왔는데
거기서부터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이다
슬리퍼 차림인 것을 보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에서도 가장 빨리 고령화를 겪고 있다는 우리나라
그에 따라 노화에 따른 질병문제와 빈곤문제가 화두가 됐다
세계적으로 노인빈곤율이 높다는 우리나라
연금제도도 부실하고 사회적 안전망도 엉성하다
노인고독사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곳곳에 세워지고 번성하고 있는 요양병원과 요양원
노후에 병이 들면 그 곳에 갈 수 밖에 없고
높은 간병비와 치료비를 감당하기도 벅찰 수 밖에 없다
이를 틈타서 간병비 보험을 팔아 먹으려는 광고가 기승을 부린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간병비 부담!
부디 그런 일이 내게는 닥치지 않기를 바라지만 누가 알겠는가?
오늘 집을 나와 길을 잃고 헤매는 노인들의 미래가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