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알바 마치고 런닝메이트 친구와 둘이서 2, 7장인 노포동 '오시게시장'을 찾았다
목적은 그동안 친구가 찜해 둔 붕어찜을 맛보기 위함이었다
한 이틀 갑작스런 한파 끝에 날씨도 풀렸고, 시장에는 시간많은 시니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우리는 시장 윗쪽 다소 한산한 끄트머리... 붕어찜을 하는 가게 앞에 자리를 잡는다
수많은 메뉴 중에서 망설임 없이 붕어찜을 주문하고서는
붕어찜이 나오는 동안 막걸리부터 먼저 시켜놓고 목을 축이면서
주변 좌우에 시선과 귀를 고정시키고 분위기에 젖는 몸풀기 시간을 가진다
오늘따라 티끌 한 점 없는 하늘은 푸르디 푸르고 건너편 철마산의 산능선도 코 앞에 성큼 다가서 있다
그리 길지않는 기다림 끝에 붕어찜이 나왔다
월척에 버금가는 커다란 붕어 두 마리에
얼큰한 양념과 함께 버물려진 각종 야채 우거지가 깊게 배인 맛에다가 걸쭉한 국물까지
그야말로 먹을 수록 저절로 탄성이 나오는 그 맛에 나른한 행복감과 함께 세레토닌을 맛본다
현란한 젓가락질로 뼈만 남기고 다 발라 먹는 동안 막걸리 세 병이 술술 잘도 넘어간다
붕어찜 작은 것 25천원, 2인분이지만 3명이 먹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의 양도 충분하고.....
분위기에 젖고 우정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다가 일어서는 다리에 살짝 힘이 풀린다~
시장을 나서면서, 들어올 때 눈여겨 보았던 '수수뿌꾸미'도 맛을 본다
좌판에 쭈그리고 둘러앉아 눈으로 코로 귀로 맛을 버무리다가
갓 구운 수수뿌꾸미가 입안을 감도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과 함께 어린시절의 옛 추억에 저절로 빠져든다
아~ 이 나른한 행복감이여
그야말로 뷰티풀 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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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하게 행복한 일상을 표현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