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논에서 벼를 수확하게 되는데 완전히 성숙한 벼이삭에서 흰쌀이 될 때까지는 여러단계를 거치야 한다. 우선 벼
베기를 한후에는 벼이삭에서 낱알을 털어내는 탈곡(脫穀)을 통하여 볏집과 벼를 분리하게 된다. 알곡인 벼(나락)는 건조과
정을 거친 후 도정을 하면 쌀(현미,백미)이 된다. 도정의 과정을 살펴보면, 벼를 1차 도정하여 왕겨를 벗겨내면 황갈색의 현
미(玄米)가 나온다. 이 과정을 탈각(脫殼)이라 한다. 탈각으로 나온 현미(brown rice)는 다시 2차 도정을 하여 백미로 만드
는 정백(精白)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정백과정에서 쌀눈과 쌀겨를 모두 깍아 내면 비로서 백미(白米, white rice)가 되는데
이 백미가 바로 우리가 밥을 지어 먹는 쌀이 된다. 현미 상태에서 쌀(현미)의 최외각 조직인 쌀겨(속껍질,미강)를 깍아 내는
정도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기도 하는데 쌀겨를 50% 깍아내면 이를 5분 도미라 부르며 70%를 깍아 내면 7분 도미라 하고
100% 모두 깍아낸 것을 백미(白米)라고 한다. 아울러 도정과정중에 쭉정이,왕겨,청치,싸래기,쌀겨등의 부산물들도 생겨난다.
청치
청치는 제대로 익지 못하여 푸른 빛깔을 띤 쌀을 말한다. 완숙기가 되기 전에 벼 베기를 하면 청치가 많아지고 저장하는 동안
벌레가 생기기 쉽다. 벼(나락)에는 3가지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첫째는 속이 꽉 차고 제대로 익은 알곡이다. 두번째는 껍대기
(왕겨)만 있고 알맹이가 전혀 들어차지 못한 상태로 속이 비어있는 쭉정이와 조금은 속이 차있는 반 쭉정이가 있다. 셋째는 설
익은 벼이다. 쭉정이는 왕겨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으며 설익은 벼의 왕겨를 벗겨낸것이 바로 청치(blue-tinged grains of rice)
가 되는 것이다.
청치를 '푸른 청(靑)'자에 '어릴 치(稚)' 자를 사용하여 청치(靑稚) 라고 설명하는 어느 동호인의 글을 본적이 있는데, 개인적
으로는 나름 합당하다고 동의를 하고 싶지만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청치(靑稚)로 등재되어 있지 않다. 국립국어원의 국어대사
전이나 기타 국어사전들에 찾아보면 청치는 한문의 '푸른 청(靑)'자와 한글인 '치' 자가 결합된 단어로 나와있다. 옥편에 '어릴
치(稚)' 자를 찾아보면 '어린 벼' 나 '작은 벼' 라는 의미가 있기에 사용하여도 무방할것으로 보이나 국어사전에 근거가 없으니
청치(靑稚)로 표기 하는것이 올바르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치'자는 일부 명사 또는 명사형 뒤에 붙어 ‘물건’의 뜻을 더하는 접
미사이다. 따라서 국어사전을 근거로 한다면 청치는 한문과 한글이 결합된 단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런 조합으로 이루어진
단어는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왕겨이다. 왕겨는 한문인 임금 왕(王)자와 벼, 보리, 조 따위의 곡식을 찧어 벗겨낸 껍질 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말의 '겨'자가 결합된 단어이다. 이 밖에도 이와 비슷한 '한문 + 한글' 결합 구조을 가진 단어로는 족발, 역전앞
약수물, 해변가, 무궁화꽃등이 있다.
[참고]국어사전에 등재된 청치의 설명 : 청치(靑-) :<명사>현미에 섞인 덜 여물어 푸른 빛깔을 띤 쌀알. ≒청미(靑米).
미강(米糠, 쌀겨)
미강은 벼에서 왕겨를 벗겨낸 현미(玄米)를 도정하여 백미를 만드는 공정에서 분리되어 나온 쌀겨를 말한다. 약간 누런 색을
띄며 도정기에 의해 여러 차례 깍여 나온 것이라 고운 가루분말 형태를 가진다. 쌀눈 역시 깍여 나와 미강에 섞이게 된다. 미
강은 현미의 최외곽 조직으로 미강이 제거된 쌀을 백미(白米) 라고 하며 백미가 미강에 의해 둘러 쌓여져 있다고 볼 수 있겠
다. 미강을 쌀겨라고도 부르는데 ‘겨’란 말의 뜻은 벼, 보리, 조 따위의 곡식을 찧어 벗겨 낸 껍질을 통틀어 이르는 것이다. ‘겨’
를 한문으로 표기하면 糠(강)이 된다. 쌀(현미)이 가지고 있는 영양소는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 B1,B6,E, 미네랄, 식이
섬유등으로 쌀(현미) 자체는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이지만 대부분의 영양소가 미강(쌀겨)과 쌀눈(배아)에 집중되어 있다. 미
강과 쌀눈은 현미 전체의 약 8%정도만을 차지하고 있지만 현미 전체 영양소의 95%를 가지고 있다.(미강 29%, 쌀눈 66%) 따
라서 백미 도정으로 깍여 나온 미강(rice bran)은 영양소가 풍부한 좋은 건강식품이며 특히 가장 많은 영양소(66%)를 포함하
고 있는 쌀눈은 영양제의 원료로 이용되기도 한다. 미강에는 미백효과도 있어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되며 미강으로는 미강유
(米糠油)라는 좋은 식용유를 만들기도 한다. 또한 닭,돼지등 가축사료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싸래기
도정 과정(방아찧기) 중에 부스러져 토막나고 조각난 쌀을 말한다. 싸라기가 표준어이고 싸래기는 방언인데 방언이 표준어처
럼 사용되고 있다. '싸래기쌀'이라는 표현도 사용되고 있는데 단어내 의미가 중첩되는 바도 있고 이 역시 표준어는 아니다. 싸
래기(half-crushed rice)는 쌀로서의 품질이 떨어지므로 밥을 지어 먹는 경우는 드물고 떡, 주정 가공용, 가축사료등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싸래기나 청치등 단단한 알곡을 사료로 사용하는 것이 소나 돼지등 다른 가축에 비해 닭에게는 사낭, 일명 똥집
의 강력한 분쇄작용이 있기 때문에 소화에 큰 지장을 초래 하지는 않는다. 요즘 방앗간은 도정기계의 기능과 성능이 우수하여
도정중에 발생하는 싸래기 뿐만 아니라 청치 ,풀씨, 돌, 이물질등은 모두 자동으로 선별 되어지고 있다
청치,미강,싸래기는 모두 영양소가 풍부한 편이라 닭사료로서 좋은 원료로 볼수 있는데 이중에서 가장 좋은것은 단연 영양가가
가장 높은 미강을 꼽을수 있으며 고운 가루 분말 형태이기 때문에 소화흡수율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부족하거나 없는 영양소
들이 있으니 자가사료 공급시 청치,미강,싸래기만을 주게 되면 닭이 살이 빠지고 산란율이 저하되며 건강이 나빠지기 쉽다. 특
히 호흡기 점막세포의 재생에 관련있는 비타민 A 성분이 없기 때문에 호흡기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전문
배합 사료와 혼합하여 주는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곡물사료란 본래 열량이 많기 때문에 더운 여름철에는 조금씩 섞어 주는것이
좋고 추운 겨울철에는 양을 늘려 주어야 추위를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
작성자 : 마틴 시흥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
첫댓글 사실 도시에서 태어난 분들과 자라나는 세대는 이부분에 대해 잘 모르시는데 참 유익한 정보를 주셨네요...
잘 보고 갑니다...청치 구하기가 요즘 참 쉽지가 않네요...치열해요^^
쭉정이가 많이 포함된 질 낮은 청치 조차도 구하기 어렵네요
저도 이제 청치를 못 구합니다. 거래 단절..
대부분이 미곡종합처리장으로 통합이 되어 규모가 커지고
청치,미강,싸래기를 계약업체가 싹쓸이 해가네요.
@마틴(시흥) 맞습니다. 차로 한번에 가져간다고 합니다. 20키로 작은 포장을 하지 않는다고....
@봄빛(양주) 왕겨 조차도 계약 업자가 있어 구경하기 힘드네요
건강베개나 왕겨숯,퇴비용등등 버릴게 없다네요^^
좋은자료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