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에 걸맞는 코스 세팅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
한국에서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대회가 막을 올린다.10월 19일
부터 나흘간 제주 서귀포시의 한국 골프 역사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세 개
나 보유하고 있는 클럽 나인브릿지(파72, 7196야드)에서 2017-2018 PGA
TOUR 더CJ컵@나인브릿지(총상금 925만 달러)대회가 개최된다.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 골프 클럽은 국내 최초로 LPGA 대회를 개최했던 곳이다
개장 이듬해인 2002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를 개최했다. CJ나인브릿지 클래식이다. 지난 주 끝난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의
출발점인 이 대회는 2005년까지 나인브릿지에서 열렸다. CJ나인브릿지 클래식은
국내 여자 골프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여자
선수들은 이 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을 벌였고, 미국 무대 진출의
꿈을 키웠다. 초대 여왕은 박세리(40). 이듬해에는 안시현이 우승하면서 일약
‘신데렐라’로 떠올랐었다.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 골프 클럽은 국내 최초-유일의 세계 100대 코스로 미국
골프매거진이 선정하는 세계 100대 코스에 국내 코스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진입했다. 2년마다 선정하는 미국 골프매거진의 세계 100대 코스에 나인브릿지
는 2005년 처음으로 진입한 이래 올해까지 7회 연속 이름을 올렸다. 첫 선정
때 95위였던 순위는 올해 41위까지 뛰어 올랐으며 미국 골프매거진은 나인브릿
지에 대해 “제주도 한라산 주위에 있는 경관과 소나무로 둘러싸인 고요한 홀들,
미적인 요소와 다양성이 매끄럽게 이어진 호수와 나무들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 골프 클럽은 국내 최초로 PGA투어 정규 대회를
개최하는 곳이다. 2004년 신한코리아 골프챔피언십과 2015년 미국과 인터내셔
널팀의 대항전이었던 프레지던츠컵이 열렸지만 정규 투어 대회는 아니었다. 이
러하듯이 2001년 개장한 제주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은 16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한국 골프 역사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세 개나 보유하고
있는 골프클럽이다.
클럽 나인 브릿지 둘러 보기
http://blog.naver.com/k3565512/220330128382
2017-2018 PGA TOUR 더CJ컵@나인브릿지 대회를 개최하는 클럽 제주 나인
브릿지 골프장은 이 대회를 개최하기 위하여 코스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PGA
투어 상위 랭커들이 모인 이번 대회에서 흥미로운 볼거리는 바로 코스 세팅이다.
PGA투어는 매 대회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위해 수준
높은 코스 세팅을 추구한다. 미국이 아닌 곳에서 개최하는 대회일지라도 예외는
없다. 2015년 프레지던츠컵 개최(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 클럽 코리아) 당시에도
까다롭게 코스를 세팅 했었다 당시 대회를 주관했던 미국 PGA투어 사무국은 "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연출하기 위해 코스 세팅에 큰 변화를 줄 것"이다 예고했
고, 실제로 대회를 2년 정도 앞 둔 2013년 10월 해당 골프장은 코스 개조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PGA투어 코스 전문가 2명이 직접 나서 코스 세팅을 완성한 바
있다. PGA투어 공인 대회가 처음으로 열렸던 2004년 역시 마찬가지다. 당시 PGA
투어는 대회가 치러진 중문CC에 그린 스피드부터 페어웨이의 폭과 페어웨이 잔디
의 길이, 러프의 길이 등 기본적인 것부터 벙커의 규격. 심지어는 티잉그라운드의
수평까지도 세심하게 요구했다.
더CJ컵@나인브릿지가 2017-2018 PGA투어 정규 대회로 편성된 첫 해, 이번 대회
역시 PGA투어가 직접 나섰다. 코스 개조는 나인브릿지 최초 설계 당시 수석 디자이
너를 맡았던 데이비드 데일이 맡았다. 이후 PGA투어 전문가들이 합세해 PGA투어에
걸맞은 코스 세팅을 완성했다.
<1번홀 PAR 4, 394 Yards>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전장이다. 날로 전장이 길어지는 PGA투어의 추세에 맞게 긴
전장을 기대했으나 이번 대회 전장은 7196야드다. 개조 전 골프장 전장인 7159보
다 불과 37야드 늘었다. 종전 코스 개조 당시 골프장 측은 "7300야드로 늘어날 것"
이라 밝혔지만 실제 PGA투어가 결정한 전장은 7196야드다. 이는 2016-2017 시즌
PGA투어 평균 전장인 7279야드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72
를 이븐파로 정한 것은 쇼트게임 때문이다.
<2번홀 PAR 3, 193 Yards>
새롭게 코스가 세팅된 클럽 제주 나인브릿지 골프 코스는 특히 그린 주변에서의 플
레이에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새로 만든 벙커다. 여러 개의 벙커
를 새로 만들었는데, 대부분 그린 주변이다. 또한 이미 그린 주위에 벙커가 있다 하
더라도 그린과 더 가까이, 그리고 더 깊게 벙커를 조성해 난도를 높였다고 한다.
<4번홀 PAR 4, 411 Yards>
그린에서 플레이 역시 까다롭다. PGA투어 그린 키퍼가 직접 한국에 머물며 관리한
잔디 상태는 어느 대회에 내놓아도 손색 없을 만큼 최상급이다. 관리가 잘 된 잔디
는 깎인 표면이 일정해 유리알 처럼 빠르게 공이 굴러간다. 또한 그린 경사를 충분
히 활용한 세팅으로 그린 공략을 한층 까다롭게 만들었다. 더욱이 대회장이 한라산
근처에 위치해 '한라산 브레이크(마운틴 브레이크)' 현상도 보인다. 홀 위치에 따라
한라산 브레이크의 영향이 다른데, 한라산이 가까운 홀의 경우 내리막 경사가 오르
막 경사로, 오르막 경사가 내리막 경사로 보이는 등 선수들에게 착시 현상을 일으
키기도 한다. 제주도 한라산 해발고도 약 1000m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코스
자체는 완만한 능선을 따라 형성돼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선수들과 갤
러리들의 눈을 속이는 착시현상은 이번 대회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5번홀 PAR 4, 421 Yards>
한라산은 주변지형에 의해 내리막길이 오르막길로 보이는 착시현상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이 같은 구간에선 물체가 언덕 위를 올라가는 듯이 보인다. ‘도깨비 도로’
혹은 ‘신비의 도로’라고 불리는 관광명소가 대표적이다. 이는 코스에서도 마찬가지다.
10월 17일 미디어데이에 나선 베테랑 최경주(47)는 “투온이 가능한 18번 홀(파5)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홀들 모두 공략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라산 특유의 착시현상도
주의해야한다. 그린 주변에 섰을 때 경사를 오르막으로 봤는데 실제로 내리막인 경
우가 많다”고 했다. 버디 찬스를 잡고도 한라산 브레이크 때문에 실수할 경우 어처
구니없게 타수를 잃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9번홀 PAR 5, 589 Yards>
그린 주변 만큼은 아니지만 세컨드 샷 역시 까다로울 전망이다. 소프트한 한국프로
골프(KPGA)투어 페어웨이 세팅과 다르게, 이번 대회 코스의 경우 촘촘한 밀도의 페
어웨이 잔디로 다소 단단한 느낌을 준다. 더욱이 페어웨이를 놓칠 경우 만나게 되는
러프의 길이는 9cm에 육박하며 대회 이전 비가 내려 러프의 상태가 다소 질겨 페어
웨이를 놓칠 경우 쉽게 그린을 공략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서 PGA투어
는 전장이 짧고, 언듈레이션이 심한 한국 코스의 특성을 활용해 코스 세팅을 완성했
다. 17일 연습라운드를 마친 선수들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PGA투어 대회인
데, 코스 상태가 정말 좋다. 난이도 역시 중상이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10번홀 PAR 4, 471 Yards>
CJ컵@나인브릿지의 최대변수는 무엇일까. 이번 대회는 섬 한복판의 고산지대에서
진행되는 만큼 여러 돌발변수가 예상된다. 이 가운데 가장 변덕스러운 요인으로
꼽히는 건 바로 ‘한라산 브레이크’와 제주도를 상징하는 바람이다. 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나흘간 이렇다할 돌풍은 예고되지 않지만, 현재 남쪽에서 태풍 란이
북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바람의 영향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이러한 외적 변수가
제주도에서 경기를 많이 해본 우리 선수들에게 유리할 수도 있지만 장담하기는 어렵
다. 골프는 자연에 순응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스포츠다. 그래서 우승은
신의 영역에 있다고 한다. 과연 이번 CJ컵 우승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는
자연과 사람 가운데 무엇이 될까.
<15번홀 PAR 4, 417 Yards>
<18번홀 PAR 5, 568 Ya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