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준비하는 이란에게 자제력을 발휘할 것을 촉구했다고 교황청 공보실이 밝혔습니다. 이른바 지금 세계 종교적인 관점에서 신자가 가장 많은 종교를 거론하자면 기독교(천주교와 개신교 포함) 그다음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순입니다. 유대교는 이스라엘만 믿는 세계 10위권 종교입니다. 이란은 이슬람교 국가입니다. 그 이슬람교 국가가 유대교를 신봉하는 이스라엘을 향해 전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게 공격을 하려는 것은 자국의 대통령 취임식을 축하하러 온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지도자를 이란의 중심부에게 무참히 사살해버린데 따른 것입니다. 이란의 중요인사도 아니고 타국의 정치적 리더를 몇달간 노리고 자행한 암살행위에 대한 보복을 이란은 하려 하는 것입니다. 단순한 정적 암살이 아닌 종교적 의미가 짙게 깔린 행위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여기서 보복을 하는 것이 맞느냐 틀리냐를 논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판단됩니다. 이세상에 보복이 없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인류인 호모사피언스가 탄생하고 나서 지금껏 한번도 사라지지 않았던 단어가 바로 보복입니다. 물론 보복이 없는 세상이 이상적이고 인류가 추구해야할 가장 대단한 덕목임에는 틀림없지만 인간사가 논리대로 되고 초이상적인 상황에서 결정되지 않습니다. 보복이 없고 보복을 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훌륭하고 멋진 세상이겠습니까. 아마도 종교라는 것을 상상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지난해인 2023년 10월 감행한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보복을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급기야 휴전협정의 대상자인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리더를 집요하게 추적해서 이란의 수도에서 암살하기에 이릅니다. 그야말로 보복의 끝판왕입니다. 물론 이스라엘이 오랜 방황의 역사속에 심어진 고슴도치식 정신상태와 적이 하나를 공격하면 적어도 10은 보복해야 심기가 풀리는 그런 것을 감안해도 이것은 누가봐도 보복입니다. 그것도 팔레스타인에서가 아닌 타국에 경축사절로 간 인물을 추적해 암살한 보복의 전형적인 패턴입니다.만일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이스라엘 수뇌부를 아랍 테러단체가 가격한 것과 많이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교황청이 어떤 자격으로 이란에 대해 자제력을 발휘하라고 한지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교황청의 역사로 볼 때 과연 그런 위치에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중세때 교황과 주변국들의 왕과의 치열한 갈등과 전쟁이 한두번이 아니였습니다.아비뇽 유수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세계 1차대전 그리고 2차대전 나아가 한국전쟁 그리고 베트남 전쟁때 교황청이 전쟁자제를 촉구하려고 노력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1,2차대전후에 중동지역에서 강대국들에 의해 온갖 불미스런 행위가 행해질 때 교황청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지금 교황청에 이스라엘 출신 인물들이 존재하는지 모르지만 과연 그들에게 어떤 충고와 권유를 하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교황은 현재 전세계 종교지도자가운데 가장 덕망이 높은 분입니다. 교황의 말 하나하나에 깊은 의미와 종교적 가르침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해 교황은 러우 전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휴전할 것을 권했다가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에게 교황이 나설 일이 아니다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교황의 한 말을 곡해한 것입니다. 지구촌에서 전쟁만큼 비참하고 인간의 기본 권리가 무시당하는 행사가 없습니다. 나라의 정치 지도자들의 격한 감정으로 인해 수많은 해당국 국민이 피폐해지고 처참해지고 있는 것을 염려해 당부한 교황의 말이지만 당사국들은 그렇게 받아드리지 않습니다.
물론 교황청의 당부대로 이란이 이번에 자제력을 발휘할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전쟁에는 상대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야말로 손뼉은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입니다. 전쟁을 준비하는 자와 전쟁을 일으키게 한 자 즉 전쟁 유발자는 분명이 존재합니다. 또한 전쟁이 일어나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습니다. 교황청의 자제력 발언은 인류애를 추구하는 종교의 입장에서 최악의 가능성은 피해보자고 하는 몸짓임을 잘 압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근본속에 내재된 그 보복의 심리마저 무마시킬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교황청의 자제력 발언이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기를 기대해 보지만 웬지 무의미하게 느껴지며 자제력 운운 이전에 전쟁이 왜 일어날 수 밖에 없으며 전쟁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했으면 어떠했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시점입니다.
2024년 8월 13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