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실시 '미래형 교육과정' Q&A 고교는 시간표 자율적으로 학년 상관없이 과목 선택 '대학식 고교수업'도 가능 '체험활동' 주(週) 3시간으로
24일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주최 토론회에 참석한 교육 전문가들은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을 갖게 된 것"이 '미래형 교육과정'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자문회의 시안(試案)대로 2011학년도부터 각 학교에서 미래형 교육과정이 시행될 경우, 학생들의 실제 수업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국·영·수 과외 도리어 늘까
고교 교과 과정 편성에 대해 학교가 대폭적인 자율권을 행사하게 되면, 결국 국·영·수 같은 주요 과목에 대한 수업 시간이 늘고, 이들 주요 과목에 대한 사교육도 함께 팽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20년 경력의 입시전문가는 "현행 입시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고교 입장에서는 수능시험 대비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많은 학부모들도 이를 원할 것"이라며 "학교 수업이 사교육처럼 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교육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고려대 홍후조 교수는 "입학사정관제 등 대학 입시의 다양화와 맞물리면 더 이상 국·영·수에만 몰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학원 관계자 김모(48)씨도 "이미 국·영·수 비중은 높은 데다 축소된 과목은 지금도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혼자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 과목이 줄어든다고 사교육에 추가로 투자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간 격차 벌어질까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허숙 소위원장은 "대학 진학을 앞둔 고교생들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진로와 적성에 따라 수업 시간표가 달라지는 것이 이번 교육과정 개편의 기본 정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교 교과의 경우 '국민 공통 기본 교육과정'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학교마다 완전히 다른 시간표를 얼마든지 짤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이공계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은 사회는 최소 이수 시간만 지키고, 수학·과학 수업을 대폭 늘릴 수 있다. 허 위원장은 "학년과 무관하게 자신의 수준과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는 '대학식(式) 고교 수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학부모들은 "각 학교가 어떻게 수업을 운영하느냐에 따라 학교 간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학력 격차도 벌어지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교사들이 창의력과 열성을 발휘해 학생 각자의 취향에 맞는 차별화된 교육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자연스럽게 학교 간 긍정적 경쟁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시험도 달라지나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는 이번 교육 과정 개편안을 토대로 수능 제도의 근본적인 개혁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교과부가 2014학년도부터 수능 응시 과목을 2과목 줄이기로 한 것처럼 응시 과목을 줄이는 것 외에, 응시 횟수를 확대하거나 과목에 따라 일정 기준만 통과하면 되는 표준시험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자문회의 이현석 전문위원은 "한 번에 결정되는 '원 샷(one shot)' 시험 대신 일부 과목은 준비가 됐을 때 통과만 하면 일정 기간 그 성적을 인정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면 시험에 대한 부담도 줄고, 학생이 흥미 있는 과목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제 대비로 이어질까
그동안 형식적인 수업에 그쳤던 비(非)교과 수업이 확대되는 것 역시 미래형 교육 과정의 핵심 중 하나다. 고교의 경우 주당 2시간이던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을 3시간으로 늘렸다. 이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은 과학·예체능 방면의 다양한 체험 학습, 봉사,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된다. 학생의 진로·적성 개발을 위해 대학과 연계한 프로그램 운영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대신 고교 교장의 재량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최대 6시간까지 추가 수업할 수 있던 '재량 수업'은 사라진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고교에서 국·영·수 등 교과목 수업 시간을 늘리는 데 이 시간을 모두 할애했기 때문이다. 초등·중학교의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 역시 본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기존 교과의 보충 수업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앞으로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내용과 운영 방식을 학교에 일임하고 진로체험, 봉사, 동아리 등의 활동으로 내실화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러한 창의적 체험 활동 강화는 대입 입학사정관제와도 맥이 닿아 있다.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이현석 전문위원은 "각 고교에서 학생들의 진로·적성 개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생들의 참여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해 두면, 자연스럽게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대비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첫댓글 사립학교는 신나겠네요. 앞과 뒤를 좀 보고 참고를 해서 논의 후에 시행을 하던가. 이건 컴도져로 밀어 부치기가 아니라... 사고치고 보자는 방법이라는 생각 밖에 안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