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로 한동안 콧바람 못 쐬고 움츠려 살다보니 안되겠어요.
강화도의 소규모 캠핑장을 예약해 봅니다.
모든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요즘이라도 그렇지
자기 땅에 말둑 좀 박는다고 6만원을 받습니다.
혼자 차박을 하면 간단한데 오늘의 동행은 국민학교 여동창.
사실 여자는 씻고 따뜻히 자야 하기에 손이 갑니다.
여친은 그럽니다, 회나 떠가지고 따뜻한 방에서 노는게 어떠냐고.
추운 마당이 6만원인데 따뜻한 방이면 얼마를 달라고 할지 모르기에 말 같지 않은 소리라고 일축해 버렸습니다.
텐트 안에서 쓸 난방용 등유가 리터에 1700원, 자동차 기름값보다도 비쌉니다.
대명항에 들러 준치와 방어회를 뜨고 대보름이라고 부럼도 사고 회쌈으로 봄동, 인삼막걸리, 아침 속풀이용 누룽지,맥주안주에 새우튀김...
그것뿐인가요, 여자들 좋아하는 소고기 샤브샤브와 부대찌개도 준비해 두었습니다.
돈 많이 썼습니다.
그렇게 여친의 노년의 수다를 들으며 캠핑장에 도착합니다.
아담한 곳인데 언덕에 위치하다보니 조망은 괜찮습니다.
있는거 없는거 쓰던 안쓰던 죄다 매달고 펼쳐 봅니다.
캠핑이란 본디 세우고 각잡고 자빠뜨리기의 반복!
이친구는 훈련이 잘돼있어 이것저것 꾀 안부리고 일은 잘 합니다.
여자가 돈은 좀 들고 귀찮을 때가 있어도 술 한잔하기엔 치즈같은 맛이 있습니다.
이 친구 중간 삶은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말년이 좋아져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기름 호야등까지 켜고 오늘 좀 오바합니다.
그러나 한가한 월동기이기에 가능한 일!
시즌이 되면 메다급을 쫓느라 이런 낭만은 사치일수 밖에요.
겨울고구마가 달달히 잘 익고 있습니다.
우리의 시간도 부드럽게 무르익어 갑니다~
작게 보여도 보름달 입니다.
소원을 빌어 보시기 바랍니다.
캠핑장은 매너타임이 있어 불편합니다.
이제 막 술이 올라 자유로워지고 싶은데 말이져.
빨리 얼음 녹고 날 풀려 노지로 나가길 바래봅니다.
기분 좋은 술기운과 전기장판 덕분에 등짝 지지며 잘 잤습니다.
여친도 상당히 만족해 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일은 밤새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붙어 자도 탈 없는 나이가 되었지요.
관계를 초월하여 그야말로 손만 잡고도 잘 수 있는 전설이 되었답니다.
그런데 왠지 쓸쓸합니다.
월동기의 시간이 또 이렇게 흐릅니다.
이제 20일 남짓이면 따뜻한 얕은 물가에선 생명체들이 기지개를 켤 겁니다.
그때 부지런한 마음으로 달려가 소식 전하겠습니다.
빠르네요 빨라~~^^
첫댓글 으음ᆢ
믿습니다 ᆢ
좋은친구와
여행은 최고입니다
믿으셔도 좋습니다.
모처럼 친구와 한잔하면서 수다 떠니 마음이 개운해졌어요.
캠핑장에 한 살림 차리셨네요.
좋은 친구와 함께 하는 시간!
행복해 보입니다, 막걸리 맛도 더 좋겠지요~~~
돈이 좀 들어 그렇치 오봇한 시간 가졌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3월이군요~^^
수철씨 내자분이 엄청 미인이시네요.
자주 두분이 나들이 즐기세요
내꼴 나지 마시고
선배님이 어디가 어때서요.
올핸 여울서 함 뵙겠습니다~^^
삶은 다 그렇게 그렇게 세월이 흘러 가면서 서로를 더 아끼고 사랑하게 되는것임을~
처음 만난 그 마음을 소중히 기억하며 살아도 힘든 세상
하지만 살다보니 그것이 행복이요
사는 맛이더라~
부럽습네다
평범한 일상입니다.
그때그때 대충 살아갑니다~^^
참 그옛날 국어책 소나기의 소년갬성이 팍팍솟구치는 한편의 이쁜 소설같습니다!
재밋게 상상이 가는데 상상은 함 뵙고 형님과 프리토킹을 좀 해야할것 같습니다!
~~~^^
따로 할 얘기 없어요.
그냥 여자사람친구와 캠핑한것 뿐 입니다~
@구구리(주수철) 형님~~
뭔가 있으신것 같은디요~~~~^^
추적60분에 신고좀 해드리까요?~~^^
잔잔한 여운이 남는 한 편의 수필을 읽었습니다.
문인으로 등단하셔도 전혀 부족함이 없으실 듯 합니다.
과찬이십니다.
가끔 알콜의 힘을 빌어 헛소리를 할 때가 있는거지요.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