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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갇힌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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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日常의 自作나무길 스크랩 전통적인 캔터베리 레스토랑에서 뮤지컬도 보고~~~
Veronica Kim 추천 0 조회 180 10.07.26 18:4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1862년 영국 켄터베리 지방으로 부터 유입된 지식층 이민자들이 고향을 그리워한 나머지 고향의 도시들과 똑같이 설계하여 세웠다는 우리동네, 그 지방의 성공회 분위기로 시내 중심의 대성당을 비롯하여 박물관과 지금의 아트센터가 되어버린 구 캔터베리 대학 건물 등을 디자인했던 당시의 유명한 건축 설계사 마운트포트 씨의 스케치인 위 그림이 The trinity, 삼위일체 성당의 시초가 되었다.


1873년 550명의 좌석과 3200 파운드로 건축된 이 성당은 1993년 지금의 주인을 만나 새롭게 단장되어 캔터베리를 대표하는 극장식 레스토랑(카바레식 클럽)으로 거듭나게 되었는데.......라이브를 즐기는 이곳의 이름은 옥타곤, 여기 www.octagonlive.co.nz 로 들어가면 역사와 이벤트 안내, 메뉴, 위치 그리고 예약까지 다 있다.  



시내 중심인 Manchester St. 와 Worcester St. 길이 만나는 모퉁이에 자리잡은 이 유서깊은 건물로 그동안 미뤄두었던 생일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이유는 멋진 서비스를 받으며 식사도 하고 뮤지컬도 보는 호사를 누리고 싶어서였는데 이곳에서 진행되는 각종 무대예술이나 이벤트 중 단연 으뜸은 뮤지컬이므로 (이 부분은 본인의 기호도가 작용) 어제부터 시작된 Forbidden Broadway 의 코믹 풍자 뮤지컬을 보려고 거금을 들여 예약했던 것이었다.  



예약된 시간인 오후 6시에 맞추어서 준비했건만 반 시간이나 더 지나서 식당 주변에 도착했는데 주차자리가 없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유료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주차장 완비된 식당이면 얼마나 좋아~ 투덜거리며 주차 미터기에 카드를 넣으니 이것도 불통....... 가방을 뒤지니 동전 몇개가 나왔는데 쇼까지 보려면 두어 시간이 더 필요해 동전을 바꿔올지 의논하던 중 뒤에 서 있던 여자분이 먼저 미터기를 이용하고 남은 동전인 3불을 인심좋게 보태주었다. 기분좋은 걸음으로 바로 몇 미터 앞에 있는 성당 아니 레스토랑으로 가니 저 만치 사진으로 눈에 익은 주인장이 황제 기다리는 시종장처럼 웃으며 문 앞에 서 있었는데 깍듯한 예의를 갖추는 캔터베리 신사의 자존심을 보는 듯 했다.   



신사적인 매너가 몸에 밴 아들이 먼저 들어가 좌석예약 확인하고 주인장과 담소하는 사이 이리저리 재빨리 사진 몇장~  정장차림이 기본인 이곳은 주인과 직원들이 웃음띤 얼굴로 차가운 물까지 수시로 채워 주는 등 서비스가 A급이었는데 실내는 샨데리아와 촛불로만 밝혀져 있어 다소 어두운 감이 들었다. 아래 사진은 공연티켓 확인하는 직원들과 나무로 된 벽걸이의 십자가, 1차 대전 당시의 전사자 명단인지....... 상상했던 것보다 약간 협소한 느낌이었지만 예전의 교회였음을 상징하는 1400여 파이프로 된 오르간과 이층으로 나뉘어진 성가대가 인상적이었다.    



140 년된 파이프 오르간 앞으로 조그만 무대가 놓여있고 옆에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는데 이 지방 음악의 산 증인들이 초대되어 연주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현재 피아니스트는 팔십대 노령이었는데 자그마치 65년동안 연주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했고 식사 동안 그의 부드러운 음률이 로맨틱 무드를 연출했다. 디저트를 즐길 무렵에는 아리따운 여자가수가 노래를 부르기도 했는데 오래된 클래식 음악이라 아들은 무성영화 시대 레코드를 듣는 기분이라고 졸린 눈으로 말했다.  



혼자만 사진을 찍으려니 참~ 그러나 블 친구들과 나의 일상기록을 위하여 그까이 꺼 무시하며 용감하게 셔터를 눌렀다. 이 사진을 설명하자면 예약된 우리 좌석이 무대 턱 밑임을 설명하려는 것으로 저기 보이는 마이크 바로 앞인데 평상시와 다르게 일렬 횡대로 죽 마련된 테이블을 보고 첨엔 의아했으나 곧 재밌는 뮤지컬이 테이블 위까지도 진출하나 보다고 킬킬거리며 좋아 하였다. 아바의 마마미아 노래도 목록에 들어있어 짧은 치마를 휙휙들어 올리며 테이블 아래 눈들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선사하겠구만 하고 엉뚱한 생각에 크크큭.......  아래 사진은 이층을 꾸며 놓은 것인데 너무 어두워 사진이 이상하게 나와서 사이트에서 실례......



사이, 오이피클 위에 얌전하게 앉은 스칼렙과 얇게 훈제된 쇠고기, 호두가 들어간 페스츄리로 된 전채요리가 나왔다. 아! 그전에 와인을 시켰지....... 말보로 2008년도 쇼비뇽 블랑 '춤추는 물', 달지않고 가볍게 해물과 잘 어울려 탁월한 선택에 흡족했는데 옆자리 사람들이 건배 하길래 우리도 했다. 나의 정신이여, 육체여... 평화로움이여...춤추는 물속에 취한 알딸딸함이여..... 수고 하였노라~~~


메인 요리로는 옥수수가루로 만든 폴렌타 위에 놓인 연어와 새우를 시켰고 아들은 야채로 채워진 패스츄리 위에 살풋이 놓여진 오리구이를 시켰는데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이라고 칭찬, 전형적인 캔터베리 지방 음식들임이 분명했다. 아래 사진은 주인장이 직접 뜨거운 감자와 야채를 날라와서 서빙하는 모습, 조크도 날려가며 잔잔한 여러가지 배려를 잊지않아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이 여운으로 남았다.   



그리고 맛 있는 파바로바에 딸기가 듬뿍 담긴 디저트, 그윽한 원두 커피향을 따라 아름답게 흐르는 피아노 선율과 무명가수의 흘러간 옛 노래들은 세기를 거슬러 올라 간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정확히 여덟시 반이되자, 공연기획사인 쇼비츠의 포비든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시작되었는데 브로드웨이의 성공작들의 부분들을 발췌, 가사와 내용을 코믹 풍자형태로 각색하여 포만감으로 느긋하고 여유로워진 웃음보를 자극하였다. 기대처럼 탁자위를 뛰어 오르진 않았어도 적당히 무대아래 식탁 사이나 주변을 활용하여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점들이 좋았다. 식사를 제외한 공연만을 원하는 관객들도 있었던 듯 처음과 달리 나중에는 홀 전체가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고 젊은층도 보였다. 출연자들 중 일본에서 10년을 살았다는 배우가 두드러졌고 두 여자배우들의 고음이 깨끗하고 아름다웠으며 젊은 코커서스 학생의 풍부한 성량도 장래의 우수한 가능성을 점치게 했다.  



전반, 인터벌이 지나고 후반공연 시작 전 '팬텀 오페라'를 위해 오르간 건반이 공개되었는데 장엄한 선율을 기대하며 건반 위 연주자의 손가락을 쳐다 보던 중 쨘~~~~~ 하더니 갑자기 연주자가 피아노로 다시 이동을 하는게 아닌가!!! 그냥 그것을 끝으로 오르간은 다시 원상태로 뚜껑이 닫히고 사람들은 멍~~~하다가 폭소를 터뜨렸다. 기대했던 '캣'이나 '마마미아' 등은 조금 식상하게 느껴졌고 '시카고'나 '애니' '레 미제라블' '헤어 스프레이' '치타리타' 등 많은 노래들이 패러디되어 공연되었다.


내가 앉았던 위치가 바로 무대 앞이였기 때문에 주인장이 괜찮겠냐고 물어 왔을때 공연마다 젤 앞쪽에 앉아서 보기에 괜찮다고 웃어 넘겼는데 연기하는 배우들이 바로 코 앞에서 먼지를 풀풀 날리기 시작하며 그들의 의상에서 빠져 나오는 새털같은 보라색 크고작은 깃털들이 얼굴 손 할것없이 팔랑거리며 날아다녀 간지러운 목에 잔기침을 해 대며 보았다. 손을 뻗치면 닿을 거리니, 이렇게 가까이 앉아 보기는 난생 첨이었는데 이건 꼭 내가 배우가 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어쨌던 활짝 웃으며 보던 아들의 해맑은 얼굴에 먼지 들어 간다고 조심하라는 사인을 주며 땀 뻘뻘 흘려가며 마무리하는 배우들의 마지막 퍼포먼스에 힘찬 박수를 부어주고 한겨울의 신선하고 싸아한 공기를 흠뻑 마시러 밖으로 나온 시각은 어느덧 열시.      


 

달콤한 꿀물같은 청아한 공기가 맛 있다며 계속 마시는데 아이는 뭔가 남겨놓고 온 듯한 미진함이 있다고 자꾸만 뒤를 돌아 보았다. 오래된 역사적인 건물을 현대와 조화시켜 조상의 얼을 이어가는 캔터베리인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후손 주인장의 지혜와 멋스런 장식들이 카바레 스타일 레스토랑이라 패션 쇼와 댄스파티, 디너 쇼, 가족들의 생일파티, 결혼, 각종 모임들과 행사들을 위한 멋진 장소라고 생각되었다. 크고 웅장하고 화려한 그런것이 아니라 작지만 실속있고 고품격 우아함을 지닌 캔터베리를 닮은 그런 레스토랑에서의 저녁 한때였다.



Octagon Live

124 Worcester Street,

Christchurch

New Zealand

www.octagonlive.co.nz

Phone: 03 366 6171 

   


사진보다 더 생생한 동영상을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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