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서울 시민의 휴식공간인 ‘한강시민공원’...
한강시민공원 강변을 따라 산책을 하거나, 강변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볼 수 있으며,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 창밖의 한강 풍경을 바라보다가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특이한 건물이 있습니다.
바로 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 청담대교와 영동대교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는
강물 위에 떠 있는 이색 명소, 국내 최초의 <한강 수상법당>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찰의 법당이라고 하면 당연히 산 속에 있어야 어울릴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어떻게 법당이 한강 위에 떠있을까, 의아할 수밖에 없겠지요.
우리나라 불교 사찰은 조선시대 억불정책(抑佛政策)을 피해 대부분 산속으로
옮겨갔으나, 요즘은 도심속의 번화가나 주택가에도 세워 있으니 절이 어디에
서있든 조금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만, 강물 위에 그것도 수도 서울의 심장을
흐르는 한강에 떠 있다는 것은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휴일 날 오후 늦게 <한강 수상법당>을 찾아 떠났습니다.
(2013년 9월 5일)
▲ 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를 찾은 것은 오후 6시가 다된 시간이었습니다.
강변북로에서 한강시민공원 제8주차장으로 진입하면 바로 뚝섬유원지이며,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도보로 2~3분 거리입니다.
▲ 이곳은 우리가 어렸던 시절에 강변유원지로 유명하였고 한강개발계획의
완성으로 지금은 수변광장과 무대, 장미원, 자연학습장, 인공 암벽장 그리고
유람선 선착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여름에는 물놀이장, 겨울에는 눈썰매장과
스케이트장을 개장하여 서울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지요.
▲ 선상 레스토랑 겸 카페인 아리랑호 옆의 물위에는 데이트족들을 위한
오리배 수십 척이 손님을 기다리며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 강 건너 남쪽에는 88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이었던 잠실종합운동장이 보입니다.
▲ 종합운동장 앞쪽에는 윈드서핑을 즐기는 매니아들의 멋진 모습이 보입니다.
▲ 늦은 시간인데도 오리배를 젓는 데이트족들이 부러움(?)으로 느껴집니다.
▲ 물새 한마리도 노을이 물들기 시작한 강물을 바라보며 외롭게 앉아 있네요.
▲ 강의 동쪽을 바라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제2롯데월드가 공사중인 모습이 보입니다.
▲ 이런~ 서론이 너무 길어졌네요. 본론인 <수상법당>으로 부지런히 갑니다.
산책로를 걸으며 바라본 청담대교 뒷쪽 하늘에는 노을이 물들기 시작합니다.
▲ 청담대교 아래를 지나갑니다. 청담대교는 광진구 노유동과 강남구 청담동을
잇는 총길이 1,211미터의 교량으로서 1998년 12월에 착공하여 2001년 1월에
완전 개통되었으며 국내 최초 복층 교량으로 하층은 지하철 7호선 철도교이며,
상층의 6차선 도로교는 자동차전용도로인 도시고속도로상의 교량입니다.
▲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한강수상법당> 앞에 도착했습니다.
강물 위에 대형 바지선을 띄우고 그 위에 2층 건물을 세운 형태입니다.
▲ <한강수상법당>은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으로 방생법회로 등록되어 있는
한국최초의 수상법당으로서 일반 조계종사찰처럼 특정 교구에 속한 말사는
아니고 조계종 직할로 정식명칭은 <대한불교조계종 한강수상법당>입니다.
법당 건물 옆 벽면에는 ‘방생도량’이라고 써있는데, 방생도량이란 물고기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법당으로 물고기를 방생하면서 소원을 비는 곳입니다.
▲ 바지선 위에 건립된 법당은 가로 27미터, 세로 9미터 면적에 2층 규모로서
일반 선박으로 치면 200톤에 이르는데, 우리 고유의 사찰 건축 양식에 따라
청기와 모양의 재질로 된 스레트 지붕을 얹고 추녀 등 일부에는 단청을 해서
최대한 전통불교양식의 건축을 위해 힘쓴 흔적이 엿보입니다.
▲ 1978년 광진구 광나루(워커힐 앞)에 창건하였으나, 2007년 10월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여 올해로 34년째 법회를 열고 있으며 신도 수는 5천여 명으로
생명사랑, 생명존중, 환경보호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강둑에서 법당으로 들어가는 통로에는 다리가 놓여있어 누구나 드나들 수 있고
흔들다리 아래 물속에는 수많은 잉어들이 헤엄치며 놀고 있었습니다.
▲ 법당을 창건하신 분은 조계종 전국불교신도회 사무총장을 10여 년간 지내신
이건호 회장님이시며, 법당에는 별도의 주지스님이 상주하고 계시지는 않으며
법회가 있는 날에는 스님이 오셔서 법회를 주관하신다고 합니다.
▲ 88올림픽이 열리던 해, 아시아권과 세계 각국의 불교 신도들이 한국에서
하나밖에 없는 이곳 한강수상법당을 다녀감으로써 방생의 참뜻을 이해하고
한국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불교문화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 흔들다리를 건너 입구를 들어서면 왼쪽에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
태국 방콕 제일의 사찰인 골드마운틴 다이아몬드 사원에서 가져와 모셨다는
부처님 진신사리에 대한 안내문입니다.
▲ 1층은 종무소와 휴게실, 수련장, 공양간 등으로 사용하는 복합공간입니다.
1층 한쪽 구석에 세워놓은 병풍에는 "대한평수토찬비"란 제목이 적혀있는데
처음 보는 문구라서 어떤 뜻인지 궁금하여 집에 돌아와 자료를 찾아 봤더니
현종 때 당시 삼척부사였던 허목(許穆)이란 사람이 짓고 쓴 것이라고 합니다.
삼척부사 허목(許穆)이 백이숙제의 나라 죽국(竹國)에 사신으로 갔을 때,
죽국에서 3,700년만에 지하에서 발굴된 하우(夏禹)의 형산비(衡山碑)가 있는 것을
알아내어, 그 글씨체로 중국 형산비(衡山碑)의 대우수전(大禹手篆) 77자 가운데
48자를 가려서 새긴 것이라 전하며, 내용은 임금의 은총과 수령으로서 자신의
치적을 기린 글이라고 합니다. 이게 왜 여기에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 2층 법당으로 올라갑니다. 일반사찰의 대웅전과 다를바 없는 내부 구조이며
생각보다 법당이 넓어 한꺼번에 300명이 예불을 드릴 수 있는 크기라고 합니다.
▲ 재미있는 것은.. 홍수때 심한 강풍이 불거나 한강 유람선이 지나갈 때마다
큰 물결로 인해 수상법당이 흔들려서 기도하는 신자들이 균형을 잡을 수 없고
멀미로 인해 기도중에 자리를 뜨고 뒤쪽에 누워 있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네요.
▲ 불단에는 삼존불을 모셨는데, 가운데 아미타불을 모셨고, 아미타불 왼쪽에
관세음보살, 오른쪽에는 대세지보살을 각각 협시불로 모셨습니다.
▲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 머리 위에는 낯익은 이름의 연등이 걸려 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몰랐었는데, 돌아와서 사진을 확대해 보니 박근혜 대통령의
연등이었습니다. 종로 조계사와 파주 보광사에서는 박근헤 대통령의 연등이
걸린 것을 본 적이 있으나 여기서 본 것은 상상외입니다. 대통령께서 이곳에
직접 다녀간 것인지, 청와대 측에서 대신 걸어준 것인지는 알 수가 없네요.
▲ 삼존불 앞에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유리 케이스 안에 전시해 놓았습니다.
태국 방콕 제일의 사찰인 골드마운틴 다이아몬드 사원에서 직접 모셔왔다는
부처님 진신사리와 그 부속물을 이렇게 기까이서 보는 건 처음입니다.
▲ 유리관 윗쪽에 설치한 대형 돋보기를 통해 자세히 관찰할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 물위에 법당을 설치하다보니 공간의 한계성으로 별도의 전각을 세울 수가
없기에 삼존불의 좌우 가장자리 부분에 지장전과 용왕단을 배치하였습니다.
사진은 삼존불 좌측의 지장전으로서 지장보살과 후불 목각탱의 모습입니다.
▲ 삼존불 우측 가장자리에는 용왕단을 마련하고 용왕상을 모셨습니다.
▲ 어느 사찰이나 규모에 관계없이 범종(梵鐘)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곳 법당 내부에는 한강이 바라보이는 창가 쪽에 범종(梵鐘)이 자리했으며
창가의 천정에는 불전사물(佛殿四物)의 하나인 목어(木魚)가 걸려 있습니다.
▲ 법당의 한쪽 벽에는 갑골문자인지 상형문자인지 모를 특이한 서체의
액자가 걸려 있는데, 한문글자인 용용용용(龍)과 구구구구(龜) 입니다.
▲ 2층 법당에서 내려와 1층 갑판으로 나왔습니다. 1층 갑판은 물고기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의식을 위한 공간으로 강물에 방생을 하면서 소원을 기도하는 곳입니다.
수상법당은 365일 열린 법당을 지향하기에 방생하는 날자가 정해져 있지 않으며
법정 방생금지어류를 제외한 물고기가 준비돼 있으므로 누구든 방생이 가능합니다.
한강의 수질 오염 방지와 생태계교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토종 메기와
잉어만을 방생하며, 방생금지 어종으로는 붉은귀거북(청거북), 블루길, 큰입베스,
이스라엘잉어(향어), 떡붕어, 나일틸라피아, 철갑상어 등이라고 합니다.
▲ 방생하는 공간 옆에는 복전함과 함께 소원촛불을 밝히는 곳이 마련되어 있고
갖가지 다양한 소원을 적어놓은 촛불 100여 개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 1층 갑판에서 서쪽 방향을 바라보니 앞쪽에 영동대교가 보이고
서쪽하늘에는 어느덧 아름다운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 한강수상법당이 처음에 광진구 워커힐 쪽에 있었을 때는 시설이 열악해서
신도들이 법당으로 건너가다가 물에 빠지는 일도 가끔 있었다고 합니다.
▲ 이러한 이유와 함께 상수원 보호차원으로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게 되었는데,
방생법당은 원래 이곳 뚝섬지구가 조선 중엽 국가에서 방생을 하던 자리였기에
결국은 제자리를 찾게 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맞춰 몇년 전에 법당을 새롭게 단장하고
24시간 법당 개방, 수중고혼 영가천도제, 선상 무료예식 행사 등, 불자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섬은 물론, 불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누구나 출입할 수 있으므로
이곳에서 여러 행사를 할수 있기에 사전 전화예약으로 이용할수 있다고 합니다.
▲ 수상법당을 둘러보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며 바라본 청담대교 위에는
주말이라서인지 자동차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 청담대교 오른쪽으로 카메라 앵글을 돌리니 노을 아래로 남산타워가 보입니다.
▲ 주차장 옆 장미원 앞의 분수대에는 젊은 남녀들의 속삭임이 무르익습니다.
휴일 늦은 시간에 다녀온 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 그리고 한강의 이색명소 한강수상법당...
<다빈치>와 함께한 오늘의 사진여행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