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천의 진산(鎭山) 설봉산에 포근히 안긴 오랜 산사
설봉산 영월암(映月庵) - 이천시 향토유적 14호

▲ 영월암 경내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은 요사채로 쓰이는 안심당) |
달이 비춘다는 뜻의 영월암은 설봉산 깊숙한 산골에 안긴 산중암자이다. 이천 고을의 대표적인
고찰(古刹)로 7세기 중반에 의상대사(義湘大師)가 창건했다고 전하나, 신빙성은 전혀 없다. 다
만 경내에 고려 때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석조광배와 연화대좌, 3층석탑, 거대한 마애불 등이
있어 절이 한참 우후죽순 들어서던 신라 후기에서 고려 초기에 창건된 것으로 여겨질 따름이다.
창건 이후 오랫동안 이렇다할 내력을 남기지 못하다가 18세기에 들어서 1774년(영조 50년) 영월
낭규대사(映月 郎奎大師)가 중창을 벌였다. 1760년에 간행된 여지도서(輿地圖書)에는 절의 이름
이 북악사(北岳寺)로 나와있는데, 낭규대사로 인해 지금의 이름으로 갈린 듯 하다.
1911년에 보은(普恩)이 중건하고, 1920년에는 극락전(極樂殿)을 옮겨 세웠으며, 1937년에 산신
각과 단하각을 손질하였다. 1949년에 이천향교 명륜당(明倫堂) 앞에 있던 풍영루(風詠樓)를 해
체하여 그 목재로 대웅전을 짓다가 그만 6.25전쟁으로 공사가 중단된 것을 전쟁이 끝난 1953년
11월 완성을
보았다. 1989년 불의의 화재로 삼성각과 서요사채가 무너져 내린 것을 1991년 복원
하여 지금에
이른다.
절을 이루고 있는 건물로는 법당인 대웅전을 비롯하여 삼성각, 요사 등 6~7동이 있으며, 고색의
내음은 다들 시들었다. 소장문화유산으로는 보물로 지정된 마애여래입상을 비롯하여 석조광배와
연화대좌, 3층석탑, 600년 묵은 오랜 은행나무 등이 있어 절의 유구한 내력을 가늠케 하며 1988
년 7월 27일에 전통사찰로 지정되었다.
이천
시내에서도 제법 떨어져 있고, 달님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삼삼한 산자락에 둥지를 튼 산
사로 속세의 번뇌를 설봉저수지에 던져놓고 무작정 안기고 싶은 정겨운 절집이다.
※ 영월암 찾아가기 (2012년 10월 기준)
* 서울강남고속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서 이천행 고속/직행버스가 수시로 떠난다.
* 수원, 성남(야탑), 강릉, 구미, 대구(북부)에서 이천행 직행버스 이용
* 지하철 2호선, 신분당선 강남역 중앙차로 정류장과 3호선 양재역 중앙차로 정류장에서 500-2
번 좌석버스 / 2,8호선 잠실역 중앙차로 정류장 500-1번 좌석버스 / 2호선 강변역(1번 출구),
5호선 천호역(6번 출구)에서 1113-1번 좌석버스 / 8호선,분당선 모란역(5번 출구)에서 500-1,
500-2번 좌석버스 이용 → 광주시내(보건소, 터미널)나 초월읍사무소, 곤지암터미널에서 114
번 좌석버스로 환승하여 이천의료원(소방서)에서 하차 → 정류장 남쪽(내린 방향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5분 정도 가면 설봉공원 입구이다. 여기서 영월암까지 도보 35~40분
* 이천시외고속터미널 북쪽 건너편 정류장에서 28번 시내버스를 타고 설봉공원 하차, 허나 버스
가 자주 안다니므로 택시를 타거나 30분 정도 걸으면 설봉공원이다. 공원을 지나 영월암까지
도보 25~30분
* 승용차로 가는 경우 (절 직전에 주차장 있음)
① 중부고속도로 → 서이천나들목을 나와서 좌회전 → 사음동3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이천시내로
직진 → 이천의료원을 지나 설봉공원 입구에서 우회전 → 설봉공원 → 월전미술관 → 영월암
② 영동고속도로 → 이천나들목을 나와서 이천시내 방면으로 우회전 → 이천육교에서 설봉공원
으로 좌회전 → 설봉공원 → 월전미술관 → 영월암
★ 영월암 관람정보
* 영월암에서 설봉산성을 거쳐 설봉산 정상까지 오르는데 1시간 남짓 걸린다.
* 소재지 -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438 (☎ 031-635-34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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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생 구제를 향한 부처의 은은한 메세지가
담겨진 범종각(梵鐘閣) |
▲ 경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삼성각(三聖閣) |

▲ 연등으로 주변을 두룬 영월암 대웅전(大雄殿) |
영월암은 코앞에
다가온 초파일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대웅전 앞에 아기부처를 두어 관정의식
의 장을 만들고 연등으로 경내를 곱게 치장하였다. 하늘을 가리며 뜨락 허공에 걸쳐진 검은
덮
개로 햇빛이 들어오지 못해 경내는 시원하다.
경내를 발을 들이면 정면으로 법당인 대웅전이 나온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남향(南向)을 취하고 있는데, 1949년 이천향교 명륜당 앞의 풍영루를 철거하여 그 재목으로 지
은 것이다. 건물을 짓던 중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가 터지는 바람에 서둘러 피난짐을 꾸리느라
공사는 중단되었으며, 전쟁이 끝나고 1953년 11월에 가까스로 준공을 본 우여곡절이 많은 블전
이다. 불단(佛壇)에는 석가불을 비롯한 3존불이 봉안되어 있다. |

▲ 대웅전 앞에 차려진 관정(灌頂)의식의 현장

▲ 오랜만에 바깥 나들이를 나온 아기부처의 희열(喜悅) |
부처의 법을 상징한다는
하얀 코끼리 등 위에 놓여진 연꽃대좌에 아기부처가 오른손을 치켜들며
서 있다. 곧있으면 중생들의 하례와 관정의식을 받으며 시원하게 이른 피서를 즐길 생각인지 그
의 표정이 해맑아 보인다. 다양한 꽃으로 코끼리 주변을 아리땁게 치장하며 두 눈이 단단히 호
강을 하다못해 쾌재를 부른다. |

▲ 대웅전 좌측에 자리한 아미타전(阿彌陀殿)
서방정토(西方淨土)의 주인인 아미타불을 모신 건물로 1920년에 지어진 것이다.
근래 손질을 해서 그런지 매우 깨끗한 모습이다.

▲ 대웅전에서 마애여래입상 가는 길목에 자리한 석불좌상과 3층석탑

▲ 석조광배와 연화대좌를 갖춘 패기 돋는 석불좌상
(석불좌상의 석조광배와 연화대좌는 이천시 향토유적 3호) |
대웅전에서 마애불로
올라가는 길목에 석불좌상과 3층석탑이 자리해 있다. 우측에 자리한 석불
좌상의 석조광배(石造光背)와 연화대좌(蓮花臺座)를 보면 당당한 패기의 석불과 달리 고색의 때
가 만연함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영월암에서 가장 오래된 보물이자 고려 때 혹은 신라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영월암의 역
사가 꽤 깊음을 가늠하게 해준다. 광배의 높이는 156cm, 폭은 118cm, 두께가 45cm이며,
연화대
좌의 높이는 107cm에 이른다. 불상은 오래 전에 없어진 채, 땅에 엎어져 있던 것을 1980년에 불
상을 조성하면서 복원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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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불좌상의 뒷부분
기둥 모양의 길다란 돌이 연화대좌와 광배를
받치고 있다. |
▲ 석불좌상과 나란히 자리한 3층석탑
자신이 언제 태어나고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이 전혀 없는 가련한 탑이다. |
불상이 편안히 기대고 선 광배는 하나의 화강암으로 조성된 것으로 표면에 두 줄의 선으로 신광
(身光)과 두광(頭光)을 나타내었다. 연꽃잎과 불꽃무늬, 당초(唐草)무늬 등이 광배를 가득 수놓
고 있으나 유구한 세월의 흐름 속에 깎이고 깎여 무늬만 희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두광과 신광
이 접히는 곳과 두광 위쪽 가운데에 3존의 화불좌상(化佛坐像)을 새겼다.
불상의 보금자리인
연화대좌는 바닥돌과 기단석(基壇石), 상/중/하대석으로 이루어졌다. 중대석
은 8각형으로 바닥돌은 네모난 모양이며, 하대석에는 꽃잎이 아래로 향한 복련(伏蓮)이, 상대석
에는 꽃잎이 하늘로 향한 앙련(仰蓮)을 새겼다. 꽃잎이 너무 아름다워 채색만 제대로 해주면 정
말 한 송이의 어여쁜 연꽃이 따로 없을 것이다.
석불좌상 좌측에 뿌리를 내린 3층석탑은 은행나무 밑에 방치되어 있던 것을 1991년에 없어진 부
분을 보충하여 복원한 것이다. 탑은 보통 법당 앞에 있어야 되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곳에 두지
를 않고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원래 절에 있던 탑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나중에 은행나무 밑에
수습한 것을 복원한 것으로 여겨진다. 탑의 조성시기와 원래 위치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진
것이
없는 그야말로 오리무중(五里霧中)의 탑이다. (3형제바위 입구에 있는 석탑 부재가 혹 이 탑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음)
마애여래입상과 약간 거리를 두고 우측에 자리한 삼성각은 우리에게 친숙한 칠성(七星)과 산신
(山神), 독성(獨聖)의
보금자리이다. 1989년
불의의 화재로 무너져 내린 것을 1991년에 다시
지
은 것이다. 산신과 칠성은 탱화(幀畵)로 그려져 있지만 독성은 유별나게 불전 뒤쪽 바위를
파내
어 적당한 공간을 만들고 그 자리에 독성상을 봉안했으며, 건물에 유리창을 설치하여 안에서도
친견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

▲ 그림의 여백처럼 허전해 보이는 삼성각 우측 부분
가건물과 비닐하우스, 장독대 등이 넓은 터를 듬성듬성 채운다. |
첫댓글 이천 양정여고 시절 설봉산아래 설봉저수지 주변 청소하러 몇번 가보았던 곳입니다..
고향이지만 자주 가볼수 없어 늘 그리운 곳인데 이렇게 접하게 되니 맘이 아프고 그렇습니다
잘 보았습니다.._()_
관고리입상도 입상이지만, 영월암 마애불에 정말 끌리는데요.
산길 가다가 문득, 저런 바위 마주치면 정말 환호성 나올 거 같습니다. 멋진 부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