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14일 내장산 일원에서 열렸던 둥근마 마라톤대회가 이번에 2회를 맞아 입암면 대흥리 동네에서 열린다고 한다.
역전마라톤대회를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연습삼아 겸사겸사 5Km부문을 신청했다.
지난해와 달리 말리는 가족부로 신청을 하지 않았고 그저 혼자서만 뛰기로 했는데 가족부문으로 독식을 해버리면 분명히 마음이 상해라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대회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곤란할 것이 뻔하기에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토요일 오후에 고창 처가로 내려가 머물다가 아침에 집사람과 말리 그리고 조카딸 지성과 함께 대회장으로 넘어간다.
처가에서는 10분 남짓한 거리밖에 되지 않기에 그냥 훌쩍 대회만 뛰고 돌아오면 되는 것이라 달리 챙기고 말것도 없이 간편하다.
해찬은 갈 의사가 없다고 생각하고 떼어놓고 갔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다고...
말리를 데리고 갔으니 녀석이 떨어지지 않으려고 할 것이고 그러다보니 본격적으로 몸을 푸는 건 10분도 채 되지 않았다.
몸이 풀리기는 커녕 더 무거워진 것 같다는...
아무튼 5Km와 10km를 동시에 출발시킨다는 그 틈바구니에서 조심조심 대열을 헤치고 나가며 동네를 돌아나간다.
온고을과 런클의 단체팀이 보이길래 그 뒤로 붙어서 달리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단체전은 모두가 다 10Km부문이었다고 한다. 가족부는 5Km만 있고...
그런데도 이 단체팀을 따라가기가 초반에는 너무 쉽다가 한2km쯤 되고보니 점점 거리가 벌어지려는 것이 그만큼 몸이 좋지 않다는 얘기... 억지로 힘을 써봐야 오히려 컨디션만 더 악화될 것 같아서 그냥 나오는 출력대로만 마음 편하게 돌아온다.
18:47가 찍혔는데 기록상으로 보면 아주 좋지만 거리가 좀 짧았다고 한다.(10위)
지난번 '다함께 돌자'땐 한참 더 길었는데...
풀코스를 연2주 간격으로 3차례 뛰었던 것이 스피드는 죽고 피로는 남은 이상한 모양새가 되었나본데 아직 역전마라톤까지는 이틀이 남았으니 딱 그만큼은 회복이 될 시간이 있다.
대회장에선 말리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선수로 뛰지는 않았어도 그저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마스코트 같은 효과가 상당한데 언제나 그렇듯이 개를 끔찍히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꼭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거슬리지 않으려고 웃는 가운데서도 신경은 곤두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