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입도한 다음 해부터 시작해서
금년 8년 째 잎마늘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지금보다 체력이 좋았기에 무리하게 일을 하기도 했지만,
매년 체력이 떨어져 올 해는 경작면적도 조금 줄이면서
욕심을 덜어 냈습니다.
우리 마을도 잎마늘 농사를 줄이는 집이 많아서인지
작년부터 잎마늘 가격이 평년보다 좋아지더니
금년에는 작년보다도 가격이 높습니다.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수요는 여전하지만 공급이 줄어든 탓이지요.
나는 금년 1월 1일부터 작업을 했는데
첫 출하가격이 7만원(20Kg) 으로 작년보다 1만원 높았습니다.
그래서 재배면적이 작년보다 적기에 계산을 해보니
구정까지 작업할 것을 예상하여 하루 2상자씩만 작업하기로 했지요.
작년에는 3~4상자를 했습니다.
2상자로 목표를 정하고 작업을 하니 시간의 여유가 있습니다.
아침 9시 이후부터 오후 4시 전에는 일이 끝납니다.
그래서 나머지 시간에 성경쓰기도 할 수 있고
인터넷 카페 관리도 할 수 있습니다.
첫 출하부터 1월 21일 출하까지 17일간 7만원씩 경매가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오고 한파가 며칠간 온다고 해서
작업을 할까 말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동안 잘 참아왔던 욕심이 발동했습니다.
다른 농가들이 작업을 하지 않을 때 출하를 하면
경매가 7만원을 넘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이지요.
그래서 21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마늘을 뽑아
22일(월) 2상자 작업을 해서 23일 출하를 했습니다.
날씨가 눈이 흩날리고 강풍에 기온이 급강했지만~
운송회사가 새벽에 싣고간 후 오전에 항공편이 결항되어
다시 집으로 가지고 온 것입니다.
결국 박스를 뜯어서 다시 창고에 세워놓는 고생을 했습니다.
2~3일 기상악화로 출하가 안 될 듯 싶습니다.
조그마한 욕심, 즉 경매가 경신이라는 욕심때문에
안해도 될 고생을 사서 하게된 셈입니다.
지족가락, 욕심은 금물 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이렇게 유혹에 빠지는 내 모습입니다.
며칠 기상악화가 만들어 준 마늘작업을 쉬면서 갖는 여유시간
자신을 돌보는 기회로 삼아야겠습니다.
요즘 삶이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거리도 줄어들고 물가는 오르고
각자 도생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희망이 없으면 죽은 인생입니다.
희망가
- 문병란 -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 맛 향기를 지닌다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고통은 행복의 스승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행길 멈추지 말라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
아침 식단을 준비하며
요즈음은 아침식사 준비를 내가 합니다.
주로 야채와 과일을 위주로 하고,
계란과 소고기 또는 생선을 준비합니다.
밥은 평상시의 3분의 1정도로 하여 포만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렇게 식단이 바뀐 것은 아내위주로 차리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배가 고프고 약간의 현기증도 있었지만
한 달이 지난 요즈음은 그런 현상도 없고
체중감량도 자연스레 잘 되고 있습니다.
언젠가 신부님 강론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수녀님 말씀이 공동생활에 어려움이 있는데
그것은 식사하는 것이랍니다.
3명이 공동생활을 하고 있는데 순번을 정해 식사를 마련한답니다.
그런데 당번수녀님이 당신이 좋아하는 메뉴를 한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야채위주, 양식위주 등등.
그래서 고민끝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는데,
그것은 각자 자기의 식단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불평도 없고 행복하다고 합니다.
그동안 나의 식단은 편식하는 편이라 반찬도 단촐하게하고
밥을 많이 먹었는데, 지금은 영양가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습니다.
밥을 적게 먹으니 조금씩 입에 넣어 오래 씹게 됩니다.
소화도 잘되고 체중감량도 되고 작아서 못입던 옷도 입게 됩니다.
일주일에 1~2번 마트나 5일장에 가고
고기를 사러 축협육가공공장 매점에도 갑니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기때문에 큰 문제없이
하루 먹을 과일, 야채 등을 준비하고 국을 끓이고 계란을 삶습니다.
처음에는 귀찮았지만 지금은 재미가 있습니다.
모르는 것은 아내에게 묻거나 유투브를 보고 배웁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 기쁩니다.
요리사들이 자신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고 행복해하는 것이 이해됩니다.
가장 가까운 이웃인 아내를 위해 아침식단을 준비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