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3:13]
온 땅의 주 여호와의 궤를 멘 제사장들의 발바닥이 요단 물을 밟고 멈추면 요단 물 곧 위에서부터 흘러 내리던 물이 끊어지고 쌓여 서리라..."
위에서부터 흘러 내리던 물 - 요단강은 헬몬 산 부근의 4개의 수원에서 시작되므로 '위'는 곧 '헬몬 산에서부터 발원하는 곳'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반석에서 물을 내실 수 있는 하나님은 물의 근원을 막으실 수 있는 분이기도 하다. 끊어지고 쌓여 서리라 - 출 15:8에 나타나 있는 홍해의 기적을 연상시키는 표현이다. 여기서 '끊어지다'의 히브리어 '카라트'는 '자르다', '분리하다'의 뜻으로서, 흘러내리던 요단 물이 분리되어 그 아래의 물과 합쳐지지 않았음을 가리킨다.
그리고 '쌓이다'의 히브리어 '나다드'는 멈춘 물이 점차 산처럼 쌓여갔음을 보여주고, '서다'의 히브리어 '아마드'는 마치 사람이 자기의 몸을 일으켜 세우듯 물이 자기 자리에서 일어서 계속 불어났음을 나타낸다....[수 3:14]"백성이 요단을 건너려고 자기들의 장막을 떠날 때에 제사장들은 언약궤를 메고 백성 앞에서 행하니라.." 요단 강이 갈라지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곳으로 통과한 이적적인 사건이 간단 명료하게 기록되어 있다.
수사학적인 미사여구로 장식하지 않고 발생한 사건만을 간략히 기록한 것은 이 사건의 실제성을 더욱 분명히 전달하기 위함이었다. , 출애굽할 때에도 역시 니산월이었다. 이 무렵의 팔레스틴은 많은 강수량으로 인해 호수나 강들이 최고 수위를 기록한다. 이러한 때에 처자식과 가축을 거느린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 강을 건넜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 외에 다른 것으로써는 도저히 설명 되어질 수 없다.
출애굽 당시나 광야 생활때와 마찬가지로 가나안 진입 때에도 하나님의 초자연적 역사가 나타났던 것이다. 그리고 이는 향후 가나안 땅에 서도 하나님의 보호와 도우심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조라 할 수 있다. ....[수 3:15]"(요단이 모맥 거두는 시기에는 항상 언덕에 넘치더라) 궤를 멘 자들이 요단에 이르며 궤를 멘 제사장들의 발이 물가에 잠기자..."
모맥 거두는 시기 - '모맥'은 '밀과 보리'를 뜻한다. 그런데 이 '모맥'이란 말은 히브리 맛소라 사본에는 나타나지 아니하고, 헬라어 70인역에 나타난 말이다. 아열대 기후에 속하는 여리고 지역은 태양력 4,5월 경이 그 수확기이다. 언덕에 넘치더라 - 여기서 '언덕'(가다)은 퇴적 작용으로 생긴 강의 양쪽 자연 제방을 가리킨다. 또한 '넘친다'(말라 알)는 것은 단순히 물이 제방에 가득 차는 것을 뜻하지 않고 가득 차 범람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모맥 거두는 시기 쯤에는 북쪽 헬몬 산의 눈이 녹을 뿐 아니라 또한 봄비가 내리기 때문에 갈릴리 호수는 최고 수위에 오르게 되고 요단 강물은 크게 불어 그 깊이는 3-4m, 그 넓이는 30m 이상이 된다고 한다. 이처럼 전체 요단 강물이 만수가 되어 염해(사해)로 흘러가는 이 때에는 요단 강의 가장 좁은 나루터라 할지라도 일반적인 방법으로 도강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더구나 처자식을 거느린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엄두조차 못낼 일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완전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 강을 건널 수 있었던 것은 그 도강이 오직 하나님의 기적임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발이 물가에 잠기자 - 강둑을 넘칠 정도의 거센 물결은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궤를 메고 물 속으로 담대히 들어간 제사장들의 용기는 아주 크다고 하겠다. 그들의 이러한 용기는 오로지 가나안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여호와 신앙에서 나온 것이라 볼수 있다.
[수 3:16]"곧 위에서부터 흘러 내리던 물이 그쳐서 심히 멀리 사르단에 가까운 아담 읍 변방에 일어나 쌓이고 아라바의 바다 염해로 향하여 흘러가는 물은 온전히 끊어지매 백성이 여리고 앞으로 바로 건널쌔..." 흘러 내리던 물이 그쳐서 -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의 발이 요단 강물에 잠기자 곧 요단 강물은 그 흐름을 멈추었다. 이것은 분명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기적의 섭리임에 틀리없다. 한편 우리는 성경을 고찰할 때, 하나님께서 당신의 기적을 이루시는데 두 가지 방법으로 역사하고 계심을 알 수 있다.
그 하나는 자연을 이용한 초자연적인 기적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순수한 초자연적인 기적 사건이다. 전자의 예로 우리는 애굽에 내린 10대 재앙 중 개구리, 이, 파리, 악질, 독종, 우박, 메뚜기, 흑암 재앙(출 12:29, 30), 그리고 태양과 달이 멈춘 사건및 일영표 위의 해 그림자가 10도를 물러난 사건등을 들 수 있다. 하나님께서 이러한 방법을 통해 당시의 요단 강물도 막았다는 주장을 편다. 이것 역시 가능한 주장이지만 (그렇다고 하나님의 이적이 부인되는 것은 아니다),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의 발이 강물에 닿자마자 방금 까지도 넘실대며 흐르던 물이 곧 멈추며 뒤로 물러나 쌓였다는 기록으로 볼 때, 그리고 이스라엘 모든 백성들 및 가축 떼까지 건너기 위해서는 상당량의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는 추측에 근거해 볼 때, 요단 강물의 멈춤 사건은 순수한 하나님의 초자연적 이적 사건으로 봄이 좋다. 심히 멀리 사르단에 가까운 아담 읍 변방 - 흐르던 물이 그치고 쌓이는 바람에 일종의 역류 현상이 일어났음을 보여준다. .
[수 3:17]"여호와의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은 요단 가운데 마른 땅에 굳게 섰고 온 이스라엘 백성은 마른 땅으로 행하여 요단을 건너니라..." 여호와의 언약궤 -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이 단지 '강 가'에 서있 었다는 말이 아니라, '강 바닥'에 서있었다는 뜻이다(Keil). 마른 땅에 굳게 섰고 - 여기서 '마른 땅'은 '물기 없는 땅' '굳게'라는 말은 '서다'와 대등한 의미를 지닌 동사 '쿤'에서 파생했는데, 이는 '확정짓다', '고정시키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 강을 다 건널 때까지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은 자기가 선 자리를 확고 부동하게 지켰다는 말이다. 요단을 건너니라 - 원문에는 '완전히'(탐무)라는 단어의 수식을 받고 있다. 멈추었던 물이 다시 흐르게 되면 죽음을 면치 못할 상황에서 오직 믿음으로 요단 강을 온전히 건너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을 엿볼 수 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수효를 도합 200만으로 추산할 때, 그들이 그 행군의 폭을 1-2km 정도로 했다면 요단 강을 건너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반나절 정도 걸렸으리라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