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성고등학교 53회
60 80 기념 설악산 여행
글 : 강전덕
1. 여행 첫날 오후 (수, 2023, 5, 3)
a) 권금성 케이블 카
해물 매운탕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우리는 다음 여정인 설악산 케이블 카를 타러 설악동으로 향하였다. 신흥사 입구를 지나 안쪽에 위치한 탑승장에 도착한 시각은 대략 오후 2시 30분, 집행부는 경로 할인을 받기 위해 우리 각자의 주민등록증을 회수하기 바쁘고 탑승권 발매 받은 후 되돌려준단다. 아니 인솔자가 모두 노인이라면 인원만 세어서 탑승권을 발매할 것이지 그걸 일일이 확인한다고?,,, 내 참,,, 아직도 신용사회가 아니라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고,,,
편도운행 소요시간은 약 10분인데 케이블 2줄에 탑승카가 각각 자기 줄에 매달려 왔다 갔다하는 방법이라 (승강장에서 회전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다소 시간이 더 걸리는 듯하다. 서울 남산 케이블 카도 마찬가지 시스템, 그 이유는 1970년대에 설치됐기 때문이라는 설명, 주말이나 붐비는 계절에는 고객을 제대로 소화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그동안 돈 좀 벌었으면 재투자해서 설비를 현대화해야지 이 무슨 50년 전 방식으로 운행하고 있나 하는 생각에 답답증이 생긴다. 지난 겨울에 남산 케이블 카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약 2시간 소요했던 기억도 생생하고,,,
올라가는 도중에 저 멀리 신흥사도 보이고 울산바위도 보여 설악산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카 내부가 사람들로 밀집되어 있으니 카메라의 방향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케이블 카 종점은 최정상이 아니어서 이곳도 경치가 볼만하지만 좀 더 높은 봉화대로 가야 사방 팔방으로 설악산을 제대로 구경 할 수 있다니 안 갈 수 없지... 소요시간은 약 10분 정도이지만 주로 돌로 깐 계단으로 올라가니 다리가 불편한 친구들 약 7~8명은 더 올라가기를 그만두고 그곳에 머물겠단다. 그러라고 하고 우리 친구들은 이미 대부분 출발하였기에 나도 황급히 계단을 올라서는 데 4~5명의 외국인 일행이 내려오면서 내 옆을 스치며 지나가게 되었다. 산에서 만나는 사람끼리는 스스럼없이 인사를 나누는 것은 동서양 모두 같은 관습,,
그래서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더구나 여기는 내 나라 아닌가,,, 친절해야지 하고,,
Me--“Hello, how are you doing?”
Foreigner--“Wow, you have a nice camera.
What make is it?”
M--“It’s Nikon.”
F--“How many times can you zoom in with that camera”
M--“125 times”
이 외국인 무척 감탄하고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그들의 과잉된 몸짓을 아는 나는 한국 내 여행을 즐겁게 하라고 하면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 광경을 몇 발자국 앞서가던 권형중 형이 사진 찍을 줄이야,,
봉화대 정상은 꽤 넓고 비교적 평평한 바위 위에 이루어져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로 흩어져 기념 촬영을 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도 더 높은 정상 쪽으로 올라가는 사람, 위험하게 절벽 가까이 가서 밑을 내려다보는 사람, 열심히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나누어졌지만, 바위 끝에 철제 난간 같은 것이 설치되어 있지 않고, 단순히 “추락 위험”이란 표지판만을 바위 끝에 놓여있어 좀 위험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약 20여 분간을 머문 후 하산을 시작했다. 사방이 트여있어 전망이 좋은 데다가 멀리 속초시까지 보이는 등 왜 사람들이 힘든 발걸음을 이곳 정상까지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돌계단 옆으로는 줄 곳 난간을 설치하여 올라갈 때나 내려갈 때나 손으로 잡고 이용할 수 있는 데,, 노인네들은 계단 내려갈 때 더 조심해야 한다는 명제를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내려와 종점에서 기다리는 친구들과 만나는 순간, 내 옆을 이제 막 케이블 카에서 내린 일단의 외국인이 (20여명) 한국인 남자 가이드의 인솔 아래 내 옆을 지나 봉화대로 가는 계단을 올라선다. 내 궁금증이 재발,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덴마크에서 왔단다. 그렇게 먼 데서 왔냐고 반갑게 반문하며 한국 내 여행을 즐겁게 하라고 또 그들의 여정을 축하해 주었다. 이제 명실공히 한국이 국제적인 선진국가가 됐음에 자부심을 느끼며,,,
b) 숙소 입실과 저녁 식사 및 기념 케익 짜르기
예정보다 약 한 시간 정도 일찍 하산한 우리는 오후 4시경 오늘의 숙소인 ‘소노캄 델피노’ (Del Pino) 리조트로 향하였고 사전에 우리들 스스로 짠 4인조로 각방 하나씩을 배정받아 입실하였다. 구조는 작은 방 2개에 침대가 모두 4개 있고 화장실도 2개로 편리한 시설이었다.
총무의 명에 의해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오후 6시까지 호텔 앞 버스에 승차하란다.
영금정에 있는 ‘영금정 회정식’ 식당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6시 20분, 이 식당은 바로 해변가에 위치하고 있어 바다 전망이 아름다웠고, 그야말로 푸짐한 회정식 식사를 우리 모두 즐겼다. 처음 만나 대화하는 친구들과는 서로 살아 온 과거사를 중심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는데 이번 여행에서 느낀 점은 평소 거래가 없던 친구들과 식사할 때 일부러 어울려 함께 대화를 서로 주고 받음으로서 친근감을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을,,,
이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기념 케익 짜르기,,,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60 80 기념 여행’ 글자가 새겨진 대형 케익을 현 집행부가 짜르고 우리 모두 조금씩 맛보았으며, 오늘 수고한 식당 종업원들에게도 일부 배분하여 오늘 우리들의 여행 기념과 즐거움을 함께 공유하였다.
이어 식당 앞 생선 탱크 앞에 선 송인성 형의 힘찬 노래 소리가 속초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 놓았다
밤 8시쯤에 식당을 출발한 우리는 약 20분 후 숙소에 도착, 여행 첫날의 여정을 모두 무사히 마치고 내일의 여정을 기대하면서 오늘 밤 휴식의 시간으로 빠져들었다.
<글, 사진, 영상: 강 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