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을 지난 2011년 이후 8년 만에 파업 없이 잠정합의하면서 경기침체와 주52시간제,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힘들어하던 지역 상공계도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현대차노사는 지난 27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22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로써 지난 8년 연속 파업이란 파업의 질긴 끈을 끊었다.
이번 합의 배경에는 최근 생산 및 판매물량 감소, 미중 무역전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일본의 경제보복 등 국제정세의 불확실성 등으로 자동차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음을 현대차 노사가 공감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식을 공감한 노사는 협력사들과의 상생협력을 위한 공동선언문도 채택했다. 공동선언문에는 차량용 부품ㆍ소재 지원과 육성을 통한 부품소재 국산화에 매진해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협력사와 상생협력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935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자금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사의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23차 협력사에 대해서는 경영상황 개선을 위한 1000억 원 규모의 대출 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이번 현대차노사의 무분규 잠정합의 소식이 지역사회에 전해지자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울산시는 "현대차 노사가 어려운 과정을 거쳐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만큼 찬반투표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 한다"고 밝혔으며, 시의회는 "현대차노사 무파업 잠정합의를 환영 한다"는 논평을 냈다.
지역 상공계도"국가와 지역 경제 위기 상황에서 노사가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 것에 높이 평가한다"며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노사가 부품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을 선언한 것은 자동차산업 대표기업의 책임을 다 하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했다.
무역 분쟁의 확산과 대외환경 변화로 자동차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노사의 이번 무분규 잠정합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지역사회는 현대차 임단협 시즌만 되면 긴장하며 현대차 노사협상 과정을 지켜봤다.
매년 반복되는 현대차 파업으로 지역경제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았다. 지역경제의 악영향뿐만 아니라 협상과정에서 생긴 갈등이 공장을 넘어 지역사회로 확산되면서 지역 여론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현대차 노사는 이제 더 이상 자기 몫 챙기기 위한 파업과 장외투쟁 같은 노사분규로 지역사회를 흔들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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