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나, 유시헌. 분홍빛 행복을 찾아서
좋아하는 대로, 바라는 대로, 하던 대로, 나답게!
《나, 유시헌》은 한국아동문학상, 열린아동문학상 등 굵직한 수상 이력을 지닌 한국 대표 작가 최은영의 신작이다. 그동안 사회 문제에 두루 관심을 두고 해당 문제를 작품으로 전달하는 데 힘써 온 작가는 이번엔 성역할 고정관념을 화두로 삼아 아이들의 주체성과 자기 긍정성을 독려한다.
작품은 분홍색과 걸 그룹을 좋아하는 5학년 남자아이 시헌이가 주위 시선을 의식하면서 어른들이 하라는 대로 자신답지 않은 행동을 억지로 하다가 혼란을 겪는 이야기이다. 친구들과 가족 간의 일상은 생생하고,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른들의 신랄한 비난과 일방적 주장, 이를 그대로 답습한 듯한 아이들의 왜곡된 시선이 리얼하게 담겨 있다.
시헌이는 부정적인 상황과 감정 앞에서 휘둘리지만, 결국 위기를 돌파하고 ‘자기 긍정성’을 회복한다. 물론 가족과 공동체의 노력이 함께 뒷받침된다. 작품은 자아정체성을 다져 가는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주체성과 고유성을 잃지 말라는 당부를 담았다. ‘나다운 나’를 찾으며 각자의 나를 존중하고, 내 마음을 돌볼 때 타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도 넓어진다고 전한다. ‘나다운 나’는 어떻게 찾는 걸까? 작가 최은영은 주인공 시헌이처럼 자신이 무얼 좋아하고 또 무얼 하고 싶은지, 무얼 원하는지 찬찬히 살펴보라고 권한다. 나다운 건 뭐지?, 나는 나답게 살고 있나? 스스로 묻고 고민하고 짚어 보자.
편안한 1인칭 서술과 뛰어난 몰입감과 흡인력, 막힘없는 전개와 선명한 주제는 책 읽는 걸 어려워하는 독자도 완독과 정독의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때로는 직접적으로, 때로는 상황과 감정을 상징적으로 풀어낸 ‘메’ 작가의 사랑스럽고 따뜻한 그림도 즐겁게 감상해 보자.
목차
나, 유시헌
불편한 시간
내가 할게, 하녀
할머니 환영 파티
가위 소리
나만 몰랐던 거야?
달라질 거야
남자 놀이
하던 대로 해!
분홍색 꽃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저자 소개
글: 최은영
방송 작가로 활동하며 어린이 프로그램을 만들다 동화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2006년 푸른문학상과 황금펜아동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습니다. 《살아나면 살아난다》로 우리교육 어린이책 작가상을, 《절대딱지》로 열린아동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쓴 책으로 《멀쩡한 하루》, 《크리에이터가 간다》, 《아주 특별한 책잔치》, 《미운 멸치와 일기장의 비밀》, 《우리 반 갑질 해결사》, 《김 따러 가는 날》, 《귀신 선생과 공부 벌레들》, 《비밀 가족》, 《꿈꾸는 모시와 힙합 삼총사》, 《우리 책 직지의 소원》 등이 있습니다.
그림: 메
일러스트레이션 학교 아크AC에서 그림을 공부했다. 작가 공동체 ‘사파’와 아티스트 북 그룹 ‘바캉스’에서 활동하며 독립 출판물을 만들기도 한다. 여러 권의 동화책에 그림을 그렸고, 쓰고 그린 책으로는 『미지의 영역』, 『오늘 넘긴 페이지』, 『나의 프랑켄슈타인』, 『Roundabout』이 있다.
줄거리
5학년 남자아이 유시헌. 할아버지 장례식날, 곱슬곱슬한 긴 머리를 분홍 끈으로 묶은 시헌이를 보자 친척들은 수군대고 할머니는 시헌이의 머리 스타일과 ‘분홍 취향’에 화를 내며 강제로 바꾸려 든다. 그사이 학교에서는 연극 수업이 진행되고, 친구들은 하나같이 시헌이 〈소공녀 세라〉 속 하녀 역할로 딱 어울린다고 몰아붙인다. 할머니도 친구들도 자신을 이상하게 본다는 사실에 시헌이는 차츰 주변 시선을 의식한다. 완강한 할머니의 뜻에 머리도 자르고, 또래 아이들처럼 게임도 적극적으로 해 보고, 분홍색이 아닌 바다색 가방도 메 보지만, 영 불편하다. 몸도 아프고, 힘없이 멍하게 지내는 날이 계속되자 쌍둥이 시아와 친구 세연이의 충고와 걱정이 이어진다. 시헌이는 자신과 다르게 위축되지 않고 당차게 자신을 지켜가는 세연이를 보며 엄마 아빠와 시아의 격려를 받으며 비슷한 고민이 있는 편의점 사장님의 속내를 들으며 서서히 자신을 돌아보는데…….
출판사 리뷰
◎ 다양성이 존중받는 세상을 꿈꾸며!
당면한 사회 문제를 다루는 작가, 최은영 신작
최은영 작가는 한국의 대표 아동문학가로, 그동안 재난, 학교 폭력, 소년법, 난민, 게임중독, 아픈 한국 역사 등 사회 문제를 작품으로 환기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생각할 거리와 좋은 질문을 끌어 주는 양서를 발표해 왔다. 또한 아이들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바탕으로 아이들 곁에 바짝 서서 든든한 응원자로 활약했다. 이번 신작 또한 다르지 않다.
《나, 유시헌》은 타인의 시선과 기준 속에서 나다운 주체성과 고유성을 잃어버린 남자아이를 주인공으로 세워, 성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차별을 돌아보게 하고 아이들의 주체성과 자기 긍정성을 독려한다. 쉽고 간결한 1인칭 서술과 뛰어난 몰입감과 흡인력, 막힘없는 전개와 선명한 주제, 입체적인 캐릭터들은 책 읽는 걸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독자들도 편히 즐길 수 있다.
단숨에 읽었다. 작품이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였다. _성영은(초등 교사)
◎ 다름의 차이를 차별하는 시선과 태도에 대하여
시헌이는 분홍색과 걸 그룹을 좋아하고, 창체 시간 연극 수업에서 하녀 역할을 맡아도 마다하지 않는 5학년 남자아이이다. 춤 실력이 뛰어나고, 화장법에도 관심이 많다.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학교생활을 잘해 오던 시헌이 앞에 할머니가 등장하면서 시헌이는 큰 혼란에 빠진다. 할머니는 시헌이의 ‘분홍 취향’을 못마땅해하고 긴 머리가 여자아이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머리를 짧게 자르라고 강요한다. 엄마 아빠까지 크게 꾸짖으며 몰아붙이는 할머니의 완강한 태도에 시헌이는 할머니가 시키는 대로 머리를 짧게 자르고 파스텔 톤의 화사한 옷 대신 할머니가 사 준 옷을 입고, 또래 남자아이들처럼 게임도 적극적으로 해 본다. 그러나 전혀 즐겁지 않다.
“어떤 남자애들이 분홍색 이불 덮고, 분홍색 셔츠 입고, 온통 인형 천지인 데서 잠을 잔다디?”
(…)
나는 마녀 할머니의 주문에 걸려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있었다. 이러다 연기처럼
사라져 버릴 것 같았다. 나는 내가 가여웠다. 하지만 소리 내어 말할 수 없었다.
(…)
“엄마도……· 내가 여자애처럼 보였어요?”
(…)
‘게임, PC방……·. 그런 걸 좋아해야 남자다운 걸까?’
_ 본문 중에서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할머니의 고정관념과 일방적인 강요, 어른들의 인식을 그대로 답습한 듯한 또래 아이들의 왜곡된 시선이 이어지면서 시헌이는 점점 힘을 잃는다. 시헌이는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차별을 극복하고 다름의 차이를 존중받을 수 있을까?
자아정체성이 형성되어 가는 초등 중·고학년 아이들은 주변에서 한 번쯤 본 듯한, 혹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듯한 상황과 인물들에 공감하며 시헌이의 다음 행보에 동행하게 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밝고 환하고 가벼워 보이는 신발들은 대개 여자아이들이 신고 있었다.
할머니 말처럼 신발 색깔과 모양에 여자용, 남자용이 따로 있는 걸까?
꼭 그래야 하는 걸까? 머릿속에 물음표가 엉겼지만 물어볼 곳이 없었다. _ 본문 중에서
◎ 나, 유시헌. 분홍빛 행복을 찾아서
좋아하는 대로, 바라는 대로, 하던 대로, 나답게!
시헌이는 부정적인 상황과 감정 앞에서 휘둘리지만 스스로 위기를 돌파하며 자신의 고유성을 인정하고 자기 긍정성을 회복한다. 가족과 공동체의 노력 또한 뒷받침된다. 시헌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90초 먼저 태어난 쌍둥이 시아, 쌍둥이 남매를 차별하지 않는 엄마 아빠, 시헌이의 상처를 깊이 공감해 주는 편의점 사장님, 시헌이의 고민을 시원히 날려 주는 친구 세연이, 툭툭거리면서도 끝까지 시헌이와 함께해 주는 연극 모둠원 친구들까지.
“시헌이가 좋아하니까, 굳이 말리고 싶지 않았어요.”
(…)
“나도 종종 듣는 말이거든. 여자애가 남자애들처럼 하고 다닌다고.
그런데 그러면 좀 어때? 내가 이러고 다니는 게 편하고 좋은걸. 남들이 무슨 상관!”
(…)
내 마음이 바라는 것,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기.
나를 바꿔 가면서까지 다른 사람을 흉내 내며 살지 않기.
_ 본문 중에서
작품은 ‘나다운 나’를 존중하고 인정하자 데 큰 의미를 둔다. 더불어 나를 존중하고 나의 마음을 챙길 때 타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도 넓어진다고 전한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주춧돌은 바로 ‘나 자신’인 셈이다. 그렇다면 ‘나다운 나’는 어떻게 찾는 걸까? 작가는 주인공 시헌이처럼 자신이 무얼 좋아하고 또 무얼 하고 싶은지, 무얼 원하는지 찬찬히 살펴보라고 권한다. ‘나다운 건 뭐지?, ’나는 나답게 살고 있나?’ 스스로 묻고 짚어 보자.
작가의 말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많고 많은 사람 중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각자의 색깔이 있고 취향이 있습니다. 똑같은 걸 두고도 누군가는 무척 좋아하고, 또 누군가는 무척 싫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나’를 존중해야 합니다. _최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