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뚝 떨어진 몇일동안의 날씨에 옥상 화분에 핀 초롱꽃이 애처로워 실내로 옮겨 좋놓았다.
그런데 남향인 유리창의 햇살과 바람을 막아주는 실내인데 추위에 그리곱던 자색이 연하게 변한다.
아마 초올꽃이초주검을 버티며 견디는 한밤의 추위라도 한낮의 햇볕에 회생하고
다시 그 모진 추위를 견디던 그곳에 익숙해 졌나보다.
문뜩 어린시절에 내가 살던 동내의 걸인이 생각난다.
그때는 충청남도 대덕군 유천면 과례리였는데
북쪽으로 소전말과 테미, 남쪽으로 옥미와 천근,
서쪽엔 호남선 철길이 있어 철뚝거와 새터말,
동쪽은 보문산이 있는동내였는데
충남대학교 농과대학, 공과대학, 문리과개학, 법정대학이었다
현재는 문리과대학 자리에 충남대학교병원만 있다.
지금은 대전광역시 중구 문화1동 이다.
그걸인의 이름은 덕칠인데 사람들은 멍칠이라고 불렀다.
문맹인데다가 숫자를 세는것도 열손가락을 다못채운다.
내가 소년시절에 그는 30대 중반쯤이었는데
겨우 말문트인 꼬맹이도 멍칠이라 부른다.
동내를 돌며 온갖 쓰레기통을 다뒤져서
먹고버린 식품은 다 주어 먹어도 배탈나서 안보인 적은 없다.
언제 세탁을 했는지 더덕더덕 딱지가 앉은 옷에 헝크러진 머리며 덩치는 커서 헐크를 연상케 했는데
꾀제제 기름때가 묻은 몰골에 동내 초상집이나 잔치가 있으면 그야말오 횡재한 날이다.
충청도 풍습으로 잔치상이나 두레판에 여러명이 앉아 음식을 먹는데 멍칠이는 언제나 단독 잔치상이다.
마음은 착해서 큰일 치르는집 궂은 심부름은 다해준다.
시키면 무거운 절구통도 옮겨주고, 땔감나무도 나르고, 골목길도 쓸어주고,
초상집이면 아주 몇일을 살판나게 보낸다.
그러다보니 어느집 찬치며 일년제까지 다 기억하고 찾아다닌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의 뱃속은 유익균과 유해균이 적당이 살고있어
병마로 번지기전에 균들의 전쟁에서 편안한 평정을 유지했나 보다.
이꼰대는 어려서 어쩌다 돼지고기에 붙은 비계 한첨만 먹어도 겨드랑이에
두드러기가 나고, 풋과일 먹고 토사광란으로 몇일을 학교도 결석했는데
지금은 돼지고기 없어서 못먹으니 뱃속 혁명이 이러난것 같다.
요즈음은 배속의 균을 증식하고 먹이를 주는 묘한 세상으로 바뀌었다.
장속에 프로바이오틱스로 유산균을 보충해주고,
모유 오리고당이나 프리바이오틱스로 먹이를 주어 키운단다.
그런데 이두가지를 합친 포스트 바이틱스를 홈쇼핑에서 선전한다.
라떼가 초딩시절에는 온몸에 이가 득실대고,
여아들 머리속에는 머릿이에 머리카락에는 석해(이의 알)를 매달고 다녔다.
'초가삼칸을 다 태워도 빈대 없어 좋다'는 말도 있었고, 제몸 길이의 몇백배를 뛴다는 벼룩도 있었다
지금 아이들은 그게뭐냐고 할 정도로 전멸됐는데 그혜택이 농작물에 사용하는 농약 덕분이라는 학설도 있다.
공해물질 프라스틱과 비닐을 먹어치우는 그런 괴물이 나타났으면 좋겠고,
공기중의 탄소를 빨아드려서 공기를 정화하는 나무가 나타났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공상을 해본다.
갑자기 변한 환경을 적응못하는 초롱꽃
오늘도 스포원파크오 간다.
잎이 톱니가시가 없는 은목서도 있나보다.
2021년 11월 11일(목) 가래떡 데이
내 맘 야
첫댓글 멍칠이와 우리 어릴적 학교가는길에 꼭 한번은 만났던 대갈장군이 생각나네요 머리가 유난히 커서 붙여진 별명인데 행색이 동일인물 같네요 뭐가 그리도 바쁜지 늘 돌아다니며 눈이 마주치면 항상 웃어주곤 했는데 그때는 얼마나 무서웠던지 도망가기 바빴죠 지금 생각하니 머리가 엄청 좋았던거 같아요 남의집 제사 회갑잔치등 대소사는 모두 기억하고 찾아다니니,
ㅎ ㅎ!
언니도 대갈장군 안다네
그런사람들은 아무거나 먹어도 배탈도 안나고 건강한걸 보면 뱃속에 유익균 관리를 잘 하나봐.
맛난 저녁 드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