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독일 대표팀과 분데스리가의 성공 비결은?
By Goal.com Germany
Jul 11, 2010 12:30:00 PM
<골닷컴>의 회장이자 창업주인 잔루이지 롱기노티-뷔토니 씨가 독일 풋볼리그의 크리스티안 샤이페르트 씨를 만났다. 그는 분데스리가의 성장에 대한 몇 가지 멋진 비밀을 귀띔해 주었다.
골닷컴 : 독일 분데스리가는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는 프로축구리그입니다. 비결이 뭔가요?
크리스티안 사이페르트 : 글쎄요, 우선 현재 필요한 부분에만 돈을 쓰는 독일인들의 민족성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또 우리가 세계 최고의 인증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잘 알려져 있지요. 모든 클럽들은 저마다 한 시즌을 너끈히 치러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하는 것입니다. 독일인의 민족성과 우리의 인증 시스템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골닷컴 : 분데스리가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관중수를 자랑하는 리그입니다. 어떻게 가능했나요?
샤이페르트 : 일단 경기들이 매력적이죠. 1954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독일팀의 한 코치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는 이유를 아는가? 경기가 어떻게 끝날지 모르니까!" 그만큼 분데스리가는 가장 예측불허의 리그라고 할 수 있지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수많은 판단이 오가고, 저마다의 팀들이 상대를 꺾을 수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경기가 매력을 갖게 됩니다.
한편 우리는 2006년 월드컵 덕분에 가장 현대적인 경기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른 리그들에 비해 입장권 가격도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누구나 경기를 볼 수 있지요. 가족과 서포터, 어린이 관중들이 한 시즌동안 자기네 팀을 마음껏 응원할 수 있도록 대다수의 클럽들이 시즌권 판매를 그만두었습니다. 이러한 것들 때문에 우리가 매우 흥미로운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된 겁니다.
골닷컴 : 클럽 지분의 상당수를 팬들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재미있는데요. 이유가 뭔가요? 그렇게 하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이라도 있나요?
샤이페르트 : 독일에서는 클럽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구단을 설립한 모회사가 '50+1%'를 소유해야 한다는 규정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팬들의 목소리가 들어갈 수 있는 거죠. 이 규정은 독일에서 쭉 유지되어 왔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은 이 제도가 좋다고 이야기들 하세요. 몇 년, 아니 몇 달 전만 해도 일부 사람들은 이 규정 때문에 돈을 벌 수도, 투자를 유치할 수도 없으니 안 좋은 제도 아니냐라는 얘기를 했죠. 하지만 이제는 이 제도를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아마 언젠가는 이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또 바꾸게 될 날이 오겠지요.
현재 저희는 분데스리가 1,2부에 있는 36개 구단 중 35팀이 이 규정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한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따라서 구단이 각자의 연고지에 충실하다는 판단이 가능하고, 이것이 바로 분데스리가가 성공을 거둔 원동력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골닷컴 : 월드컵에서 우리 모두 독일 대표팀의 다문화주의를 칭찬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독일과 유럽 축구의 미래라고 생각하시나요?
샤이페르트 : 아마도 현재의 독일 대표팀은 독일 사회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과거에 비해서 상당히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사회가 되었거든요. 1998년의 독일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부모가 독일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에게는 이민자를 부모로 두고 있는 선수들이 정말 많아요. 그렇다고 해도 이들은 독일을 위해 경기하는 것이고, 정말 잘 뛰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우리의 모습은 변화하지 않을 겁니다. 독일 사회가 지금의 모습을 바꾸지 않을 테니까요. 따라서 오늘날의 독일 대표팀은 독일의 국가 모델이 성공을 거두었음을 잘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골닷컴 : 이 나라 대표팀의 어린 선수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독일의 유소년 프로그램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성공을 거둔 비결도 알려주세요.
샤이페르트 : 현재 우리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5세가 채 되지 않습니다. 역사상 월드컵에 출전한 독일 대표팀 중 최연소지요. 이번 월드컵에서 출전한 팀들 중에서도 가장 어린 팀입니다. 2002/03 시즌에 분데스리가 1,2부에 소속되려면 유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는 규정이 처음 생겼습니다. 이후 분데스리가 1, 2부에 속해 있는 구단들은 5억 유로(약 7,600억 원) 이상의 돈을 유소년 육성에 투자했고, 그러한 투자가 오늘날의 마누엘 노이어, 사미 케디라, 메수트 외칠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선수들은 20살, 21살, 22살인데요. 그렇게 우리가 마련한 유소년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모두 경험한 첫 세대이기도 합니다.
사미 케디라 : 독일 유소년 시스템의 또다른 성공 사례
이런 유소년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여러 팀도 있어야 하고, 일정한 교육을 받아 코치 자격증을 갖고 있는 지도자들이 필요합니다. 또 유소년팀은 12세 이하팀부터 차례대로 모두 운영해야 합니다. 따라서 어린 선수들은 12세 이하, 13세 이하, 14세 이하팀을 모두 거치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 분데스리가와 유소년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지도자들은 매우 큰 자부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지금처럼 많은 선수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기를 바라고 있기도 합니다.
골닷컴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와는 다르게 분데스리가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팀이 바이에른 뮌헨 하나밖에 없어요. 왜 그런가요? 이거 어떻게 못 바꿀 것 같습니까?
샤이페르트 : 우선 바이에른 뮌헨은 지금까지 대단한 성과를 냈지요. 이들은 해외에서 자신들의 상품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른 팀들에 비해 훨씬 먼저 인식했습니다. 물론 70년대의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나 80년대의 FC 쾰른 같은 다른 팀들도 있었어요. 이들도 모두 대단한 선수들을 거느린 팀이었지만 뮌헨과 동급으로 평가하는 분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기자님이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다른 리그들처럼 빅 클럽을 2~3개씩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불리한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특히 지난 몇 년간 베르더 브레멘이나 샬케 04 같은 팀들이 우리나라의 인지도를 끌어올렸어요. 기자님께서는 분데스리가에는 세계적 위상을 끌어올리는 방법, 그니까 우리에게는 뮌헨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계획을 말씀하고 계시는데요. 물론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최고의 클럽이지요.
골닷컴 : 독일이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멋진 경기력이라든가 리그의 우수한 사업 모델, 대표팀의 어린 선수 같은 것들도 있습니다만, 당신들은 EPL과 라 리가, 세리에 A가 갖고 있는 세계적 명성을 얻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왜 (독일이) 이러한 부분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어떻게 하면 변화할 수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샤이페르트 : 기자님께서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친 10개, 12개 팀들만 말씀하시니 드리는 얘긴데, 혹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분데스리가는 세계에서 가장 적은 부채를 지고 있는 리그입니다. 그리고 기자님께서 이 팀들의 상황을 알아보신다면 말이죠. 이 팀들이 부채와 관련해선 세계에 손꼽을 정도로 빚이 적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미 말씀드렸지만 다른 리그처럼 한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1억 유로(약 1,500억 원)씩 쓴다는 것도 독일인의 정서에는 맞지 않습니다.
이러한 팀들의 상당수는 선수 개개인에게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어요. 물론 일부는 빚을 지고 있기도 합니다만, 그런 팀들은 독일의 사업 모델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번 월드컵이 분데스리가가 다른 리그들에 비해 전혀 뒤쳐질 이유가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아주아주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분데스리가는 아주 처음부터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선수를 월드컵에 내보낸 리그였어요. 78명이 분데스리가 출신인데, 그중 23명이 독일 선수고 55명이 외국 선수들이죠. 또 이번 월드컵의 준준결승전과 준결승전에 출전한 선수들을 보면 분데스리가 출신들이 가장 많습니다. 이러한 점들이 분데스리가에 대한 세계 축구팬들의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꿔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문 : http://www.goal.com/en/news/15/germany/2010/07/11/2020179/exclusive-national-team-reflects-new-multi-cultural-society
첫댓글 앞으로 분데스가 치고나오는건 시간문제라고 봄.. 독일 진짜 무서운 나라구나.
독일은 한 구단주가 49%이상 지분을 소지할수 없기때문에 뭐 어쩌구저쩌구 포포투에서 읽었는데 흐미
분데스리가 정말 기반이 탄하구나...........독일인의 실용주의적이고 검소한 성격이 축구시스템에 잘 반영된 것 같네요....좋은 기사!!
분데스리가 축구의 인기와 열광은 진짜 최고라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