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상처를 어떻게 떨쳐낼지
장성숙/ 극동상담심리연구워, 현실역동상담학회
blog.naver.com/changss0312
내게 상담을 받는 남자는 수많은 세월을 억울해하며 살았던 사람이다. 총각 시절 친구 중의 한 사람이 자신의 여자 친구를 건드렸다며 이 남자를 심하게 폭행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그것은 오해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폭행을 당한 이 남자는 한쪽 고막이 파열되었고, 그로 인해 그는 심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굴곡진 인생을 살아야 했다. 결혼했어도 피해의식이 심한 탓에 파탄을 맞이했고, 직장에서도 원만하지 못한 연유로 진득하게 근무하지 못했고, 결국 그는 부모가 남겨준 재산으로 근근이 살아갔다.
펄펄 끓던 분노는 수년에 걸친 심리치료로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고 한다. 하지만 시시때때로 억울함이 올라와 고통을 겪곤 한단다. 그런데 얼마 전에 갑자기 흥분하는 일이 있었는데, 다시 고통이 엄습해 견디기 어렵다고 했다.
어떤 연유로 흥분하게 되었는지 살펴보니, 막장에 가까운 정치 파동을 보면서 제삼자지만 광분하는 일이 있었다고 했다. 과도하게 억울해 보이는 사람에게 감정이 이입되면서 과거 상처가 다시금 건드려진 듯했다.
그는 초췌한 표정으로 자기는 오래전에 충분히 치료받았고, 억울해 봤자 소용없다는 걸 머리로는 충분히 알아도 조절이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속이 울렁거려 식사를 하기도 어렵고 머리에 찌릿찌릿 경련이 일어나는 듯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호소에 신체적으로 너무 힘들면 일단 약을 처방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약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며, 마음을 잘 잡는 식으로 다스리고 싶단다. 이렇게 말하는 그를 쳐다보면서, 머리로는 뻔히 알아도 감정이 수습되지 않는다는 건 허약하다는 증거라고 여겼다. 즉, 전반적으로 힘을 키워야지 달리 뾰족한 묘안이 있을 거 같지 않다고 생각했다.
내가 괴로움을 떨쳐낼 수 있는 기특한 방법을 제시하지 않자, 그는 다그치듯 어떻게 하면 그것을 다스릴 수 있을지 알려달라고 재촉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을 테니, 방법을 알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윽고 나는 두 가지에 대해 말했다. 하나는 근래 그의 심적 상태가 썩 편안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심적 상태가 편안하면 과거의 상처는 수면 밑에 가라앉게 마련이라고 하였다. 즉, 폭행을 당한 상처가 다소 남아있더라도 다른 조건들이 좋으면 그 상처를 깊숙이 묻고 산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현시점에서 할 수 있는 건 조건들을 좋게 만들어 편안하게 지내도록 하는 거라고 일렀다.
그에게 일러준 또 다른 하나는 상처가 재생하듯 자꾸 올라오면, 의식을 얼른 다른 데로 돌리는 방법이 있다고 하였다. 상처에 말려들면 밑도 끝도 없는 늪에 빠지는 격이 된다며, 그럴 때는 마음을 다른 쪽으로 돌려 분주하게 만드는 거라고 한 것이다. 의식은 매 순간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으므로 그렇게 하는 게 자기를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이런 말을 듣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에 불경기로 자신의 경제 여건이 안 좋아져 불안했단다. 그러면서 그는 나에게 구체적으로 의식을 어디로 돌리는 게 좋으냐고 물었다.
그의 여러 여건을 잘 알지 못하는 내가 어떻게 콕 집어 말하겠는가. 그리하여 나는 대개의 사람은 취미생활이나 봉사활동 등에 열중하면서 상처에 대한 번뇌 망상이 엄습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그런 게 보편적인 방법이라고 일렀다. 그러다가 덧붙이기를, 좀 더 고급스러운 방법으로는 올라오는 분노나 억울함 그 자체를 대상으로 주시하는 거라고 하였다. 그렇게 하면 일어난 감정이 슬그머니 스러지는 게 보이고, 그런 생멸을 바라보는 순간에는 적어도 감정 자체에 빠져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이야기에 그는 관심을 보이며 좀 더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 부탁에 나는 반가움을 느끼는 동시에 부담도 느꼈다. 객관화하는 그런 과정은 불교 수행의 방법인데, 아직 나 자신은 초보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가 종교 행위로 받아들이면 괜한 저항감을 불러일으킬 것 같아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사태였다. 바로 코 앞에서 내가 한 말을 집어 되묻거나 요청하는데, 피할 수는 없었다.
나는 마음을 추스르고 어떤 현상이든 연기할 따름으로 실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구나 모든 게 항상성을 지니지 않고 순간순간 생멸할 따름이므로 실체라고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즉 모든 것은 텅 비어 있음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다행스럽게도 그는 눈을 반짝거리며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잘 이해가 되질 않을 정도로 어렵긴 않지만, 그래도 일리가 있어 보여요.”
“아, 수긍이 됩니까?”
일리가 있어 보인다는 말에 내가 반가워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기독교의 신을 믿자니, 내게 왜 그런 불운이 닥쳤는가 하여 너무 화가 났었지요. 그렇다고 불교를 따르자니, 삶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거 같아 내키지 않았어요. 그런데 오늘은 좀 다르게 들리네요.”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불교의 수행 방법에 관해 관심을 표명했다. 그리하여 나는 내가 이해하고 있는 바를 그에게 아낌없이 설명해 주었다.
마침, 상담을 마칠 시간이 다 되어 대화는 끝을 맺었는데,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런 말을 하였다.
“시시때때로 제가 느끼는 억울함에 기인한 고통도 공(空)이라는 말씀인데, 선뜻 이해되지는 않지만 곱씹어보도록 할게요. 조만간 다시 찾아뵙고 말씀을 나누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남자에게서 이런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마냥 기뻤다. 그가 고통에 덜 시달릴 거 같은 예감과 함께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전달된 듯해서였기 때문이다.
첫댓글 오늘도 좋은 상담사례
감사해요.
인내심과 끈기:
치유 과정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를 경험으로 받아들이기: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경험으로 받아들일 때 진정한 치유가 이루어집니다.
통제하기 힘든 심한 분노와 우울은 자신을 통제하기 어렵게 만든다 .
사회 생활, 친구, 연인 관계에서의 다양한 문제는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상처 때문일 수 있다 .
부모와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부정적 감정과 정서불안을 안고 성장하게 된다 .
하지만, 이 상처는 조금씩 치유될 수 있다
과거의 상처와 거리를 두기:
현재에 집중하기:
명상, 요가, 호흡 운동 등을 통해 현재 순간에 집중하여 과거의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합니다.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기:
상처를 주는 상황이나 사람으로부터 잠시 거리를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과거를 다른 시각으로 보기:
과거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이나 성장의 발판으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과거의 상처가 잘~~극복되기를
기원합니다...
치유되기를 기대합니다....
행복하세요..
건강하세요..**
한국은 열대야가 계속되는 더위입니다.
미국도 더위로 난리라고 하지요?
부디 잘 견디시기를 바랍니다.
한 번 깊숙이 박힌 상처는 좀처럼 벗겨지지 않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인생살이가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닌 듯합니다.
센트럴 텍사스는 홍수재난이네요...
인명피해
사망자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네요..
이곳은 의외로 시원한 날씨네요...
문제많은 인생광야 길~~
온갖 재난 속
고통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