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7. 4. 1. 월요일.
오늘은 옛날, 소싯적에 '만우절'이라고 부르던 날이다.
온갖 거짓말들이 난무하여 세상을 희롱하며 사회문제로 치닫는
지금과는 달리, 일부러 거짓말을 해서 친구들을 놀려도
그저 장난으로 여길 뿐, 크게 탓하지 않고
서로 웃고 말던 그런 날이었는데······.
그 때가 좋았지.
4월의 첫날이자 월요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더니 그래서일까?
벚꽃이 만개한 가운데 오늘따라 날씨가 유난히 화창하다.
아침 산책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괜히 즐겁고
봄바람 든 처녀마냥 살짝 들뜬 기분이었다.
암만해도 그럴 군번(?)은 아닌데
웬 주책일까 마는.
집에서 차로 5분 거리에 ‘국회도서관 부산관’이 개관된 뒤,
자칫 무료할 수 있는 영감탱이 일상이 한결 부드럽다.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도서관에 가서 읽고,
빌려 와서 읽고, 내 쪼대로 할 수 있으니
무슨 말이 필요할까?
따분할 때면 아무 때나 커피 한 잔 끓여서 텀블러에 담고,
간식거리로 빵 몇 조각이나 비스킷 한 봉다리 챙겨서
도서관으로 가면 해질녘까지 그날은 끝이다.
서가에 꽂힌 책을 찾아서 책상이면 책상, 소파면 소파.
각자 취향에 맞는 자리를 골라
앉으면 그만이다.
매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온다.
매일같이 주차공간이 복잡토록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며
평소 우리 주변에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을까 하는 생각에 놀라게 된다.
분위기 좋고, 시설 좋고, 꼬마들을 위한 놀이시설도 갖췄다.
어떤 영감·할매들은 손자·손녀를 데리고 와서 같이 논다.
도랑치고 가재 잡고, 마당 쓸고 돈 줍고.
꿩 먹고 알 먹고.
‘지공선사’랍시고 별 볼일 없이 시내 드나들며
젊은 사람들의 밉상이 되는 것 보다야
훨씬 괜찮은 일 아닌가.
친구님들에게도 한 번 놀러 가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가까운 거리에 싱싱한 생선 횟집도 있으니
소주, 안주 걱정일랑 말고.
- 끝 -
친구님들 4월에도 가내 두루 무사무탈 하소.
그리고, 모두 건강하시길 발원하며
두 손을 모아 봅니다.
안녕!
첫댓글 책???? 수면제 된지 오래되었는데...
영감..
대단하이.
나는 한달에 18,000원씩 꼬빡 꼬빡내고
조X일보 보는데 그것도 한3,000원어치나 보는가 몰겄네!!!
어? 고성은 헐네.
나는 2 만원 주고 보는데...
좋은 복지정책의 혜택을 누리고 사시니
부럽습니다.
나도 부산 이사 갈까?
ㅎ 농담입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이소^^
그래도 책 가까히 하고 사니 좋네.
다들 휴대폰에 코 처박고 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