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사람의 수명이</p><p>40 세 중반이 평균 수명이었습니다.</p><p>그래서 60 세에는 나무를 심지 말라는</p><p>말이 생긴 것 같습니다.</p><p> </p><p>하지만 지금은 100 세 시대를 바라보고</p><p>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p><p>팔십종수(八十種樹)라는 말이 유행하고</p><p>있습니다.</p><p> </p><p>박목월 선생님의 수필 "씨 뿌리기"에 </p><p>실려 있는 내용으로</p><p>늘 호주머니에 은행 열매나 호두를</p><p>넣고 다니면서 학교 빈터나 뒷산에 </p><p>심는 노교수 이야기가 나옵니다.</p><p> </p><p>씨를 뿌리는 이유를 묻자</p><p>"빈터에 은행나무가 우거지면 좋을 것</p><p>같아서"라고 했습니다.</p><p>언제 열매가 맺히는 것을 보겠느냐고</p><p>묻자</p><p>"누가 따면 어떤가, 다 사람들이 얻을</p><p>열매인데"라고 대답했습니다.</p><p> </p><p>여러 해 만에 그 학교에 다시 찾았을 때</p><p>키만큼 자란 은행나무와 제법 훤칠하게</p><p>자란 호두나무를 보았습니다.</p><p> </p><p>"예순에는 나무를 심지 않는다"라고</p><p>말합니다. 심어봤자 그 열매나 재목은</p><p>사는 동안에 보지 못하기 때문에 하는</p><p>말입니다.</p><p> </p><p>송유(宋兪)가 70세에 고희연을 했습니다.</p><p>귤(柑) 열매를 선물 받고 그 씨를 거두어</p><p>심게 했습니다. 사람들이 속으로 웃었습니다.</p><p>하지만 그는 10년 뒤에 귤열매를 먹고도</p><p>10년을 더 살다 세상을 떠났습니다.</p><p> </p><p>황흠(黃欽)이 80세에 관직에서 물러나</p><p>고향에서 지낼 때 하인을 시켜서 밤나무를</p><p>심게 했습니다. 이웃들이 웃으면서 </p><p>"연세가 여든이 넘으셨는데 너무 늦은 것이</p><p>아닐까요?"라고 물었습니다.</p><p>황흠이 "심심해서 그런 걸세. 자손에게 </p><p>남겨준대도 나쁠 건 없지 않은가?"라고</p><p>대답했습니다.</p><p>10년 뒤에도 황흠은 건강했고, 그때 </p><p>심은 밤나무에 밤송이가 달렸습니다.</p><p> </p><p>이웃을 불러서 </p><p>"자네 이 밤 맛 좀 보게나. 후손을 위해서</p><p>한 일이 날 위한 것이 되어버렸군"이라고</p><p>말했습니다.</p><p> </p><p>홍언필(洪彦弼)의 아내는 평양에 세 번을</p><p>갔습니다. 어려서 평양 감사였던 아버지</p><p>송질을 따라갔고, 두 번째는 남편을 따라</p><p>갔으며, 세 번째는 아들 홍섬을 따라갔습니다.</p><p> </p><p>아이로 처음 갔을 때에는  장난 삼아서</p><p>감영에 배나무를 심었고, 두 번째 </p><p>갔을 때에는 그 열매를 따 먹었습니다.</p><p>세 번째 갔을 때에는 재목으로 베어서</p><p>다리를 만들어 놓고 돌아왔습니다.</p><p> </p><p>위의 셋 이야기 모두 송천필담(松泉筆譚)에</p><p>나오는 내용입니다.</p><p>"너무 늦은 때는 없습니다."</p><p>예순만 넘으면 노인 행세를 하며 공부도</p><p>놓고 일도 안 하며 그럭저럭 살다가 죽을</p><p>날만을 기다리게 됩니다.</p><p>100세 시대에 이런 조로(早老)는  좀 </p><p>심하다 싶지 않습니까?</p><p>씨를 뿌리면 싹이 트고 나무는 자라게</p><p>됩니다. 설사 내가 그 열매를 못 딴들</p><p>어떠하겠습니까?</p><p> </p><p>그렇습니다.</p><p>너무 늦은 때란 없는 것입니다.</p><p>살아 있으면 하루하루가 새로운</p><p>날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설레는 마음으로</p><p>인생을 즐기면 오늘은 최고의 날이 되는 </p><p>것입니다.</p><p>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해도 사과나무를 </p><p>심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p><p>그리하면 행복하고 건강한 인생이 될 것입니다.</p><p>팔십종수하는 마음으로 의미 있는 삶을</p><p>살았으면 합니다.</p><p> </p><p>오늘은 청명입니다.</p><p>또 내일은 한식이며 식목일입니다.</p><p>지금은 온 산하에 나무가 우거져 있지만</p><p>옛날에는 민둥산이었습니다. 식목일이라는</p><p>말 자체가 지금은 많이 퇴색됐지만</p><p>그래도 나무는 많이 심어야 하겠습니다.</p><p>산에 나무와 국가의 부는 비례한다는 사실을</p><p>우리는 알아야 합니다.</p><p> </p><p>제가 아는 어느 분께서는 지금은 작고하고</p><p>아니 계시지만 나무의 덕을 보고 평생을 </p><p>부자로 사신 분이 있습니다.</p><p> </p><p>그분은 젊은 시절에 멸치어장을 하셨는데</p><p>심심해서 풍류도 즐길 겸 집 앞 바닷가에</p><p>벚나무를 몇 그루 심었습니다.</p><p>그것이 무럭무럭 자라서 어느 해에 태풍이</p><p>몰아쳤을 때 한아름되는 나무에 배를 전부</p><p>묶어서 태풍의 위기를 모면하게 되었습니다.</p><p> </p><p>다른 집 배는 다 파손되고 자기 배만 오롯이</p><p>남아 있었습니다.</p><p>태풍이 지나가고 멸치 떼가 들이닥쳐서</p><p>어마무시하게 멸치를 잡아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p><p> </p><p>그분이 생전에 </p><p>"나무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는</p><p>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p><p>자기가 심었던 나무가 풍취도 주고</p><p>덤으로 재물까지 선물을 주더라는 </p><p>이야기입니다.</p><p> </p><p>친구들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p><p>바랍니다.  안녕~~</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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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공부할라치면 "골이 아프다"했더니 되게 머라쿠네.
비온 뒤 공기가 너무 상쾌합니다.나들이 가서 세월을 즐기십시요.
좀 있으면 멸치가 제철인데.......
'멸치 회'가 살짝 생각나는 저녁입니다.
건강하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