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누구랑 저녁을 먹느라 쇠주를 한잔 하고 차를 회사(분당 야탑)에 두고 택시로 집에 왔습니다.
내일은 걸어서 회사(7키로)에 와서 차를 갖고가리라 생각하고.
요즘 탄천 벚꽃이 만개를 했거든요.
아침에 걸어서 갔다온다 했더니 마눌이 너무 멀다고 한 3키로는 자기가 태워다주겠다 우겨서 그렇게 했습니다.
한시간 남짓 걸으며 벚꽃과 개나리 만개한 강 양안을 보면서 흥이 무뎌진 자신을 욕했습니다.
너도 늙었다.
지난 2일에는 마누라와 매년 가는 섬진강을 갔었습니다.
순천까지 ktx로 가고,순천 대원식당이라는 데서 반찬 40여가지 나오는 정식을 먹고,그리고 택시로 화개장터로 갔습니다.
도착 3키로 전에 길이 막혀서 차가 꼼짝을 안하기에 내려서 걸었습니다.어차피 걷자고 나선 길이니.
사람이 천지삐까리네요.
쌍계사 길은 사람에 치어죽을 것 같아서 섬진강변을 걸었습니다.
매년 보는 풍경이지만 여전히 좋습니다.
벚꽃과 대나무숲,차밭과 소나무,그리고 모래톺과 강물.
마누라는 저만치 떨어져 오고,나는 뭐가 바쁜지 앞서갑니다.
최참판댁에서 멀지않은 강가에서 유턴을 해서 다시 화개장터로 갑니다.
택시 잡기가 장난이 아니라서 가서 줄서야 하니까.
길에는 차가 가득하고 택시는 올 생각을 안하고,택시 대기소라는 데 있으니 우리말을 더듬더듬 하는 싱가폴 아가씨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네요. 어디 가냐고 하니까 무슨 하우스라는데 방향을 잃었다고.
난들 압니까,택시 잡히면 실어다 줄게 그러고 기다리는데 안옵니다.
한시간을 방방 뛰다가 마침 빈차로 오는 놈을 잡아서 무슨 게스트하우스 아냐고 그러니까 바로 저긴데 택시로 못간다 그러네요.
자기 장사 해야 한다고.
우리가 곡성까지 갈테니 중간에 내려주고 가자고 꼬셔서 그 뚱땡이 싱가폴 처녀를 데려다 주고 곡성으로 갔습니다.
오가며 만개한 벚꽃 하며,꽃비가 내리는 풍경은 상상을 하십시오.
곡성,
전라선으로 순천역 다음이 곡성입니다.
즉 서울쪽으로 가까운 곳이지요.
내려보기는 처음인데 옛날 우리 시골분위기가 그대로 있어 정겹네요.
생뚱맞게 한 20층 되는 아파트를 짓고 있어서 스카이라인이 꽝이지만.
시간이 남아서 장터 구경을 갔습니다.
여기는 3,8이 장날이라고 아무도 없네요.그냥 식당 몇개만 영업하고 있고.
그중 소고기국밥 하는 집에 들어가서 소주 한병이랑 국밥을 먹었는데 옆자리에 혼자 앉은 사람이 정신이 약간 간 데다가 돈이 없는 모양입니다.주인하고 한참 옥신각신 하더니 주인이 다신 오지말라고 다짐을 하더니 시킨 것은 먹고가라고 하네요.
보기 좋습니다.
옛날 동네 깡패하고 상이군인,걸인 등이 음식점에 와서 밥값 안내고 먹던 것을 많이 본 기억이 납니다.
요즘은 그런 거 용서안되는데 이런 시골이니까 이런 풍경도 봅니다.
고등학생쯤 돼뵈는 주인 아들이 열심히 음식을 나르고,그릇을 치우고 합니다.
참 착하다고 칭찬해줬습니다.
인사성도 아주 좋습니다.
내가 장학금 주는 60명에게 꼭 당부하는 말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말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첫댓글 오랜만에 도시독을 빼고 오셨구만요.형옥이친구 가르치는 공부에 의하면,힐링하고 왔다고.
옛 인정이 사라지는 세태에 용케 옛것을 보아서 괴 더욱 반가웠겠습니다?
맞아요.감사하는 마음이 점점 사라지고 마음에 티끌 쌓는 원망하고,미워하는 마음만 팽배하는 세상이 되어가는군요.
어데로 흘러 갈련지...."그러려니."
지금은 어디를 가도 꽃 세상입니다.
특히 하동 쌍계사 쪽 벚꽃은 알아주는 곳이고
섬진강 풍경 또한 낭만적이지요.
즐거운 여행 많이 하시고 언제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계절에 좋은 곳을 다녀 가셨네요.
40년전쯤에 가본 쌍계사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그땐 팔팔했었는데......
건강하이소.
마눌씨하고 꽃구경 다니며 이것저것 보고 다니는 모습이 좋아보입니다. 웬 싱가폴 아가씨까지 거기서 만났소? 점심때 쇠주 한잔 했다는데 설마 화요를 가방에 넣고 간건 아니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