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와 그에 따른 보장된 삶이 없다면 다른 길 곧 풍요로운 삶이라도 누려야하지 않겠는가. 그만한 보직에서 바라볼 만한 기대치입니다. 군대에서 장군 진급이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구나가 다 장군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행여 조그만 허점이라도 잡히면 진급명단에서 일찌감치 제외됩니다. 평생을 군생활하며 바라던 별을 달아보지 못하고 전역한다는 것은 본인으로서 마음 아픈 일입니다. 주변 사람들, 특히 가족에게 면목이 없습니다. 그럴 바에는 풍성한 삶이라도 누릴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놓는다면 그래도 할 말이 있겠지요. 스스로도 조금은 위안이 될 것입니다. 재물은 큰 보상이 되니까요.
다른 이야기지만 풍성한 삶이 꼭 재물의 풍부함으로 이루어지는가 하는 것입니다. 꼭 그렇다고야 할 수 없지만 그러나 재물이 많음으로 훨씬 안락하고 나름 즐기는 삶은 누릴 수 있습니다. 돈이 없으면 일단 불편합니다. 외딴 섬에서 홀로 사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려면 더욱 그러합니다. 그만한 덕망이나 사회적 명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사람들과 교제하며 살아감에 어려움이 많을 것입니다. 요즘 사회에서 아무리 성인군자라고 하더라도 돈 없이 생활한다는 것은 딴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작부터 노후생활을 걱정하는 것이고 그 준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돈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자존심과 명예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을 목숨처럼 지키며 살려고 하는 사람이 있고 그것을 제쳐두고라도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누리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본인의 가치관과 인생관으로 비롯됩니다. 물론 그에 따른 사회적 명망을 얻느냐 못 얻느냐 하는 문제도 따릅니다. 그러나 속된 말로 명예가 밥 먹여주냐?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죽으면 그만인 것을, 단순하고 편안하게 살다 가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으로 자기 길을 택하여 가는 사람들도 있는 것입니다.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자기 길을 가는 것이지요. 개인의 가치관의 결과입니다.
이제 문제는 과연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근래 들은 이야기로는 일반 봉급생활자가 집 하나 장만하려면 일절 지출 없이 10년 이상을 저축해도 가능할까 말까 하답니다. 그러니 보통일이 아닙니다. 우리만 그렇겠습니까? 세상 어디에 가도 대동소이할 것입니다. 있는 사람이야 1년 집 한 채야 문제도 되지 않겠지만 일반서민은 말 그대로 꿈입니다. 뼈 빠지게 일하고 저축하며 참고 기다려야 합니다. 얼마가 걸릴지도 모릅니다. 경제상황이 자꾸 변해가니 말입니다. 그래도 기본적인 도덕과 윤리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편법을 궁리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투자사업을 시도할 수는 있지요. 그렇지 못하다면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아주 좋지 못한 편법 중에 도박과 마약이 있습니다. 도박은 자기 하나 망하면 그만입니다. 하기야 딸린 가족이 함께 고통을 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약은 가족이 문제가 아닙니다. 사회, 나아가 나라 전체를 망조들게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을 파멸로 이끌어갑니다. 때문에 마약 퇴치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가 나서서 그리고 온 세계가 상대하여 전쟁을 치릅니다. 그만큼 적은 양으로 빠르게 축재를 할 수 있게 만듭니다. 다른 사람들을 파멸로 이끌어서 부를 축적하는 사업입니다. 작은 노력, 빠른 시간, 많은 돈 - 정말 매혹적입니다. 그 유혹이 얼마나 큽니까? 아담을 미혹한 ‘선악과’보다도 더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그 매력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지요.
지금도 마약을 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나라와 지역이 있습니다. 그런 환경에 처하다 보면 유혹이 가까이 있게 됩니다. 자기 자신이 경계해야 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확천금에 눈이 멀게 되면 그 유혹을 피하기 어려워집니다. 더구나 감추고 빼내고 넘겨주기에 편리한 보직을 지니고 지니고 있다면 사실 더 조심하고 겅계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최대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 은밀한 조직을 찾아내야 하고 일망타진시켜야 합니다. 때문에 대단한 묘책이 필요합니다. 이 또한 치밀한 계획과 실행이 따라야 합니다. 마약조직도 매우 은밀하게 움직입니다. 그들을 붙잡으려면 그들의 머리를 이겨야 합니다.
특수부대 훈련이 시행됩니다. 그것도 허리케인이 몰아치는 악천후에서. 부대원의 원성을 사고 있는 훈련대장 ‘웨스트’ 상사와 6명의 대원이 파나마 정글에 투입됩니다. 얼마 후 생존자 두 명 외에 실종상태가 됩니다. 수사가 시작됩니다. 생존자 중 하나는 중상으로 입원 중이고 그를 업고 탈출한 병사는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전직 특수부대원 ‘하디’와 ‘오스본’ 군수사관이 투입됩니다. 하디와 친분이 있는 ‘빌머’ 대령이 총괄합니다. 그렇게 수사가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대단한 볼거리보다는 수사 과정 속에 벌어지는 반전에 반전이 묘미입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도달하게 됩니다. 경이롭기도 합니다. 그만큼 대단한 작전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영화 ‘베이직’(Basic)을 보았습니다. 2004년 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