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7. 4. 9. 화요일.
꽃이 떨어진 벚나무 가지들마다 신록이 완연하다.
피는 날이 있으면, 지는 날도 있다는 걸
세똥 벗은 삼척동자인들 모를까만,
짧은 봄이 아쉽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지는 꽃이 있으면 피는 꽃도 있는 법이다.
벚꽃 뒤를 이어 철쭉꽃이 만발하고 온갖 나무들 또한
물이 올라 가지마다 만화방창(萬化方暢) 하니
아직은 화려한 계절임이
틀림없다.
동네 화단마다
붉게 핀 철쭉을 보며 불현 듯 고향을 떠올린다.
얼마 전에는 '단톡 방'에 고성 정X춘 친구가 글을 올렸었다.
그 글을 읽으며 잠시, 아직은 생생하기만 한
어릴적 고향의 봄 정경을 어림했었다.
지금쯤이면 십중팔구,
들판에는 보라색 자운영(풀씨)꽃이 피었을 테고,
앞·뒷산 뻔덕에 핏기도 올라 왔을 테고,
밭둑마다 통통한 찔레순은 물론,
시냇가엔 버들강아지도 오동통하게 살이 올랐을 것이다.
정X춘 친구 말마따나 보리 논 이랑 사이사이로
소담스럽던 독새풀은
또 어떻고······.
모두가 강산이 일곱 번이나 변하도록 세월이 흘렀지만,
결코 잊거나 지울 수 없는, 눈물겹도록 선명한
고향의 정경이다.
말해 뭣할까?
이 좋은 봄날,
선거 때문에 나라가 시끄럽다.
남의 허물을 캔다고 내 허물이 덮어지는 것도 아닌데
내로남불, 다들 남의 허물 까발리기에 혈안이다.
완전히 ‘니 죽고 내 살자.’ 판이다.
다들, 왜 그러는지······.
에휴!
며칠 전,
향년 84세의 유명한 모 배우 한 분이 저세상으로 가셨다.
옛날 같으면 그다지 억울할 것도 없는 호상(好喪)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나이가 아깝다고
다들 숙덕거리는 세상이다.
100세 시대라서?
글쎄다.
84세로 생을 마친다고?
절대로 간과해도 되는 남의 일이 아니다.
10년 쯤 뒤, 어쩌면 우리의 자화상은 아닌지.
자만하지 말고 건강 조심하자.
우리 싸~악 다.
- 끝 -
따뜻한 봄날이네요.
친구님들 모두 다 예쁘게 삽시다.
안녕!
첫댓글 맨날 화창한 봄날되이소.
작년에는 뭣땜에 그랬는지 꽃도 제대로 보지못하고 봄을 보냈던 기억이 있는데,
올해는 남녁의 꽃부터 분당의 꽃,그리고 이번 주말 무주구천동의 꽃까지 섭렵을 할 것 같네요.
죽기전에 자꾸 꽃구경하자고 그래서.
그런다고 죽음이 더디 오는 것도 아닌데.
나는 매일 꽃하고 사는데...할메꽃.
꽃이 만발하는 계절입니다.
다들 꽃구경 많이 하시고 즐겁게 사세요.ㅎ
아직 다리에 힘이 남아 있을 때 어디든지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