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내과 춘계학회와 전공의 연수강좌가 열려 수석전공의 격려 차 어제 저녁 전주를 다녀왔다.
오전의 근무를 끝나고 점심식사 후 오후 2시를 넘어 고속터미널에서 전주가는 우등고속으로
중간 정안휴게소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꼬박 졸면서 도착하니까 약속시간 6시가 안되었다.
서울에서는 나를 필두로 한 스탶 다섯명, 전주에는 이미 9명이 가 있다.
택시를 타고 경기전 부근의 "양반가"를 가자 하였더니 잘 모른다.
내비를 쳐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터인데.
하는 수 없어 내려서 전화로 찾아 갔다.
찾아 가는 길가에는 이런 수석도 있고
인도 옆의 물이 흐르는 것은 작년 이른 봄,
일본 이시가와현의 가네자와에서 보았고
미야자끼의 사무라이촌에는 잉어도 놀고 있던데.
하여튼 그래도 참신하다.
아! 여기가 임권택감독의 조선종이제조에 대한 영화 촬영장이구나.
"물래방아 도는 내력"을 흥얼거리며.
한옥 민속촌을 기웃거리며 간다.
길바닥의 맨홀뚜껑도 보기가 좋다.
길가다 만나는 정원.
정자도 있고.
여기가 몰락하는 양반 3대의 이야기를 쓴 대하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문학관이구나.
시간이 있으면 한번 들러보고싶은 곳.
드디어 찾은 "양반가"
쫓아가면서 찍으니 못난 기술에 초점이 흔들려 흔들릴수 밖에.
기본 반찬을 깔아 놓고.
왼쪽부터 간장 게장, 주문하였다는 생두부, 야들야들한 미나리나물,
그 아래가 들깨버섯탕, 갓김치, 청포묵,
들깨잎장아찌, 취나물, 꽃게무침, 맨 아래가 낙지젓.
천장을 쳐다보니.
오늘 시킨 것은 기본 4인분 한상 10만원짜리.
맥주로 입가심을 하고
노인네의 간단한 건배사에 이어 주임교수의 인사말과 수석전공의의 답사 후.
양반가 특주 한주전자에 2만원짜리로 시작한다.
적당히 삭힌 홍어와 돼지고기.
잘 삭힌 홍어는 정말 조심하여 먹어야 된다.
잘못하다간 입천장이 홀랑 벗겨지니까.
그 말을 하니까 같이 간 도교수가 자기도 그런 경험이 있다고 한다.
하여튼 예전에 우리동네인 경상도에서 잔치를 할 때 잔치의 규모는 몇근짜리 돼지 몇마리,
전라도 쪽에서는 얼마짜리 홍어 몇마리가 아니었든가?
우리집에서는 소를 잡았지만.
맞아!
십여년 전 고창의 모양산성을 들었다가 유명한 한식집 조양관에서 처랑
점심을 먹었다. 그 당시 점심값이 일인당 만 팔천원이었고
홍어요리로 세가지가 나왔는데 삼합, 홍어찜, 그리고 애탕.
나는 이 세가지를 모두 잘 먹었으나 처는 맛만 보더라.
물론 다른 음식은 맛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애석하게도 내가 운전을 하여야하니까 좋은 안주에 반주를 못한것이 억울하였었다.
이건 아래에 깔아 앉아 있는 것이 마른 작은 새우, 국물이 시원하다.
세가지 전도 나오고.
서울에선 먹기 힘든 황석어 젓갈.
먹다보니까 사진을 안 찍었네.
육회인가?
이때쯤 술이 몇 순배씩이나 돌아가 취기가 오르기 시작.
취하니까 사진이 막 떨려요.
불고기.
낚지볶음도 나오고.
먹는 도중에 우리내과의 김교수가 옆의 내과학회 임원진과 회식을 하다 서울대 후배 문교수와 들러
최교수가 답방을 하였는데 서울오는 차에서 골아떨어진 걸보면 웬간히 받아 마신모양이다.
홍어탕.
노릿하게 잘 구운 굴비.
술이 송이를 넣은 야릇한 술로 바뀌더니 드디어 도교수가 시동을 걸어
소주가 쉴새없이 들어오고 소주잔이 맥주잔으로 바뀐다.
추가로 시킨 장어구이.
이외에도 전이 추가로 나왔고
누룽지에 청국장까지 서비스로 나와 그런대로 만족스러운 저녁이었고
끝날 때쯤 해롱대는 수석전공의를 보면서 내년에는 전공의시험을 모두 합격하기를 기원하며 끝내었다.
추신,
술 취한김에 떠들은 이야기들을 나는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기억하고 있으니
여러분들, 특히 권선생은 조심하도록.
버스에서 졸며 서울에 도착하니까 11시 40분,
그래도 열두시 전 오늘 퇴근하였다.
첫댓글 한정식 값이 한상에 얼마 하는 값인가 봅니다. 일인당인지 알고 놀랬습니다.
홍어 썩힌 것 먹으면, 입속 벗어지는 경우는 처음 들어 보는데, 정말 그렇다면, 식도 점막이나 위점막에도 안 좋을 것 같습니다. 암모니아 때문인가 ? ....
정답입니다. 일단 내려가고 나면 그만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