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성고등학교 53회
60 80 기념 설악산 여행
글 : 강전덕
3. 둘째날 오전/오후/귀가
(2023, 5, 4)
a) 아침 식사 및 신흥사 관광
아침 8시 30분에 버스에 탑승한 우리는 아침 식사를 위해 학사평 순두부 마을로 향했다.
버스안은 간밤에 지낸 이야기들로 시끌 덤벙, 어떤 친구는 밤 1~2시까지 자지 않고 소주와 막걸리를 마시며 세상사를 토론했다고 떠들고, 어떤 친구는 잘 모르던 동창들과 하룻밤 동숙하면서 서로 살아온 인생사를 교환하게 되어 더 잘 알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등, 차 안은 떠들썩
했다.
순두부 마을은 우리 숙소에서 멀지 않아 10여 분 만에 도착, 식사를 시작했다.
설악산 울산바위 아래 펼쳐진 노학동 학사평 두부마을은 초당식 순두부를 맛보는 곳으로 유명하다. 미시령 46번 국도가 이어진 도로가에 수 십 개의 순두부 전문점들이 먹거리촌을 형성하고 있다. 이곳에는 국내산 콩을 사용해 전통적인 방식으로 두부를 만드는 곳이 많다. 여기에 천연 바닷물을 간수 대신 사용해 부드럽고 깊은 맛이 특징이다. (출처:네이버)
아침 식사를 마친 우리는 학사평을 출발, 오전 9시 40분쯤 신흥사에 도착, 오늘의 주 관광목표인 신흥사의 경내 구경을 시작했다.
신흥사를 간단히 소개하면,
현재 대한 불교 조계종 제3교구 본사로서 낙산사도 여기에 소속된 말사이다.
이곳의 기원은 653년(신라 진덕여왕 7년)에 자장 대사가 최초로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데 그동안 몇 번의 화재와 전쟁으로 소실되었다가 다시 복구되는 등 수 많은 부침을 겪어 오늘에 이르렀다.
소장 문화재로는,
1. 향성사지 3층 석탑 (신흥사 전신인 향성사에 건립된 9층탑이 지금은 3층만 남아있음)
2. 목조 아미타여래 삼존좌상 과 목조 지장보살 삼존상 (모두 조선 중기 1651년 무염이 만듬)
3. 극락보전 (조선 중기, 신흥사의 중심 법당)
4. 부도군 (석물)
로서 이외에 많은 건축물과 비석등 중요 문화재가 소장돼 있다.
입구를 거쳐 우리가 처음으로 마주친 것은 설악산국립공원이라는 돌로 된 초석 위에 세워진 검은 곰의 청동상, 그 앞에서 우리는 방문 기념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이어서 만난 대상은 ‘청동불좌상’으로 1997년에 건립된 높이 14.6m 크기로 세계 최대라고 한다. 극락보전을 바라보면서 들어선 대문 양쪽에는 수호신들이 험악한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었으나, 그 다음에 만난 아미타여래께서는 ‘극락보전’ 안에서 온화한 얼굴로 우리를 내려다보고 계셨다.
많은 시간을 머무를 수 없는 관계로 우리는 서둘러 내려오면서 종이 있는 곳 (종루)와 약수물터를 거쳐서 내려오는 데 약수터를 그냥 지나칠 수 없지,, 목도 마르고,, 한 바가지씩 물을 들이 키고 주차장으로 향하였다. 부처님의 물이 우리들 건강에 무척 도움이 되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하면서,,
버스에 오르니 많이 걸은 탓인지 대부분 피곤한 얼굴들을 하고 대화도 별로 없는 듯했다.
b) 온천욕/점심 식사/ 귀경길
다음 일정은 온천욕, ‘척산온천휴양촌’이라는 온천장으로 향했다.
우리는 일시 방문객이므로 대중탕을 이용하였지만, 호텔도 겸하고 있으니 숙박하면 각 객실로 천연 온천수를 공급해 주고 있다고 미래의 잠재적 고객인 우리 들을 카운터 아줌마가 유혹(?)한다. 속초를 다시 방문할 경우 이곳에 숙박해도 별로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
처음으로 동창 친구들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는 희귀한 기회이다. 마른 사람, 나이 들어 뚱뚱한 사람, 온탕을 찾는 사람, 열탕을 찾는 사람, 제각기 얼굴 다르듯 목욕 취향도 다양한 데,,
나는 ‘녹차 스페셜’이란 팻말이 붙은 조그마한 탕으로 들어갔다. 웬 모르는 한 사람이 이미 들어가 있었는데 5~6명이 들어가 앉으면 꽉 찰 정도의 조그마한 크기밖에 안되었지만 친구들에게 들어와 보라고 열심히 권유하였다. 물 색깔이 초록색인데 피부에 좋다고 써 있었기 때문에,, 진짜 녹차를 얼마나 희석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믿어보는 수 밖에,,
다음의 여정은 점심시간, ‘수육과 막국수’란다. 식당 이름은 ‘목우재’ 막국수와 냉면 전문,,
이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식사 시간이 되서 그런지 이별이(?) 아쉬워서 그런지, 아니면 이제는 버스 타고 몇 시간 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인지 약주를 좋아하시는 분들 소주와 막걸리 잔을 수육과 곁들여 열심히 기울인다. 술을 별로 즐기지 않는 나는 은근히 속으로 걱정되기도 하고,,
수육도 비교적 괜찮았고 막국수도 모두 즐기는 듯했다.
식사를 끝내고 식당뒤에 주차하고 있는 버스에 올라 서울로 출발한 시각은 대략 오후 2시 30분경,, 출발 전에 이번에는 버스 옆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임원진들이 버스 트렁크에서 꺼내서 황태가 들어있는 상자 하나씩을 기념선물로 주는 것을 받기 위해서,,,
버스가 출발하자 모두들 피곤한 듯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는 듯했다.
서울 방향의 홍천 휴게소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3시 40분, 20여 분간 휴식 시간을 가진 후 우리는 서울로 향했는데 잠실 종합 운동장역에 도착한 시각은 예정 시각보다 30여분이 늦은 오후 5시 30분,, 역시 서울 근교로 차가 들어서니 교통 체증이 심했다.
버스 도착 후 일어난 일화..
우리 버스가 도착하여 모두 하차하는 데 바로 우리 버스 내리는 곳 바로 가까운 곳에 웬 골프 클럽들 5~6개 모양이 비슷한 것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었다. 나는 골프 동호인들이 골프치고 왔나,, 헌데 너무 우리 버스에 가까이 놓여있다고 생각했다. 악수하고 작별 인사하러 버스 문 바로 앞에서 많은 친구들이 뒤섞여 있어 좀 혼란스러웠다. 나도 얼른 대충 인사를 끝내고 바로 바깥 부분으로 옮겨서 있는데 왠 초노의 여인이 나한테 다가온다.
대뜸, “동창회 모임이시죠?” 하고 묻는다. “예” “어디 다녀오세요?” “이번에 60 80 기념으로 설악산 갔다 옵니다.” “60 80 이라니요?” “졸업 60주년 기념, 나이 80 기념으로 갔다 옵니다.” “아이 얼마나 좋으세요. 나이 잡순 분들이 이렇게 같이 여행을 다니니 참 보기 좋으네요. 더구나 동창생끼리,,,”
졸지에 덕담과 칭찬을 모르는 여인으로부터 들으니 그 기분은 그야말로 쨩,,,
모르는 사람도 이렇게 부러워하니 우리들 자신도 동창회 모임이 더욱 발전하고 잘 운영되도록 각자 협조와 도움의 자세를 갖도록 노력해야 하겠다고 생각해 본다.
* 본 여행이 큰 곤란 없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끝마치게 된 것은 현 집행부 임원진들의 치밀한 계획과 헌신적인 봉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단히 고맙다는 마음을 진심으로 드립니다. 아울러 본 여행이 가능하게끔 재정적으로 동창회를 적극 도와주신 조경일 회장과 구제병 회장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좀 일찍 본 여행기를 끝마쳐야 하는데, 제가 여행 후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고 수많은 사진중에서 필요한 사진 고르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므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렇게 늦게 올리게 되었다는 양해의 말씀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글, 사진, 영상: 강 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