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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억원대 스포츠카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엔카 여왕' 계은숙(52·
사진)씨 사건의 실질적 주범이
박근혜 대통령의 5촌 조카 김모(54)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셋째형 상희씨의 차녀 계옥씨의 장남으로,
박근혜 대통령과는 5촌 사이다. 김씨는 또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처조카이기도 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송규종)는 최근 사기 혐의로 김씨와 계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
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5월 계씨와 함께 서울 강남의 한 수입차 매장에서 계씨 명의로 한 달에 382만원씩 60개월 계약으로
2억원 상당의 포르셰를 리스했다. 신용불량자였던 김씨는 계씨에게 명의를 빌려달라고 부탁했고, 수입차 매장 직원에겐 '계씨가
제주도의 한 호텔에서 공연을 해주는 대가로 2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내용의 위조 계약서를 제시해 신뢰를 얻었다고 한다. 차량을
실질적으로 이용한 김씨는 리스 대금 2개월치를 냈을 뿐, 나머지는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매장 측은 명의자인 계씨와 김씨를
고소했다.
검찰은 계씨가 "김씨와 정식으로 결혼할 생각도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해 둘을 공범 관계로 보고 있다. 계씨는 작년 6월에 사채업자에게 리스한 스포츠카를 담보로 넘겨 5000만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하
지만 계씨는 이날 기자와 만나 "김씨와는 20세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면서도 "이미 처자식이 있는 김씨와 연인 관계라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계씨는 "나는 이용만 당했을 뿐이고, 김씨를 조만간 고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또 다른 피해자는 "김씨는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들먹이며 십여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기까지 사기를 일삼아온 파렴치범"이라며 "김씨의 행적을 생각할 때 계씨가 억울하게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
서 작년 9월 김씨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현재 성남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김씨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년여 동안 피해자들에게 박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투자금을 유치하는 수법으로 4억6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