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들과 나는 팔라딘으로 플레이 할 때 젤 재밌게 했다. 너
무나도 감정이입이 잘되는 팰러딘. 그의 배경스토리는 길지만 간
단히 말하자면 믿음을 위해 검을 들고, 믿음을 위해
방패를 드는 고결한 성직자이자 성기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배틀
넷에서의 언행도 신중해야했다.
나의 친구들과 나의 팔라딘(Father_Park)이 공개방에 들어갔
다...
박 신부 : 안집사, 요새 콜드플레인에 사악한 마귀의 자식들이 준
동하고 있다고 하오,
안 집사 : 오오... 아버지..(하나님 파더의 준말) 어찌 그런 일
이...... 김목사, 박신부, 나의 형제들이여 어서 갑시다. 사악한 마
귀들을 무찌르러.....
김 목사 : 근데 오늘은 최신도네 집으로 심방 가기로 했잖소?
박 : 그래도 마귀의 자식들부터 먼저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김 : 아니오, 박신부. 길 잃은 어린양을 선도하는 것도 중요하오.
안 : 그래도 마귀의 자식들이 준동하는 것은 못보겠으니, 먼저 콜
드 플레인부터 갑시다...
이정도 채팅까지 나오면 벌서 방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_-;;.
o_o , 아님 맛간 넘.
요런 반응들이 나온다. 하지만 어떠리. 난 감정 이입되고 재밌어
서 좋구만....... 개의치 않고
목적지로 간다..
때마침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 꼬맹이와 샤먼을 발견. 바로 질
(Zeal)이 나간다.
박 : 회개하라~~
안 : 이교도닷~~
김 : 마귀닷~~
질.. 혹자들이 말하는 무식한 드잡이질이 아닌 성검으로 길잃은
어린양의 머리를 타다닥
쳐주면서 올바른 믿음으로 돌아오길 기원해주길 바라는 기술이
다.
가끔 선도가 지나쳐서 몬스터가 죽는 경우가 있지만... 그넘의 믿
음이 부족해서 그런거니
걍 넘어간다...
질로 선도를 하다보면 몬스터의 머릿수가 넘 많아서 감당하기가
힘들때가 있다.
박 : 김목사, 컨버젼을 하시오~~
김 : 개종하라~~
컨버젼..... 이교도의 잘못된 믿음을 바로잡아주는 기술이다. 컨버
젼으로 교화받은 몬스터는 지난날의 악행을 반성하며 성기사들
을 위해 봉사를 하게 된다...
안 : 우리의 성검이 통하지 않는 마귀오.
박 : 보통 방법으론 안되겠소...
김 : 그걸 사용합시다..
셋이서 재빨리 유니크몬을 중심으로 삼각형의 포지션을 잡는다.
그리곤 외친다.(얼른
채팅창에 타이핑을 하는 것이 중요)
안 : 성부~~
박 : 성자~~
김 : 성신~~~
안, 박, 김 동시에 : 벤젼스~~~!!
성부, 성자, 성신이 하나되어 무적의 엘리멘탈 원소어택이 나오
니 이를 곧 "벤젼스"라 한다
성부, 성자, 성신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믿음이 중요하당...
우리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필살기를 사용할 때 공개방의 다른
사람들은 뜨악함과 황당함에 질려 방에서 우르르 나가버린다...
덕분에 몬스터를 해치우기가 쉬워진다...
이렇듯 힘들게 몬스터를 해치우고 나면 모든 성기사들은 지치게
된다.. 그럴 땐 기도(프레이어)로 육신의 피로를 풀어주고, 명상
(메디테이션)으로 정신의 피로를, 글고 복합피로는
구원(리뎀션)으로 해결한다......
이렇듯 성기사의 길은 멀고도 험하당. 30가지의 기술중 안쓰는 기
술이 거의 없다시피 하구,
고난과 역경이 곳곳에 기다리구 있으며, 기품있는 성기사로 있기
위해선 언행도 하나하나 조심해야 한다. 품위없이 "아, 짱나." 라
던가 "쓰벌." 이러믄 안된다..
"아버지........." 침통한 한마디로 자신의 심경을 표현해야 한다..
하지만 덕분에 품위있는 네티켓과 대화가 가능해지지 않는
가.......?
파더 박은 이런식으로 주위사람들에게 뜨악함과 민망함을 안겨주
면서 무럭무럭
잘 크고 있슴다....^^
박신부의 선행(부제 : 저렙캐릭의 퀘스트 도와주기)
제가 아마존이나 바바로 플레이 할땐 저렙이나 초보들의 퀘스트
를 잘 도와주는데,
유독 팔라딘을 하다보면 그게 잘 안됩니다.. 그이유는............
공개방에서 팔라딘들이 수도(렙업)를 하고 있을때였다. 방에 54
정도 되는 렙의 바바 하나가
들어왔당.(그 때 팔라딘들은 60렙 정도)
초보 : nim들아~ 도와줘여~~ 디아좀 잡아줘여~~
아템 구걸족은 쫄쫄이와 더불어 제가 제일 혐오하는 족속이지만,
저렇게 퀘스트를 도와달라구 하면 어지간해선 외면하지 못함다.
하지만 하필 이때 하고 있던 캐릭이 팔라딘인지라
그만 장난기가 발동했슴다.. 그래서 친구들과 사인을 나누곤....
박 : 흠... 길 잃은 어린양이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는구려. 어떻게
할까요, 안집사?
안 : 우리 길 잃은 어린양을 선도하는 목자로서 당연히 도와야한
다고 생각하오.
안그렇소 김목사?
김 : 하지만, 저자는 어쩜 사탄이 우리 수행자를 유혹하기 위해 보
낸 마귀의 자식일지도
모르오. 저거 보시오. 우리의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서 저렙이
오지 않았소?
보통사람 같으면 맛간 넘들 하면서 딴방을 찾았겠지만 그 초보는
어지간히 급하고 힘들었었는지 계속 애걸했슴다.
초보 : 전 마귀의 자식이 아니에염...-_-;; 도와주세영~~ 디아좀
잡아주셈~~
김 : 음... 그럼 형제가 마귀의 자식이 아니라면. 그 증거를 대보시
오..
초보 : 어, 어떻게여?
안 : 주기도문을 외워보시오.........................
........-_-;; 내가 생각해도 좀 심했슴다... 하지만 초보도 엽기적
이었슴다..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초보 : 하느님, 아버지. 오늘도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셔서 감
사하고.......
박 : --;; 그건 식사기도문이 아니오!
김 : 역시 마귀의 자식이 틀림없소......!
안 : 그럼 어서 엑소시즘을 준비........
초보 : 죄송해여~~! 사실 저 불교 믿어영.. 교회 안다녀여~~ 이
제부터 교회 잘 다닐께염~~
박, 김 : --;;;
안 : 음....... 비록 주기도문은 못 외웠지만 정도를 걷고자 하는
저 형제의 마음가짐이
갸륵하지 않소?
김 : 그래도.......... 우리 입장에서 이교도를 돕기가....
박 : 아니오...... 우리가 고생해서 퀘스트를 깨주면 저 형제도 마
음의 깨닮음을 얻어 올바른 믿음으로 돌아올지도 모르오.........
(...--;; 저두 치면서두 닭살 돋았슴다..)
거.. 이런 말이 있지 않소이까....... We are the world~~
김 : 오오~~ 박신부~~ 진리를 말했구려~~ 좋소. 우리 저 불쌍
한 바바형제를 돕도록 합시다.
안 : 단,
김,박, 초보 : 단...?
안 : 저 형제를 일단 개종을 시킵시다..........
박 : 음........ 그럼 세례명을 뭐라 짓는게 좋겠소?
김 : 세례명은 너무 어려우니 그냥 어린 바바 로 부릅시다..
안 : 그게 좋겠군........ 하하, 형제, 형제는 이제 어린 바바요..
초보 : 아? 네네..........-_-;;
이리하여 디아를 퇴치하기 위해 퇴마사 일행은 카오스 생츄어리
로 향했다......--;;
박신부의 선행 II
카오스 생츄어리로 가기전에 우리는 각자 통성명을 했다.
박 : 나는 로마 교황청의 박신부라 하오. 자카룸 교회의 퇴마협조
를 요청받고,
이곳 디아블로 월드로 퇴마활동을 왔다오.
안 : 안집사라 하오. 엑소시즘이 주특기요.
김 : 본인은 심령부흥교회(--;;)의 김목사요. 안수기도와 심방이
나의 본업이오.
초보 : 저는 인천사는 김........
박 : 갈길이 멀고 할 일은 많으니 이만 자기소개는 마치고 어서 퇴
마 하러 갑시다.
안, 김 : 그럽시다
초보 : 헉!
안 : 뭐하오, 어린 바바 형제여? 어서 갑시다.
초보 : 네........ㅠ.ㅠ
불꽃의 강을 건너기 전에 바바의 전투력을 체크했다. 물론 퀘스
트 깨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바바라면 대충 장비가 짐작이 갔지만...
안 : 어린바바형제여. 그대의 전투력을 알아보고자 하니 저기서
한번 훨을 돌아보시오.
짐작대로 4명 방에서 몬스터를 잡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슴다. 칼
바바였는데 아무래도
칼 데미지가 200 전후정도인 것 같았슴다. 한참을 돌아서 겨우 몬
스터를 퇴치하고 오더니..
초보 : 아짱나여... 몬스터가 잘 안 죽어여..
박 : 어허!! 어린 바바 형제!! 품위 없는 언행은 삼가시오!!
초보 : 네..? 제가 무슨 잘못을 했나여...? 죄송해여. 제 아템이 넘
허접해서 사냥을 잘 못
하옵니다... 용서해주세요....ㅠ.ㅠ
안 : 우리가 몬스터를 잘 못잡았다고 나무라는 것이 아니오.
김 : 우린 이제 주님의 품안에 들어간 어린 양이오. 그렇기 때문
에 언행에 신중해야 하오.
박 : 화가 난다고 품위 없이 "아짱나.." 라던가 "스벌..." 이러면 안
되오.
초보 : 그럼여?....ㅠ.ㅠ
김 : 아버지.............
박 : 우리 신앙인은 모든 희노애락을 이 침통한 단 한마디로 표현
해야 하오.
"아버지..............."
안 : 기쁠때나 슬플때나 하느님 파더의 이름으로 표현해야 하오.
알겠소?
초보 : 넷!
김 : 그럼 한번 연습해 봅시다.. 아버지..........
초보 : 아버지..........
안 : 침통하게-! 아버지.......
초보 : 아버지.............
박 : 음.. 잘 했소. 앞으로도 자주 사용하시오...
초보 : 예..
대충 네티켓 교육이 끝나고... 앞으로의 퇴마활동계획을 세웠다.
김 : 음. 데미지가 안나오는 걸 보니 어린 바바형제가 아직 믿음
이 부족한 듯 하오.
형제는 그냥 우리 뒤에서 만세나 불러주오,
초보 : 알겠사옵니다....
안 : --;;; 흠.. 험.... 단, 그냥 만세만 부르면 신앙인으로서 뭔가
부족하니 만세삼창을
하기전에 꼭 이단어들을 끼워 넣으시오..
초보 : 어떤 걸요?
박 : 첫 번째 보기는 "성부, 성자, 성신~~" 마지막은 아멘이오....
김 : 위것이 맘에 안들면 "할렐루야, 임마뉴엘, 쿼바디스(-_-;;)"
마무리는 아멘이오..
안 : 돌아가면서 한번씩 다해보면 좋구...
초보 : 알겠사옵니다...
저멀리 일단의 마귀의 자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호흡을 가다듬
고 각자 전투
준비에 들어갔다..
박 : 이제 퇴마의 시작이군
안 : 어린 바바형제, 만세삼창을 하시오
초보 : 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