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을 접한지 어언 20년이 되는거 같습니다.
중국소설보단 한국형무협소설을 위주로 봤죠. 중국무협소설은 저보단 규환이가 빠삭하구요.
좌백의 <대도오>를 시작으로 한 신무협이 한번 포풍처럼 몰아붙이고, 그뒤 <묵향>과 <비뢰도>의 등장으로 또다른 스타일의 무협이 등장하면서 요즘은 퓨전도 나오고 아주 다양하게 나오고 있죠. 근데 그만큼 읽을만한 책들이 많느냐하면 그건 또 아니구요. ㅡㅡ
머 여튼...90년대 중반 신무협이 나오면서 여러 작가들이 등장을 합니다. 그중 90년대후반에 등장한 설봉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설봉은 등단시기도 늦지만 나이역시 꽤 늦은 나이에 데뷔한걸로 압니다.
설봉의 스타일을 한마디로 표현해보라고 하면..'스피드'입니다.
무협에서 스피드라함은 스토리의 스피디함과 문체의 스피디함을 말할 수 있을텐데요.
설봉은 후자에 속합니다. 물론 스토리의 진행속도도 만만치않게 스피디합니다.
근데 설봉은 이런 스타일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지요.
좌백, 풍종호, 백야...나름 쟁쟁한 작가들이 모두 스타일이 조금씩 변해가는데 설봉만은 변함이 없습니다.
99년에 시작된 전성기가 02년 사신으로 정점을 찍을때까지 필력도 대단했죠.
그이후론 약간 매너리즘같기도 해서 잘 안봤는데 올만에 신작을 보니 역시 이사람의 글은 보는 순간 설봉이다 라는 느낌을 주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젠 매너리즘이 아니라 장인으로 느껴지는군요..ㅎㅎ
가볍게 그의 작품들을 되새겨보면..
97년 - <암천명조>:데뷔작인데... 기억이 잘 안납니다. 그렇게 재미있다는 느낌은 없었죠.
<독왕유고>:사천당문의 수하가문에서 독왕이 나온다는 얘기인데.. 당문의 실험대상으로 독인이 되어버렸다가 독왕이 되는
주인공의 얘기죠. 이작품부터 설봉만의 스타일이 굳어지는것 같습니다.
98년 - <산타>:수박이 나오는 소설이죠. 먹는 수박이 아니라 손으로 싸우는 수박을 말합니다.ㅎㅎ
<천봉종왕기>:감여가(?)가 나오는 작품이죠. 땅을 보고 감을 기운을 잡아내는 그런 사람들의 얘기인데..무협소설로선 독특한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죠. 이때까지 보면 설봉이 이것저것 다양한 작품을 쓰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99년 - <남해삼십육검>:제목에도 나오듯이..남해, 해남도의 해남검문이 주무대가되지요. 앞의 작품들보다 그다지 재미있다라는 느낌
은 없습니다. 그럭저럭 볼만했던걸로 기억.
<수라마군>:갠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이작품부터 설봉의 필력이 절정에 달했다는 느낌입니다.
문둥병에 걸린 주인공이 살수로 키워졌다가 결국 자신을 키운 집단을 깨부순다는 전형적인 스토리인데,
예상외로 해피엔딩이기도 하고..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00년 - <포영매>:수라마군에 이어지는 또하나의 수작이죠. 가문을 일으켜세우기위해서 시대의 천재를 데려오는 여주인공.
그 천재가 원하는건 오직 한가지. 소림사의 백팔나한진을 격파하는것이죠. 물론 자기 혼자서.
그래서 여쥔공의 가문을 지켜주는 조건으로 여쥔공이 백팔나한진을 격파해야되는 조건인데...
결국 가문은 지켜지고, 여쥔공은 천재와 함께 소림사로 떠나죠....
02년 - <사신>:해마다 작품을 냈던 설봉이 2년을 쉬고 나옵니다. 그리고 그 기다림만큼 걸작이 나오죠.
어느사이트던 읽을만한 무협을 추천해달라고하면 늘 나오는 작품중 하나입니다.
이때 묵향,비뢰도의 영향인지 정통무협소설들도 장편이 슬슬 나오던 때였죠. 그 추세에 맞춰 설봉도 이 작품을
장편으로 냅니다. 12권인가 그렇죠. 하지만 1권을 보게되면 12권까지 죽 읽어버리게 됩니다.
몰입도 장난아니죠.
<추혈객>:사신에 이어서 나와서 그런지 별반 호응없이 들어간 작품이죠.
제목그대로 추적에 능한 주인공이 나오는 작품인데, 주인공이 장님이죠. 그리고 등에 아내를 업고 다닙니다.
아내가 병에 걸렸나 그랬던거같고... 머 암튼 겨우 다 읽긴했는데 사신의 후유증인지...보기 어렵더군요.
03년 - <대형설서린>:이작품부터 제대로 보질 않았습니다. 몇권 읽다가 말았는데 매너리즘에 빠졌다라고 생각하게 된 시기죠.
04년 - <사자후>:이건 아예 읽지도 않았네요.
06년 - <마야>:이것도 초반 두권 읽다가 내려놨습니다.
09년 - <환희밀공>:이건 아예 안봤네요..ㅡㅡ
10년 - <패군>:최근 빌려서 보는 책인데... 올만에 봐서 그런가 재미있더군요..ㅎㅎ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정말 많은 작품을 썼습니다. 좌백이나 풍종호같은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진짜 다작이라고 할만한 수준이죠.
작품마다 모두 퀄리티가 뛰어난건 아니지만 일정 이상의 재미를 보장해줍니다.
03년부터 안본 책들이지만 이책들도 1권만 보면 정말 흥미진진하죠. 시작해서 몰입하게 만드는건 참 뛰어납니다.
설봉의 가장 큰 특징은 문체입니다.
작가들마다 자신만의 특유의 문체가 있는데, 설봉은 상당히 딱딱한 스타일이죠. 그러다보니 글 자체에서 속도감이 생겨납니다.
앞에 말한 '스피드'라는게 여기서 생겨난거죠.
그러다보니 글 자체에서 긴장감이 생겨나게 되고, 사건을 표현해도 여유있게 보기보단 긴장감 넘치게 보게 됩니다.
그리고 글 자체가 약간은 추리형태의 느낌을 갖습니다. 스토리 자체가 추리라기고보단 어떤 현상에 대해서 주인공이 추리한것을
풀이해주는데 그걸 읽다보면 자연스레 그 긴박감에 같이 빠져들게 되는거죠.
설봉의 소설은 읽다보면 좀 피곤하기도 한데.. 주인공이 여유있고 최강자로서 쉽게쉽게 싸우는게 아니라, 언제나 죽음 직전에 다다르고 항상 무언가에 쫓기고, 하루도 편하고 쉽게 대결하는적이 없지요. 그렇게 너무 치열하게 쓰다보니 보는 독자들도 피곤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다 읽고나면 허탈하고 그래서 두번 보기가 어렵죠.
좌백이나 용대운같은 작가들의 작품은 두세번, 많은건 10번가까이 읽은 작품들이 있는데 비해, 설봉의 작품은 수라마군, 사신만 두번정도 본거같네요.
'대가'라고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한 뛰어난 작가임엔 틀림없습니다.
추천작은 <수라마군>, <포영매>, <사신>입니다. 그외의 다른 작품들도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합니다.
하지만 이 세작품이 가장 뛰어나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첫댓글 저중에서 읽은것은 한권도 없네요 ㅋㅋ 제목을 들어본건 사신,대형 설서린, 마야정도이고여 저도 무협지를 읽은지가 대략 20년정도되는데 한동안 퓨전에 빠지다가 요즘 다시 정통 무협이 더 잼있는거같습니다.^^ 요즘 읽는거는 군림천하 정도? 정말 명작이죠 ㅎㅎ
군림천하 정말 재밌죠..한 세번은 봤나부다..
진삼월 ㅎㄷㄷ.... 너무 늦게 나와서 안본지 2년은 된 거 같은데 아직 몇권 안 나왔을 듯 해요..^^;; 많이 나오면 몰아봐야지 ㅋㅋㅋㅋ
고등학교때 용돈 아껴가면서 김용의 영웅문 녹정기 천룡팔부 소오강호등 양우생의 명황성 승천문 화청지 등 여러가지를 사모았는데 군대가기전에 다 팔아버렷습니다. 지금까지 갖고있었으면 레어템이라 100만원은 넘었을거같은데 아쉽네요 예전향수로 다시 김용작품을 사모으고 있는데 옛날만큼 감흥은 안납니다.^^
헐......ㅜㅜ 나한테 파셨으면......ㅜㅜ 녹정기랑 소호강호 명황성은 정말 소장하고 싶었는데........ㅎ
옥션뒤지셔야죠 ㅎㅎ 명황성은 몇년전 운좋게 재고판으로 구입했습니다. 근데 그것도 두번샀어요 군대가기전에 팔아서....ㅡㅡ 양우생은 아무래도 화청지하고 백발마녀전이 정말잼있었습니다.
전 강호삼녀협하고 명황성 1,2,3부, 무당제일검을 좋아합니다..ㅎ 화청지는 아직 못봤고요, 백발마녀전은....장국영 임청하 주연의 영화는 제 페이버릿인데......소설은 좀 지루한 감이 있더군요.......ㅎ
예전에 무협하구 판타지에 거의 빠져서 엄청 읽었는데 요즘은..... 별로 안 읽에 되었네요.. ^^;;산타도 많이 들었고 용대운 작가의 작품도 군림천하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하구요....... 음 다른 왕시리즌가 그것도 다 읽은거 같습니다. 좌백작가는 화기린인가? 설서린인가? 뭐 그거 읽었는데 재미있었는데 야광충은 너무 어렵더라구요... ㅋㅋ 백야작가는 그 천하공부출소림인가 무무진경 찾는얘기 재미있었구요. 그거하고 이어지는 스토리로 2개정도 나온걸로 아는데 다 재미있었습니다.
글구 중국쪽으로는 영운문 세 이야기 다 재미있있구요. 특히 영운문은 초등학교 3학년인가 이떄 읽은거라서.. ㅋㅋㅋ 한 2년전인가 다시 읽었는데 재미있더라구요. 개인적으론 첫번째 이야기가 제일 마은에 듭니다. 곽정하고 황용 러브스토리...... ㅋㅋㅋ 녹정기는..... 너무 ㅎㄷㄷ 해서 다 읽지 못했어요. 뭐 고룡작가님 작품도 몇 개 읽었는데 진짜 아쉬운건 무슨 작품인지 제목은 잘 기억 안나지만 백수4명이 모여서 사는 특별하고 신선한 내용 이였는데 인터넷에선 끝이 없더라구요..^^;;
고룡 작품도 괜찮은게 많죠..^^ 지금 말씀하신 내용은.......잘 모르겠는데.......대표적으로 절대쌍교가 있고, 무림외사, 유성호접검, 초류향전기, 육소봉전기등등.......아 다 명작이네요.....ㅋㅋ
고룡은 워낙 다작을하기도했고 자신이 안쓴소설도 많아서 잼있는것도 있고 잼없는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바람님이 말씀하신 작품 전부 잼있어요 저도 날잡아서 도서관가서 다시 빌려봐야겠어요 특히 절대쌍교는 다시보고싶어요 ㅎㅎ
사람마다 취향이 다 틀린가봅니다. 저는 2부인 신조협려가 가장잼있었고여 그담에 천룡팔부 소오강호 녹정기는 좀 잼있다 없다를 평하기가 뭐했어요 (진짜 취향일듯)
육소봉 전기하고 초류항 전기는 진짜 재미있었습니다.
좌백이면 <혈기린외전>이죠. 명작입니다. 1,2부와 3부간의 차이가 좀 나죠. 글쓰는 스타일이 변해서 1,2부와 3부의 맛이 좀 다르게 느껴지죠. 야광충은 제가 젤 좋아하는 작품인데 그리 어렵진 않은데..ㅡㅡ;; 백야도 글솜씨는 예술이구요. 천하공부출소림 정말 재미있죠. 용대운 왕시리즈면 검왕, 권왕, 도왕등이 있죠.
아 맞다 혈기린외전 이죠 ㅋㅋㅋ 야광충은 제가 그거 5권 다 빌려놓구 며칠 놀려둬서 3권까지 읽고 돌려준 기억이........ 천하공부 출소림 후속 비슷하게 살수전기인가? 유마 주인공으로 나온것도 재미있어요. 그거 말고 또 하나 더 있죠. 왕시리즈는 다 재미있게 봤어요 용대운 작가님은 거의 다 재미있더라구요.
무협소설 끊은지 3년이 넘었는데......ㅎㅎㅎ 그건 그렇고 포영매가 설봉 작품이었군요......ㅎ 군대에서 그냥 우연히 발견해서 읽었던 책인데....지금까지 내용이 생생하게 기억나는걸로 봐선 괜찮았던 작품이었던듯.......ㅎㅎㅎ 음.....수라마군도 읽어볼까? ㅋㅋ
수라마군..난 정말 괜찮게 봤음.
난 남해삼십육검 재미있게 봤는데?...나도 나름 설봉작품이 맘에 든다고 생각했었는데..은근히 못본게 많네~
저도 갠찮긴했어요. 근데 다른 작품들에 비해 좀 몰입도는 떨어지더군요.
제가 무협지를 처음 접한것은 고등학교 2학년때였는데요, 그전까지는 저런거 왜 읽나 했는데...친구가 빌려온 무협지를 읽으며 시간가는줄 모르고 수업시간에도 계속 읽었었죠.. 그때 무협지 이름이 '백의서생' 이었는데요, 이 이후로 무협지 잘 본것 같은데 그런 작가들까지는 잘 모르는데 느림보님은 정말 대단하시네요 ㅎㅎ
백의서생이면..서효원인가요? 헷갈리네.
허..느림보는 바둑. 음악, 야구,무협소설까지.. 취미와 관심분야가 다양하구나......
중국형무협소설에 곤륜이라는책도 읽어볼만 하실꺼에요
저도 무협 소설은로 읽어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결혼 초에 남편이 중국 무협 비디오 시리즈를 빌려 온적이 있는데...
둘이서 이틀동안 꼬박 본 기억이 남네요.
<신의천도룡기>
재밌었어요. 책으로는 읽어 본적이 없지만, 언젠가는 꼭 읽어 보리라
의천도룡기...94년 버전은 아닐것이고......2003버전이거나 2009 버전이겠네요...워낙 명작중의 명작이다 보니 리메이크에 리메이크를 거듭한 작품이죠..^^ 개인적으론 2003버전을 좋아합니다...장무기 역의 소유붕도 좋거니와....조민 역의 가정문은.....정말 나이를 무색케 하는 미모죠..^^ 주지약 역할의 고원원도 중국내 톱스타고...각색을 많이했던 94버전보다는 원작에 충실했던 점도 좋았고요..^^ 2009버전음 저도 못봐서 모르겠습니다..ㅋ
저는 이연걸이 장무기였던 의천도룡기를 좋아합니다. 장삼풍 역할에 홍금보라는게 조금 깼던 기억이.
저에겐 그저 .. 미지의 언어뿐
짱님 보시면 중독 되요..... 이왕이면 보지 마시길... ㅋㅋㅋㅋ
요즘은 학사검전에 다시 빠져 있습니다. 특별히 작가를 가리진 않지만 태어나자마자 기연을 만나고 10살쯤에 절대고수가 되고, 하늘을 날아다니고, 수십명의 여자를 두루섭렵하는 이런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면 보는것 같군요.
학사검전은 살짝..용두사미가 될 삘이 느껴지고 있는...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