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전혀 계획에 없던 여행이었다.
금욜날 밤 애들 고모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토요일 아침 우리집은 불난 호떡집이었다. 전화내용은 토욜 아침에 속초로 여행을 가는데 기분전환도 할겸 같이 가자는 거였다. 마침 신랑은 출장중이었고 아버님두 어쩐일로 흔쾌히 승낙을 하셔서 갑자기 여행준비를 하게 된것이다.
애들 학교 담임 선생님께 전화해서 학교 결석사유 말씀드리고, 작은넘 샘님은 전화연결이 안돼서 알림장에 직접 장문의 편지를 써서 학교 보내놓구(작은넘은 학교에 가서 편지만 보여주구 곧바로 돌아왓다) 여행가방 싸기 시작......
아버님 드실 반찬 대충 챙겨놓구.... 우유, 쥬스, 빵 등등 아버님 간식거리도 챙겨놓구 옷가지며 세면도구 수영복에다가 (주목적지가 설악 워터피아였다) 혹시 눈썰매장이라도 가게 될까바 장갑에 모자 스키바지까지 싸놓구 나니까 10시....
집에 도착한 고모네 식구들과 짐보따리를 챙겨서 출발햇다....
졸면서 음악 들으면서 애들과 게임하면서 4시간만에 콘도에 도착...방에 가방만 던져놓구 워터피아로 향햇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한겨울의 노천온천탕에 몸을 담구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영하10도의 날씨 속에서 젖은 머리카락에는 얼음이 달리구 코잔등에서는 땀이 나구, 몸은 노곤~노곤~ 해지는 그 기분..... 정말 환상적이었다.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아 여유로움 속에서 따뜻한 풀에 몸을 누이고 수영도 즐기구 밤하늘에 별을 보면서 노천탕에 앉아 잇으니 세상 만사가 다 잊혀지고 뜬구름위에 앉아잇는것 같았다.
뜻밖의 여행에서 이런 여유로움과 행복을 맛보다니..... 정말 색다른 맛이엇다.
오늘은 일요일... 느긋한 아침을 먹고 동해바다로 향했다. 강릉에 고모부 친구가 있다고 해서 사천 진리라는 곳의 바다를 찾았다. 가는 길에 펼쳐진 절경들. 한 쪽엔 웅장한 겨울 설악이 다른 한 쪽엔 짙푸른 바다와 하이얀 파도. 그 곁에 서니 내가 산이 되고 바다가 되고 있었다.
파도가 밀려오는 곳에서 소리를 지르며 신나는 아이들. 그림처럼 펼쳐진 겨울바다. 그리고 갈매기. 발이 그자리에 붙어버렸으면 하고 바랄수밖에 없었다.
고모부 친구 덕분에 양미리와 가리비를 실컷 구워먹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재촉해서 설로 돌아왔다. 잠깐의 뜻하지 않은 여행이 이렇게 많은 즐거움과 행복을 주리라고는 생각지 못햇는데... 그래 이렇게 살면 되는거야. 이런 행복과 여유속에서 감사하고 사랑하면서....신랑과 함께 하지 못한게 아쉽긴 했지만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풍금방 여러분, 부럽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