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수필>
- 벽화 "쫓기는 사슴" -
권다품
"어느 부자집에서 파티가 열렸습니다.
술을 나르던 하인이 포도주잔을 깨트리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그만 깨끗하게 수리가 끝난 벽을 얼룩지게 만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주인은 심한 꾸중과 화를 내고는 손님들을 데리고 사냥을 가버렸습니다.
그때 한 손님이 자기는 집에 남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안절부절 못하는 하인을 위로한 후, 갑자기 붓을 꺼내더니 얼룩진 곳을 중심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냥을 마치고 돌아온 주인을 깜짝 놀랐습니다.
얼룩진 벽은 간데 없고, 그 자리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벽화가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그 그림은 '쫓기는 사슴' 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어느 선배님께 글을 받았습니다.
세상에 허물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과연, 당신은 얼룩도 없고, 허물도 없이 깨끗할까요?
혹시, 허물이 없는 척 하고, 깨끗한 척 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더 다른 사람의 허물을 지적하며 흉까지 보는 것은 아닐까요?
깨끗한 척 하며 감추고 가식을 떤다고 정말 아무도 모를까요?
언젠가는 드러나지 않을까요?
당신의 그 가식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까요?
'너도 허물이 있으면서 남의 허물만 보이니?'라는 생각은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가식적으로 사는 사람이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것일까요?
그렇게 감추고 산다고, 사람들이 당신을 참 깨끗하다고 생각할까요?
당신이 남 허물을 지적하고 흉을 볼 때, '네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보는데...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까요?
당신 허물을 까발리는 사람이 없다고, 사람들이 정말 당신의 허물을 모르는 것일까요?
나는, '다른 사람의 허물을 말하는 사람의 입에는 언젠가는 내 이름도 오르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일까요?
작고 큰 차이일 뿐, 허물 없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어차피 지울 수 없는 허물이라면, 힘들게 감추는 것보다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 해 보면 어떨까요?
'쫓기는 사슴'이란 그 벽화처럼....
2024년 4월 10일 오전 10시 38분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