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SD&mid=tvh&sid1=126&sid2=371&oid=055&aid=0000323336 ‘골프 신동’으로 불렸던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5)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니 리(이진명)는 6일(한국시간) 미국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올드화이트TPC(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13언더파로 데이비드 헌(캐나다) 등 4명과 연장전에 돌입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18번홀(파3)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 경기. 버디를 낚은 대니 리와 헌은 파를 한 케빈 키스너와 로버트 스트렙을 따돌렸다. 대니 리는 17번홀(파5)에서 이어진 연장 두 번째 홀 경기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3온에 성공한 뒤 버디 퍼트를 핀 30cm 옆에 잘 붙여 파를 기록했고 보기에 그친 헌을 따돌렸다. 대니 리는 8살 때 뉴질랜드로 이민간 교포다. 티칭프로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이듬해부터 골프를 시작해 어릴 적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골프 신동’으로 불렸다. 그는 리디아 고보다 먼저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린 뉴질랜드 출신의 아마추어였다. 2008년에는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18세 1개월의 나이로 우승했다. 당시 대니 리의 기록은 타이거 우즈(미국)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당긴 것으로 큰 화제였다. 위풍당당하던 대니 리는 2009년 2월 유러피언투어 조니워커 클래식에서 18세 213일의 나이로 정상에 오르며 유러피언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도 세웠다. 아마추어 랭킹 1위로 그해 마스터스까지 밟은 그는 폭발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프로로 전향했다. 하지만 프로 전향 후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2011년 2부인 웹닷컴 투어에서 우승컵을 차지했을 뿐이다. 97번의 PGA 투어 대회에서 2014년 푸에르토리코 오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올 시즌에는 OHL 클래식 공동 3위가 최고 기록이었다. 그러나 톱10에 3번 드는 등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준 끝에 98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컵에 키스했다. 대니 리는 “그 동안 우승 문턱에 가까이 갔는데 이제야 결실을 맺었다. 정말 놀랍고 비로소 우승 맛을 알 것 같다”고 가슴 벅찬 소감을 밝혔다. 대니 리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120만6000달러(약 13억5000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또 가장 좋아하는 코스인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16일 개막하는 디 오픈 출전권도 확보했다. 대니 리는 한국계로 케빈 나, 앤서니 김, 존허, 제임스 한에 이어 다섯 번째 PGA 투어 우승자가 됐다. 한국 국적의 선수가 PGA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최경주와 양용은, 배상문, 노승열 등 4명이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에 올라 한국인 다섯 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박성준은 최종일 5타를 잃고 6언더파 공동 37위로 밀려났다. 1타 차로 공동 선두를 추격했던 노승열도 공동 37위로 대회를 마쳐 상위 12명 중 디오픈 출전권이 없는 4명에게 주는 디오픈행 티켓 확보가 물거품됐다. 타이거 우즈는 최종일 다시 3타를 줄이는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며 최종 합계 7언더파 공동 32위를 차지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사흘 동안 언더파를 치면서 디오픈을 앞두고 자신감을 다소 회복했다.
그린브라이어클래식에서 생애 첫승을 거둔 대니 리는 아마추어 시절 잘 닦인 아스팔드 위를 달렸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2009년 프로 전향 뒤 2012년 PGA 투어 시드를 잃는 등 가시밭길을 걸었다. 대니 리는 "코치를 100명은 바꾼 것 같다. 정말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 덕분"이라고 감격에 겨워 했다. 다음은 대니 리와의 일문일답. ▲ 우승 소감은? "13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뒤 굉장히 긴장됐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고 호흡을 하면서 침착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18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섰을 때는 준비가 됐다는 기분이 들었고, 정말 이길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생겼다. 첫 번째 연장전 때 7번 아이언 티샷을 잘 친 것 같다. 약간 짧았지만 최종 라운드 18번홀 때와 같은 퍼트였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잘 알고 있었다. 그대로 집어넣었고 감탄사가 나왔다." ▲ 캐디가 연장전에 들어가기 직전 18번홀 티잉 그라운드 근처의 소원을 비는 연못에 종이를 넣었다고 하는데? "연장전을 치른 선수들 이름을 종이에 썼고, 캐디에게 부탁해 그 종이를 연못에 넣었다. 그랬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코치를 비롯해 스윙까지 전부 바꿨는데 이제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한 100명의 코치는 바꾼 것 같다. 그러다 드루 스텍켈이라는 새로운 코치를 만났는데 삶에 큰 변화가 생겼다. 10대 때는 내 스윙에 전혀 만족하지 못했고 타이거 우즈나 저스틴 로즈같은 스윙을 하길 원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내 스윙이 과거에 비해 훨씬 좋아졌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 언제부터 그와 함께 호흡을 맞췄나? "3월 초 열린 푸에르토리코 오픈 직후였다. 2위를 하긴 했지만 제대로 스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를 만나 스윙 교정을 시작했다. 그동안 대체로 경기를 잘 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우승을 할 만큼 잘 하지는 못한 것 같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잘 풀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드라이버, 아이언 모두 좋았다. 올해 들어서는 퍼팅감도 좋았기 때문에 자신있었다.” ▲ 올 시즌에 출전 가능한 거의 모든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데 힘들진 않나? "골프를 하면서 힘들다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다. 내 직업이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너무 좋아한다. 매주 나와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즐겁다. 가능한 모든 대회에 출전한 이유는 올해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출전 자격을 얻기 위해서다. 내가 태어난 한국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 이번 우승으로 디오픈 출전권을 받는 등 삶을 바꿀 수 있게 됐다. "사람들이 왜 삶을 바꿀 수 있게 됐다고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출전 기회를 얻게 돼 매우 흥분되는 것은 사실이다. 언제나 꿈이었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플레이하게 돼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빨리 그 시간이 오면 좋겠다. US오픈은 나에게 좀 힘든 대회였는데 디오픈에서는 훨씬 더 나은 성적을 내면 좋겠다." ▲ 몇 년 전 슬럼프를 겪었을 때는 오늘처럼 우승 트로피를 옆에 두고 기자 회견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없었을 것 같다. "3년 전인 2012년에 PGA 투어 카드를 잃었다. 스윙을 바꾸면서 최악의 경기를 했다. 너무 생각이 많아서 어떻게 공을 쳐야 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퍼팅도 안 됐다. 그러나 부모님이 지원과 응원을 보내주셨기 때문에 다시 일어서기 위해 계속 도전했다. 부모님이 아니었더라면 오늘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것이다." ▲ 뉴질랜드 국적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났는데. 최근 한국 출신의 젊은 선수들이 잘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다들 열심히 운동을 한다. 한국에도 뉴질랜드에도 재능있고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많다. 미국에 오고 PGA 투어 카드를 획득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더 많은 뉴질랜드와 한국의 젊은 골퍼들이 와서 경험하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