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 노래.풀장의 함성
물에서도 빤스가 닳을까
아니면 느러진 허리 고무줄이 벗겨져 떠내려 갈까
고심하던 때가 있었으니
1960년대다.
빤스를 잃어 강언덕을 벌거승이로 가게될까
노심초사하며 벌거벗고 수영하던 때를
아득히 뒤로하고
이제 고급 튜브에 산뜻한 풀장안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오색 안전조끼와 멋진 수영복으로
치장한 채 부모들 주시속에 한 여름 더위를 즐긴다.
뭣이 급해 시간은 속히도 가는지
이제는 울타리밖에서 참관자가 되어
옛날 강물살에 잃어버린 신발을 찾느라
고생고생하던 일들을 추억하니
지금의 풀장안 아이가 행복하냐
강변의 벌거숭이 멱감던 아이가 더 자유더냐?
하는 우문이 다가선다.
이제 부처님의 변하고 변해 속히도 사라져
남음이 없는 해탈로 간다는
색즉시공을 음미하며
아이들 함성을 듣는다
드넓은 허공의 흰구름을 올려다 본다.
땅에서는 아이들 법석
하늘에는 흰구름 무희
님께서 고행시에는 보고 듣는 오관을 닫고 계셨는데
함성을 듣고 백운을 보는 지금 또한 무애의 시간이라
걸림이라 생각하면 넘어짐이요
깨달음이라 생각하면 곧 해탈이니
보고 듣는 일체가
무심이요 무주라
간곡히도 일러주신 님의 사자후를 되새기며
오색 미끄럼틀과 함께 탄 원두막보트를
보고 또 뒤돌아 보니
강변의 멱감던 시절 영상이 필름처럼 돌아간다.
동심의 노래,풀장의 함성
덮다 덮다 하지만
매미노래 드높게 울리고
탄다 탄다 하지만
이른 가을 잠자리 날아다니는 오후
동심이 불심이요,풀장이 회상이니
시끌뻑적 떠들며 웃는 그 곳이 안락처요
물튀고 분수솟는 그 곳이 해탈처다.
님을 찾아 험한 길 떠나는 선재동자처럼
하시 하처 그 모든 시공이
부처님 세상이요,나의 안락처다.
불기 2568.7.26 04:04
※ 화엄경과 선재동자 ㅡ화엄이란 생명존엄이요,어울
림이요 곧 소리요,시각이다. 화엄이란 오온 그대로
부처님뜻임을 새기는 일이요,어느 하나 버릴것 없는
충만과 자유다. 선재동자란 순례요,만행이다.일체처에
스승의 존재를 깨닫고,일체시가 불보살님이 주신 구도
와 축복의 시간임을 아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