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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실제 범죄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허구를 가미해 재구성했습니다."
에피소드 4. [BJ 살인 생중계 - ⑤]
S# 41. 국과수.
이 검시관이 유 형사를 맞이 한다.
이 검시관 왔어. 니코틴 중독이야
유 형사 예? 작년 내연남과 짜고, 남편을 니코틴 원액 중독으로 살해한
그 사건처럼요?
이 검시관 (고개를 끄덕이며) 응.
그때는 치사량이 1.95㎎/L,
이번은 치사량이 3.63㎎/L의 니코틴 중독,
작년 그 사건 후에,
식약처에서 니코틴 원액 해외 직구 금지하지 않았어?
유 형사 예. 그러기야 했죠.
그런데 요즘 해외 수입유통 채널이 좀 다양해요?
마음 먹고 달려 들면, 못 구할 것도 없죠.
이 검시관 허기사,
평택항을 통해서 중국에 드나드는 전문 보따리상만 4~500 명이니.
유 형사 (시신 부검 결과서를 보며)
그럼 이번이 국내에서 일어난 두 번째 ‘니코틴 중독살인 사건’ 인가요?
이 검시관 내가 알기론 그렇지 아마.
내가 처음 니코틴 중독 살인을 접한 게,
일본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에서 였는데,
만화나 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니. 기가 막히지.
유 형사 그 외에 약물이나 다른 독성 성분은요?
이 검시관 다른 건 깨끗해.
참 작년 ‘남편 니코틴 살인 사건’은 수면제 성분이 ‘졸피뎀’이 검출 됐었지.
유 형사 예. 그래서,
‘졸피뎀’이 부인을 의심할 수 있는 단초였죠.
외부 침입이나 외상 흔적도 없었고, 특별한 사인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오씨는 평소 건강관리에 철저한 사람이었죠.
더군다나, 담배를 전혀 안 피우던 사람의 몸에서
‘니코틴’ 치사량이 검출됐으니깐요.
이 검시관님의 ‘개 실험’ 아니었으면, 그 사건, 완전 범죄로 묻힐 뻔 했죠.
이 검시관 그래. 기억난다.
그때도 유 형사였을 텐데. 사망한 남편 오 씨가 비흡연자라고 말한 사람이?
유 형사 예. 맞아요.
그때 검시관님이 저보고 ‘개 실험’하는데 와서 참관하라고 전화주셨잖아요.
이 검시관 맞다. 기억난다. 그때 자기 안 왔지?
왜 안 왔어?
유 형사 예. 다른 사건 때문에 못 왔죠. 바빠서.
이 검시관 그래. 그 ‘개 실험’ 할 때,
내 기억에, 우리 팀 3 명 하고, 어느 방송국 작간가 있었던 것 같은데,
뭐 어쨌든 간에
니코틴이 너무 자극성이 쎄서 먹지 못하지 않겠나 생각했지.
그래서, 피해자가 직접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우선 판단해야 할 거 아니야?
유 형사 그렇죠.
이 검시관 (회상하며)
그래서 원액을 희석을 했지. 아주 많이.
그리고서는, 이쑤시개로 콕 찍어서 혀에 넣어 봤지.
처음에는 타는 듯한 기분이고,
니코틴 원액은 무색 무취하니깐,
한 오 분 지나니깐, 침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 거야.
별거 없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왜냐면, 내가 담배를 많이 피워도 침 많이 나오고 그러니깐,
근데, 웬 걸 15분, 20분 지나니깐,
야~ 구토가 나오기 시작하는 거야.
갑자기 내가 씨발 지독한 포르말린 냄새 맡으며,
검시관 생활 15년 만에 이러다가 골로 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유 형사 그때, 무슨 생각 드셨어요?
이 검시관 뭐, 딸들 하고, 낚시 생각 들었나.
유 형사 형수님은요?
이 검시관 몰라 씨발.
그래서, 니코틴을 얼마나 먹여야 죽는가가 문제잖아.
사람 몸무게 KG당 원액 양의 상관 관계를 따져야 하니깐,
개 다섯 마리로 니코틴 양을 달리 하며 실험했지.
치사량이 넘으니깐,
개가 파르르 떨면서 숨이며 다 끊어 지더라고.
그 실험 생각하면.
참. 살인한 부인하고, 내연남은 어떻게 됐어?
유 형사 2심 까지는 둘 다 무기형 받고요.
둘이 상고해서,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에요.
이 검시관 일반인들조차 기상천외한 살인 방법들을 고안해내고 있으니.
큰일이다. 큰일.
S# 42. 강력 1팀.
유 형사로부터 국과수 부검 결과를 듣고,
강력 팀장 택배로 배달된 라면과 박스에서는 뭐 좀 나왔어?
유 형사 DNA는 물론, 쪽지문 하나조차 안 나왔습니다.
강력 팀장 박 형사.
우체국과 택배회사는?
박 형사 그게, 우체국은 자기네 소인 도장이 아니라고 하고요.
그런 번호의 지역 소인이 아예 없다고 하더라고요.
택배회사도 이런 양식의 발송장을 안 사용한다고 하고요.
둘 다 정교하게 위조한 겁니다.
택배회사 직원 말이, 어떤 놈인지 얼굴 좀 보고 싶다고.
자기도 감쪽같이 속을 정도로 위조를 잘 해서.
그리고,
날먹팬이 먹은 라면은
원래 ‘액상 스프’가 따로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이랍니다.
강력 팀장 음~, 김 형사는?
김 형사 학인해 본 결과,
날먹팬에게 사연을 보낸
청주 흥덕구 복대동에 산다는 여고2 이소은은, 없었습니다.
흥덕구 비하동에 고2 이소은이 살고 있는데,
그 친구는 남동생이 없고, 아버지는 차가 없고요.
그리고 이거.
김 형사가 뉴스 기사를 출력한 종이를 건넨다.
강력 팀장 연합뉴스,
‘43년만의 최악 봄철 물난리…청주 석남천 주민들 "공포의 휴일"’
김 형사 이소은이 날먹팬에게 보낸 사연이라는 것이
연합뉴스 기사를 발췌해서, 보낸 겁니다.
강력 팀장 뭐?
김 팀장이 연합뉴스 기사와 이소은이 보낸 사연을 번갈아 가며 훑는다.
강력 팀장 이 새끼 봐라.
유 형사 범인이 시간과 공을 들여서 일 처리를 매우 꼼꼼하게 했습니다.
강력 팀장 (수긍하며) 응.
범인은 왜 이런 짓을 했을까?
이 정도면, 유 형사 말마따나, 살인에 엄청 정성을 들인 건데?
이렇게까지 하는 놈은 드물거든.
원한? 금전 관계?
유 형사 아무래도 (말을 꺼내려다가 만다)
S# 43. 경찰서 휴게실.
점심을 먹은 강력 1팀원들이 커피를 마시고, 장순경과 김순경도 휴게실로 들어 온다.
박 형사 장 순경. 점심은 맛있게들 먹고?
장 순경 예. 요즘 ‘날먹팬 니코틴 살인사건’으로 인터넷 포털이 날리던 대요?
김 형사 (얼굴을 찡그리며)
포털만 난리가 아니라, 위 분들도 난리야.
미치겠다.
박 형사 난 BJ들이 그렇게 수입들이 좋은 줄 이번에 알았네.
김 순경 안 그래요. 박 형사님.
제 고등학교 친구 중에 전문 ‘뷰티 BJ’로 뛰어든 애가 있는데,
구독자 수가 34만 명인데도,
월 수입이 100도 안 돼요.
박 형사 오~ 그래? 34만 명씩이나 방송을 시청하는데도?
장 순경 여기도 ‘부익부 빈익빈’ 이에요.
톱 클래스 빼고는 뭐 그닥.
박 형사 김 순경, 그 BJ하는 친구 좀 만날 수 있을까?
아무래도 BJ라는 직업이 생소해서.
김 순경 예, 그러세요. 제가 지금 전화해 볼게요.
김 순경이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통화 중에.
김 순경 박 형사님. 저녁 9시에 방송 끝나고 시간 있데요.
박 형사 오케이. 김 순경. 9시 반에 만나는 걸로.
김 순경이 친구와 만날 장소는 정하고.
김 순경이 통화를 마치고,
김 순경 예. 홍대 입구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박 형사 좋아. 장 순경도 약속 없으면, 이따 같이 가든가?
장 순경 예. 저도 BJ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았는데.
박 형사 응. 저녁에 이 멤버로 만나는 걸로?
우리는 내려갈게.
두 형사가 마시던 커피를 갈무리하고, 휴게실을 나간다.
S# 44. 홍대 입구 카페.
네 사람이 기다리며 커피를 마시고, 잠시 후에 김 순경의 친구가 카페에 들어 온다.
김 순경 영숙아! 여기!
김 순경이 친구가 앉자, 세 사람을 소개하고 인사를 나눈다.
김 순경 영숙아. 요즘 구독자가 꽤 늘었더라?
나 바쁘지 않으면, 빼먹지 않고 너 인터넷 방송 보고서 댓글 달아.
BJ 코코 땡큐. 그렇긴 한데, 아직도 수입은 별로야.
겨우 지난 달부터 100 넘었어.
김 순경 아이고, 힘들구나.
BJ 코코 남들은 말 꽤나 할 줄 알고, 말하는 것을 즐긴다는 이유만으로
쉽게들, BJ라는 일에 뛰어들 드는데,
거짓말 약간 보태서,
방송국 하나 운영한다고 보면 돼.
BJ 코코가 가져 온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BJ 코코 방송 기획단계에서부터
아이템 선정, 방송 구성, 진행 콘티 작성, 화장품 선택, 메이크 업 순서 등
방송 제작의 처음에서 끝까지 ‘1인3, 4각’이야.
남들은,
1인 인터넷 방송이라고 우습게 보지만,
일일이 화면 속 BGM과 상황 설정, 타이밍 등을 맞춰가며
써야 되는 멘트를 준비하고,
실시간으로 채팅창을 보면서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별풍선을 많이 날려 주는 고객 이름은 기억했다가,
방송 때마다, 반드시 호명해 주어야 해.
별풍선이 ‘돈’ 이니깐.
장 순경 BJ는 어떻게 하시게 됐어요?
BJ 코코 2년 전에, 친구랑 같이 시작했는데 작년에 친구는 결혼하고
그 뒤로 제가 도맡아서 하게 됐어요.
박 형사 혹시, 날먹팬 BJ를 아시나요?
BJ 코코 예전에, 저희 플랫폼 방송국에서 하는
‘BJ 마케팅 세미나’에서 한 번 본 적 있어요.
먹방계에서는 톱 클래스여서
김 형사 BJ들의 수익 구조는?
BJ 코코 저희 주 수입원은,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별풍선’이에요.
저의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팬심’으로 보내주는 별풍선.
1개에 110원으로 10개 단위부터 구입할 수 있어요.
휴대폰 결제는 월 50만원, 계좌이체는 1일 100만원까지 가능하고요.
또 신용카드는 한도 내에서는 얼마든지 결제할 수 있어요.
별풍선 수익의 60~70%가 바로 저와 같은 BJ에게 돌아가고,
저는 그것을 환전해서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거죠.
네 사람이 넋을 잃고서, BJ 코코의 말을 계속 청취한다.
BJ 코코 일부 청소년 팬들은 BJ를 향한 열렬한 '팬심'으로
심지어 한 달에 수백 만~수 천만 원어치의 별풍선을 사기도 해요.
최대 1개월 내 구입한 별풍선을 환불할 수 있지만,
일단 BJ에게 별풍선을 보내면 환불되지 않는 맹점을 이용해서,
일부 그릇된 BJ는 팬심을 악용해 청소년들의 무차별적인 결제를
유도해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막 크기 시작한 ‘BJ 생태계’도 망가트리고 있죠.
네 사람은 정신없이, BJ 코코의 말을 열심히 귀 담아 듣는다.
BJ 코코 유튜브 같은 경우는,
수입이 크게 영상 스트리밍 광고 수익하고 기업의 협찬 광고 수익으로 구성되는데
크리에이터의 구독자 수가 많고 영상 조회수가 높을수록
기업의 협찬 광고도 늘어나게 되는 구조죠..
일례로 자신의 수입을 공개한 유명 크리에이터 김이브는
협찬 광고 단가만 최소 2000만원.
여기에다 구독자와 조회수에 따른 스트리밍 광고 수익까지 포함하면
유명
유튜버의 연 수입은 억대를 넘어가요.
네 사람은 일제히 ‘와’ 소리를 입 밖으로 내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