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가 5:2에서는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영원에 있느니라”라고 말씀하면서 메시아가 베들레헴에서 태어날 것을 예언했습니다. 그렇지만 요셉과 마리아는 갈릴리 나사렛이란 곳에 살고 있었습니다(4절). 그런데 그 당시 로마 황제이었던 가이사 아구스도(Caesar Augustus)는 로마의 통치 아래 있는 모든 지역에 사는 자들은 호적 등록을 하도록 명을 내립니다(1절). 인구 조사와 더불어 세금을 제대로 거두기 위한 조치였을 것입니다. 가이사 아구스도는 가이우스 옥타비우스(Gaius Octavius)를 가리키는 호칭입니다. 구레뇨(Quirinius)가 수리아(Syria)의 총독으로 있을 때 일어난 일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2절).
요셉은 다윗의 가문에 속한 자였기에 다윗의 고향인 베들레헴으로 호적을 하기 위해 정혼녀인 마리아와 함께 가게 됩니다(4절, 5절). 그런데 이미 아기를 임신하여 출산일이 가까운 마리아와 요셉이 묵을 수 있는 여관을 찾을 수 없어 결국 아기를 낳아 구유에 누일 수밖에 없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6절, 7절). 이 세상 사람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날 장소도 마땅히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메시아이심에도 사람들에게 배척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게 되시는 주님의 모습을 예고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성자 하나님께서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셨지만, 초라한 장소에서 태어나실 수밖에 없었고, 이 메시아의 탄생을 환영하며 축하하는 이들도 거의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탄생하실 때 그 근방 들에는 밤을 새워가며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이 있었습니다(8절). 하나님께서는 천군(天軍) 천사를 이들에게 보내셔서(9절, 13절), 메시아가 탄생했다는 사실을 알립니다(10절, 11절). 그리고 베들레헴에 가면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가 있는데, 그것이 표적(表蹟, Sign)이 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12절). 목자들에게 천사가 한 말씀은 두루뭉술한 것이 아니었고, 명확한 내용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온 백성에게 기쁨이 될 소식이며(10절), 그 기쁜 소식은 구주(救主, Savior), 그리스도(Χριστός, Christ, 히브리어로 메시아), 주(主, Lord)께서 탄생하셨다는 것입니다(11절). 다윗의 동네라는 말을 통해 다윗의 계보를 통해서 오실 메시아가 탄생했음을 알리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천국군과 천사들은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라며 장엄한 찬송을 남기고 하늘로 올라갑니다(14절, 15절).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구원 계획이 드디어 이 땅에서 이뤄지게 되었다는 것을 알린 것입니다.
목자들은 서둘러 베들레헴으로 가서 천사들이 말한 내용이 그대로 이뤄졌음을 확인하였습니다(15절, 16절). 그리고 천사들이 했던 말씀을 그대로 전하였는데, 듣는 사람들은 목자들이 한 이야기를 듣고 모두 놀랍게 여깁니다(17절, 18절). 누가 들어도 목자들이 한 이야기는 신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놀라운 이야기를 깊이 새긴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요셉과 마리아 외에 누군가 이 놀라운 이야기를 깊이 새겼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엄청난 이야기를 전파했을 텐데, 그러한 정황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매우 놀랄만한 일이라는 것 정도로만 생각하고 끝난 것입니다. 그런데 19절을 보면 “마리아는 이 모든 말을 마음에 새기어 생각하니라”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리아와 요셉은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그리고 요셉에게 찾아와 하셨던 말씀을 기억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태어나자, 목자들의 증언을 통해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신 것입니다. 그렇기에 마리아와 요셉은 이렇게 태어난 예수님을 메시아로 깊이 인식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목자들은 이 놀라운 일을 경험하였기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찬송하며 다시 자기들이 돌보는 양 떼에게로 돌아갔습니다(20절). 비록 그 당시에 비천한 신분이었던 목자들이지만 하나님께서 놀라운 소식을 듣게 하시고, 그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게 해주셨으니, 목자들에게는 정말 신비하고 놀라운 경험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제사장들이나 서기관들, 혹은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메시아의 탄생을 먼저 알리신 것이 아니라 들에서 양을 치는 목자들에게 알려주셨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주님께서 행하신 구속(救贖)의 사역이 어떤 사람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와 주님으로 받아들이는 자들에게는 구원의 은혜를 누리게 하실 것임을 드러낸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을 사랑하여서 독생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셔서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와 주님으로 믿는 자들에게는 구원을 주시려고 계획하셨습니다(요 3:16). 그리고 이 복음은 지금 우리가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우리 주변의 사랑하는 자들에게도 전하여 이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