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 권창순
퇴근길 동네 신성시장에서 아내와 칼국수를 먹는데
나무젓가락으로 아무리 휘저어도 칼국수에 칼은 없다
왜 칼로 썬 칼국수에 칼은 없는가
아내가 내 행동을 한참이나 쳐다보다가 고개를 저으며
칼이 없는 칼국수를 맛있게 먹는다
나도 아내를 따라 칼이 없는 칼국수를 후루룩 먹는다
대체 무슨 양념을 넣었기에 국물은 이리도 맛날까
다시 나무젓가락으로 칼을 찾아 이리저리 휘저어 보지만
칼은 없고 할머니의 손맛만 흥겹다
우리는 왜 곁에 있는 사랑에서 칼을 찾아내려 아우성일까
그 칼로 이웃에게 상처를 줄까
그 칼이 내 사랑과 행복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 걸까
아무리 찾아도 칼국수에 칼은 없다
네 웃음을 아무리 휘저어도 칼은 없다
첫댓글 아무리 찾아도 칼국수에 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