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한가지 밝혀둘 것은, 저는 KBO선수들의 해외진출이 별로 반갑지 않습니다. 거창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저는 NPB나 MLB에 관심이 없고 우리나라 프로야구만 매일 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잘 하는 선수들을 매일 저녁 내 방 TV에서 편하게 보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저는 류현진이 ML에서 잘 던질 때, 한편으로는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지만 또 한편으로는 별로 관심이 없기도 했습니다. 내가 좋아한 것은 <한화이글스 에이스> 류현진이지 <코리안 메이저리거>류현진은 아니었거든요. 지금도 저는 내심 류현진이 6년 계약 끝나면 한국으로 복귀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계속 도전해야 하느냐,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좋으냐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야구관에 따라 다르실텐데, 저는'돌아오면 좋겠다'는 가정하에 이 글을 써봅니다. 우선, 고졸신인으로 이글스에 데뷔해 20대 시절 내내 팀을 홀로 이끈 에이스 두명의 기록을 보시겠습니다. 한명은 류현진이고, 또 한명은 정민철입니다.
류현진 데뷔 7년 (06~12) : 98승 52패 1세이브 / 1269.0이닝 ERA 2.80 / WHIP 1.15 / 27완투 8완봉
정민철 데뷔 7년 (92~98) : 91승 54패 9세이브 / 1301.1이닝 ERA 2.66 / WHIP 1.06 / 57완투 13완봉
승패마진을 빼면 데뷔 후 7년간의 기록은 정민철이 조금 더 훌륭합니다. 90년대 중반 투고타저 시대에 던진 부분이 좀 더 유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는데, 류현진도 데뷔 초반 투고타저 시절을 경험한 바 있으니 비슷하다고 봐도 좋겠죠. 정민철은 류현진보다 조금 더 던지고 점수를 조금 덜 내줬습니다. 다만 승수는 더 작네요. (참고로 정민철은 1990년대로 한정하면, 거의 모든 투수지표에서 KBO 원탑입니다) 그러면 해외진출 이후 두 선수의 행보를 한번 비교해봅시다.
2012 이후 류현진 : 미국진출 후 33세 FA예상
1998 이후 정민철 : 99우승(201.2이닝 +18승) → 일본 진출 후 31세 한화 복귀 → 8년간 52승+891.2이닝 추가
류현진은 27세에 미국으로 진출해 초반에 큰 성공을 거뒀고 어깨 수술후 다시 복귀했지요. 6년 계약이라 일단 내년까지 뛸 것으로 예상되며 33살 시즌에 팀을 옮길 수 있습니다. (동기생보다 1년 늦게 프로에 데뷔한) 정민철은 8년차에 팀을 우승시켰고 일본에서 2년간 뛴 다음 31살에 이글스로 복귀했습니다. 이후 8년 동안 891.2이닝을 던지면서 52승을 더 올렸네요.
31세 이후 정민철은 20대 정민철과는 분명 다른 투수였습니다. 구위가 떨어져 노련미로 버텼지만 예전 같은 폭발력은 없었죠. 36살 시즌이던 07년에 제대로 회춘해 155.2이닝을 던지며 ERA 2위(2.90)를 찍었지만, 그 시즌을 제외하면 32세 시즌에 11승(139.2이닝), 34세 시즌에 9승(115.2이닝), 35세 시즌에 7승(130.2이닝)을 기록한 것이 유의미한 활약이었습니다. 120~140이닝 정도에 두자리 승수 내외가 MAX 기대치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 동안 팀 투수진에 분명한 기여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 정민철과 그 선배 세대들의 은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지, 정민철이 로스터에 있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정민철의 성적과 기대치를 류현진에게 대입해보면 어떨까요. 수술 전 시절과 비교하면 기대치가 물론 낮겠지만, KBO경력과 ML성적을 감안하면 그 기대치를 높여도 됩니다. (혹사와 수술 경력 등에서) 비슷한 상황의 정민철도 130이닝에 두자리 승수 내외를 기대할 만 했는데 류현진은 ML에서 풀타임 선발 경험이 있고 지금 성적도 4점대 평자를 유지하고 있죠. 최소한 작년시즌 보우덴 정도의 기대치를 가져도 좋을만한 상황입니다.
만일 수술 경력이 있지만 ML통산 400이닝 이상을 던지며 선발 승수가 30승 이상이고 92마일(148Km)을 던지는 34세 좌완투수가 외국인 매물로 나온다면 팀에서 거는 기대치가 얼마나 될까요. 이 부분에서 저는 류현진이 2019년에 컴백하기를 바랍니다. 와서 못 다한 99승과 100승을 채우고 팀 재건에 힘을 좀 보태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야구인 류현진이 바라는 개인적인 꿈이 있겠고, ML에서의 롱런을 바라는 팬심도 있겠지만, ML보다 KBO를 훨씬 더 챙겨보는 한화이글스 팬의 한사람으로서 말입니다.
첫댓글 바라고 바라며 된다면 감사한 일이되겠죠....
류현진이 지지난 경기에서 난타당했을때 엄청 좋아했다가, 지난경기서 승수챙기는거 보고 기분나빴던 1인입니다.
'한화의 류현진'을 빨리 보고 싶거든요.
구속이 아무리 떨어졌어도, kbo리그에서는 비야누에바처럼 제구력으로 승부해도 선발 자리는 차지하고 있을테니깐요. 과거의 몸쪽 꽉찬 150km직구는 못보겠지만, 30대의 송진우,정민철 처럼, 한화의 류현진을 빨리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역시!! 정민철의 위엄이네요!!! 영원한 이글스의 에이스 ㅠ ㅠ 류현진은 생각보다 일찍 복귀할 것 같기도 하고,,, 조금만 일찍 복귀해 준다면 200승에도 도전해 볼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ㅎ
저는 다저스의 류보다 이글스의 류현진을 더 사랑합니다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건강히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면 좋겠네요
역시 레전드 정민철
그러게요... 류현진의 최근 모습으로 볼땐 고정선발도 어렵고(내년엔 어떨지 모르지만), 구속이 안나오면 주무기인 체인지업도 소용이 없게되니 더이상 미국에 있을 수만은 없겠군요!! 그렇다면, 당연히 한국리그의 한화이글스로 돌아와야겠죠~
저두요!!! 간절히 바랍니다. 그 땐 김재영도 이태양도 장민제도 더 성장해 있을겁니다!
또 김민우도 다시 던지고 있으면 좋겠네요
또 새로운 신진급 선수들이 그때까지 쑥쑥 크고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