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변희재 대표에게 구금영장 발부한 사연

[아차산 白虎]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디어워치 변희재(40) 대표에 대해 법원이 직권으로 구금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서형주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약식기소됐다가 공판 절차에 회부된 변 대표에 대해 구금영장을 발부했다고 12일 밝혔다. 특별한 이유 없이 재판에 2번 연속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 사건은 변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이 기업을 운영하며 의원 지위를 이용해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로고와 마스코트 제조권을 따내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려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검찰은 변 대표를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으나 법원이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

법률상 재판에 나오지 않은 피고인에 대해 구금영장을 발부할 순 있다. 구금영장은 피고인을 지정된 장소에 24시간 초과해 구금할 수 있는 효력이 있고, 다른 곳에 있는 피고인을 구금 장소까지 인치할 수 있는 효력이 있는 영장이다. 피고인을 지정된 장소로 데려가 24시간 이내에서 유치할 수 있는 구인영장보다 강도가 센 것이다.

법원은 구금영장 발부가 이례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법원 관계자는 “형사소송법에 불출석 2회시 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규정된 건 아니지만 통상 그렇게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변 대표는 재판 중에 공시송달(公示送達)을 2회 이상 받았는데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 대표는 이에 대해 “착오로 안 나간 것”이라며 다음 재판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단 관할인 인천지검에 영장 집행을 촉탁했다. 하지만 당장 변 대표를 구금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 재판 기일을 앞두고 구금하거나, 변 대표가 재판에 나오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밝히면 영장을 집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변 대표 변호인 측에 “다음 재판에 반드시 나오겠다는 확약을 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변 대표는 최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그의 남편 심재환 변호사가 “종북·주사파·경기동부연합 등의 표현으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자신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500만원을 물어주라는 판결을 받았다. 변 대표는 2012년 3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 대표 부부가 당시 종북 논란의 중심에 있던 경기동부연합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 판결은 법원이 종북이란 개념을 너무 엄격하게 해석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