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26일 목요일.
아침 설거지를 하는데 "카카오톡!" 메시지 도착 소리.
단톡방에 사진 한 장이 떴다.
부산일보 신문에 난 '제 29회 영광독서 감상문'공모전 사진이다.
"경숙아, 고라니 물도시락 선정됐네."
"어, 정말!"
메시지 주고 받는데 또 다른 사진과 메시지가 뜬다.
"국제신문엔 걸어서 할머니집이야."
시청에 근무하는 친구가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를 나란히 붙여 찍은 사진이다.
"부산의 신문을 다 마크해삐맀어."
"뭔 일이래? 도서 선정위원에 내 첫사랑이 있는 거 아냐?"
즐거운 수다질로 아침부터 푹푹 삶는 더위를 잊었다.
한 낮의 땡볕을 뚫고 시청 광장의 노회찬의원 분향소에 갔다가 허하고 울한 마음으로
허청허청 집에 오는데 편의점 가판대의 신문이 눈에 들어왔다.
중앙지와 지방지 두 개 구독하다 직장이나 도서관에서 본다며 절독한 지방지를 샀다.
'대한민국 최고最古의 서점, 영광도서'(신문 상단에 이렇게 쓰여 있음).
독서감상문 현상공모 전면 광고란을 살펴보노매 까맣게 잊은 옛일이 몽실몽실 떠오른다.
여름방학 독서계획은 아이들 초 중 고 때 필수였다.
나는 주로 대하소설이 목표였는데 장길산, 삼국지, 태백산맥을 읽느라 더위를 잊었다.
그때 안 읽었으면 임꺽정, 토지 등 호흡 긴 대하소설을 못 읽었을 것 같다.
딸애 고등학교 땐 함께 크리스티앙 자크 작품에 빠져 람세스 등 그의 소설을 거의 다 뗐다.
바사라 같은 일본 판타지 대하 만화도 아이의 추천으로 방학 때 열독한 작품.
그리고 함께 응모한 영광도서 독서 감상문 공모전.
나란히 수상한 적은 없지만 각각 장려상 혹은 입상의 이력이 있다.
책 많이 읽고 글 좀 쓴다는 내 주변 사람들도 영광독서감상문 수상자가 많다.
그 중 둘은 무려 대상 수상자다.
초등학교에서 글쓰기수업을 할 때는 아이들에게 응모를 독려하기도 했다.
함께 읽고 독후 활동한 '목수들의 전쟁'이나 '우정의 거미줄'로 응모해
수상의 기쁨은 물론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도 챙길 수 있었다.
긴 세월 이 행사를 이어온 영광도서의 철학과 시민에 대한
인문학적 혜택이 새삼 놀랍고 감사하다.
매년 공모전이 뜰때 어떤 책이 대상 도서인지 관심 갖던 나로서는
내 책이 대상 도서가 된 사실이 홀로 가만히 조금 뜻깊다.
주최측은 수상집과 사진을 보내줬는데 17회 시상식 사진이다.
뒷줄 오른쪽 두번째 김윤한 사장님의 젊은 모습과 앞 줄 두 번째 내 모습에서 느껴지는 시간...
10회 땐 사장님과 남송우 교수님 등 목요학술회 분들이 앞 줄에 앉으셨네.
1999년, 근 20여년 전의 나를 들여다본다.
첫댓글 좋은 책 읽으며 필력을 길러온 지난 날이 있기에 오늘의 쿨맘이 있네요.
추억의 사진 잘 보았고, 독후감 대상 책으로 두 권이 선정된 것을 축하합니다!
자비라곤 없는 염천 더위에 선생님 잘 계시는지요.
저 혼자 흐뭇하고 말 일이지만, 영광도서의 훌륭한 행사를 알리고픈 마음이 불현듯 들기에...^^ 책 읽는 기쁨도 큰데 감상문 당선의 덤까지 누렸던 추억으로 회원들 도발하려 했달까요.
어린 시절부터 영광도서를 먹여 살렸구만요.^^
다양한 책을 읽고 독서감상문에 도전한 문학 소녀가
이제 작가가 되어 그 작품이 대상도서에 선정되다니.
그것도 두 권이나!
이건 K. B. S. 인간극장에 나올 특종입니다.
강경숙 작가님, 축하드려요.
더위에도 모기에게도 지지않고 들장미향 상큼하게 잘 지내죠? 요즘은 뭘 읽으시는지...전 걸리버여행기 시작했어요. 영광도서는 한창 증축공사중인데,지날 때마다 예술영화관도 구비되면 좋겠다고 마음으로 주문한다오. 긍정과 덕담이 살랑살랑 부채바람으로 날아오는데요.^^ 책과 함께 행복한 여름 되길요.
축하드려요, 선생님
저도 20년 전쯤에 여기서 입상한 적이 있네요. 그땐, 시력이 있었을 때였어요.
더위, 건강조심하시며 집필하시길 바랍니다.
와 반갑습니다!어쩌면 저때는 몰랐던 아는 분들이 있지않을까 싶은 기대감의 사진...
그때의 서해바다님께 제 마음이 스윽 다가가면서 영광독서감상문의 무게감을 더하는 듯...번쩍 하는 황홀한 시간 맞을거예요.
축하해요^^
무더운 여름에 듣는 낭보라서 시~~원~~
더운 날 교정지와 씨름하려나...훤훤장부 출산할 구슬땀!
화실의 빛나는 가을이 무척 기다려지는데요.
99년 사진에서 늘해샘이 어디있나- 한참을 찾았어요.
없는데 없는데...하선생님이 계신가 하고 또 한참 찾고...
그러다가 오렌지색 자켓을 입은 여인을 보고 오잉? 했네요.
워매워매, 그냥 봐도 가운데 눈에 똭 띄는구만..
왜 못찾았을꼬하며 내 머리 한대 콩 쥐어박고 다시 사진 들여다보니
캬- 이때도 참 이쁘셨네요. 패션감각도 역시나 엄지척이고요.
두번이나 수상, 흐미..대단하다 싶으면서도 부럽고 작아지는 랄라.
수아한테 책 읽고 독서감상문 써서 보내자하니 엄마나 하라네요.
엄마가 해도 아니고,엄마나 하라니..ㅠㅠ (이눔시키)
안할수 없는 조건을 달고 달고 달아서 우짜든동 같이 보내볼라구요..ㅎㅎ
희미한 사진빨에도 완전 초절정 미인이시네. ㅎㅎ
같이 하면 일주일 쭉- 물놀이 가줄게.
같이 하면 소원 두 개 들어줄게.
같이 하면 일기쓰기 면제해줄게.
혹 할만한게 뭐가 있을까 돌돌거리고 머리 굴려봐야겠어요. 히-
오늘도 하늘은 푸르고, 매미는 째지게 울어대네요.
수아 피아노 레슨 다녀오면 시원한 북카페로 피서갈거예요.
늘해샘 방학 잘 보내셔요~~^^
이렇게 긴 답글이라니, 편지를 쓰잖구요.^^
이십여년 전 오렌지색 가죽자켓과 미니스커트, 롱부추의 조합......
재미와 감동의 독서로 이미 득템인데 감상문 응모도 해보는 특별한 재미 누려보는 거죠.
세상엔 책보다 재미있는 것이 많지만 책이 제일 힘이 세다고 수아에게 말해줘요.
다 읽고 책을 덮어버리는 것보다 몇 줄의 소감을 적거나 인상적인 문장을 적는 등
독후활동을 하는 게 보다 완벽한 독서. 생각하는 힘도 키워주고요.
하지만 감상문 쓰기 강요는 책 읽기를 외면할 수 있으니 조심하기요.
근데 수아가 '걸어서 할머니집'으로 감상문 쓰서 수상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는 말씀.^^
경숙샘 무더위에 잘 지내시죠?
영광도서와 함께한 영광의 날들이네요~
사진 속에서 경숙샘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독후감 대상 도서로 선정된거 축하드려요~~
여름 잘 나시고 건강하셔요~^-^
자비라곤 없는 염천 더위 잘 건너고 있나요?
추억소환 덕분에 안부도 묻고 영광도서의 덕목이 크네요^^
예나 지금이나 성실하고 행복한 독자인게 인생 즐거움인 1인입니다. 작가보다...
반가운 글이네요.
전 영광도서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지만 역사가 재미있습니다.
선선해지면 뵈어요
대단하십니다.. 지금의 부러움을 잘 키워내 언젠가 나도 해냄으로 꽃피우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