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네티즌의 힘
이강인씨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 “김충조 의원을 위한 변명”을 잘 읽었습니다. 일면 이강인씨의 글에 공감하는 부분 또한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강인씨의 반박은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두루뭉실한 주장일 뿐입니다.
이강인씨는 오마이뉴스 기사를 보고 박성태 기자와 통화를 하고 김충조 의원에게 전화 통화를 해서 확인했다고 하시는데 그러면 이미 알려진 “네티즌의 힘”에도 전화를 하셔서 피투성이님이나 빛이되어님과 “네티즌의 힘”의 주장에 대해서는 왜 확인하지 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충조 의원 측에서는 당연히 김충조 의원 측의 주장을 했을 것이고 이강인 씨는 이를 토대로 글을 작성하신 것이므로 결국 김충조 의원 측의 주장만을 수렴한 결과물인 것입니다. 이강인 씨가 쓰신 글을 인용해서 이강인씨의 주장에 대해 반론하겠습니다.
“결국 오비이락격으로 조중동 찌라시가 이를 대서특필한 후에 이번 고소 고발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대부분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지만, 실은 김충조 의원을 포함한 소위 역적으로 적시된 모든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문제삼을 계기를 모색하고 있었다는 것이 정확한 상황인식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역적거명 의원들 반발은 조중동 왜곡보도탓
저는 민주당 의원들이 조중동의 보도 전에 피투성이님의 소위 “민주당 살생부”란 글을 읽었다고 믿어지지 않습니다. 살생부가 2002년 12월 25일 처음으로 당시 대통령 당선자인 노무현 현 대통령의 홈페이지인 노하우에 게재되었을 당시부터 조선일보가 처음으로 이를 보도한 2003년 1월 16일까지 아무도 이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으며 1월 16일 조선일보 보도 이후 조중동을 필두로 이것을 왜곡 확대 재생산하는 기사를 양산하면서 여기에 거명된 의원들의 코멘트를 듣기 위한 기자들의 인터뷰가 있으면서부터 역적으로 거명된 의원들의 반발이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조선일보가 보도하고 이어서 조중동이 이를 보도하면서 그 내용을 알게 되고 문제제기를 했다는 것입니다. 일부 민주당 당직자는 민주당 내부 인사가 작성했으며 자신은 그게 누구인지도 안다는 주장을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살생부를 작성한 피투성이님은 다른 생각일지 몰라도 약간의 무리가 있었는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피투성이님이 풍자적으로 민주당 살생부를 작성했지만 피투성이님은 나름대로 도하 신문에 보도된 내용을 중심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자신의 주장을 담은 글을 작성했다는 본인의 주장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김충조 의원의 이번 사태에 대한 대처 방법에 대해서는 그들과 무조건적으로 동일시하여 매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모든 불이익과 부작용을 감수하고 과감히 고소를 단행한 김충조 의원이야말로 진정으로 소신있는 국회의원이며 용기있는 지식인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살생부에 오른 모든 의원들을 동일시해서 매도해서는 안된다는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자당 지지자의 비판에 대해 고소를 하는 것이 용기라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고소하여 사법적 판단에 맡긴다면 정치토론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비판이 듣기 싫고 다소 억울하다고 하여 국민을 고소하는 사람이라면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누구나 정치에 대해 정치인에 대해 평가하고 비판하고 칭찬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며 의무이기도 한 것입니다.
“역적행위와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개인비용을 쓰면서까지 자신의 선거와 다름없이 몸과 마음을 바쳐 노무현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또 구차하게 김충조 의원의 원칙주의자, 청렴결백한 삶으로 일관한 그의 인생역정과 정치인생을 재론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그가 너무 억울하고도 엉뚱하게 역적이라고 분류되어 도매금으로 매도되는 것은 분명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거를 전후한 김충조의원의 정치적 입장과 거취, 특히 노무현 선대위 상임집행위 부위원장 취임 고사 문제나 김영배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후단협 집행부 명단'의 오류 문제 등 김충조 의원 자신의 소명은 이미 공개된 김충조 의원의 고소장을 참고하시기 바라며,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조중동엔 함구하면서 네티즌을 고소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않는다
위 이강인씨의 글 인용문에 있는 김충조 의원에 대한 이강인 씨의 평가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강인씨의 글을 읽고 과연 살생부를 작성했던 피투성이님이 정보자료로 사용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중 조선일보 하나만을 일단 검색해 보았습니다.
-2002년 11월 10일 “호남 중진도 탈당조짐, 집단 탈당설도”라는 기사에서 탈당 예상 의원 명단에 김충조 의원 포함
-2002년 10월 17일 “[민주] 탈당 도미노 시작” 기사에 후단협 명단중 부회장에 김충조 의원 포함
-2002년 9월 23일 “호남 민심은 누구를 원하나” 기사 내용중 비노 성향의 중도파인 김충조 의원은 “노후보에 대한 지지가 과거 같지 않고 정몽준으로 가야 이길 수 있다는...”
-2002년 9월 22일 “민주당 의원들이 본 추석 민심” 기사 내용중 김충조 의원은 “탈당 움직임은 현실적으로 후보단일화를 위해 거쳐야 하는 불가피한 홍역이라는 의견” "후보가 된 후 정치적 행보가 신중하지 못하다"
몇 가지만 예를 들었습니다만 다른 신문까지 모두 검색을 한다면 이보다 훨씬 많은 기사가 검색될 것입니다. 살생부는 이런 보도내용을 기초 자료로 하여 작성되었다는 피투성이님의 주장이며, 빛이되어님은 이에 공감하여 복사하여 재게재를 하게 된 것입니다.
전 이강인씨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강인씨는 이강인씨가 그토록 지지하시는 김충조 의원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김충조 의원에게 충고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아니면 김충조 의원의 주장대로 기사 내용들이 사실과 다르다고 한다면 이를 보도한 언론사에 정정보도 혹은 항의나 빛이되어님을 고소하듯이 고소하라고 충고해 드린 적은 있습니까?
그동안 언론들의 이같은 보도 내용에 대해 김충조 의원이 문제제기를 했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 없습니다. 그럼 기사가 맞는구나라고 누구나 생각할 것입니다. 도하 각 신문에 이처럼 자주 기사화 되었고, 이것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지금의 김충조 의원의 변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아닌가요? 신문에 그렇게 자주 이런 기사가 실렸었고 또 노하우 게시판에 올려진 것을 가지고 조중동이 왜곡 확대 재생산해서 전 국민이 알게 한 조중동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 자당 지지자인 일개 네티즌을 고소하였다는 것이 사리에 맞다고 생각하시는건 아니시겠죠?
우리 “네티즌의 힘”은 살생부 파문을 계기로 평범한 네티즌 시민들이 주축이 되어 자발적으로 조직된 단체입니다. 살생부 파문이 새삼 우리를 각성케한 인터넷상에서의 표현의 자유 사수와 언론개혁, 정치개혁에 대한 당위성을 우리의 3대 기본 노선으로 천명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넷 자정은 우리 스스로가 인터넷상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사수하고 보호하는 것만이 아닌 이강인씨가 지적한 것을 포함한 작금의 인터넷 문화전반에 걸친 네티즌 스스로의 자정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정부 혹은 타인에 의한 통제에 의한 정화보다는 네티즌 스스로의 자정이 맞다는 판단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강인씨가 지적하신 게시판 상에서의 표현 수위의 문제는 우리도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혹은 정치 토론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는 작금의 고소, 고발 사태라는 문제에 직면하여 일부 회원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며 이또한 회원 스스로의 자정 기능에 의해 순화될 것이며, 그 정도의 역량은 가지고 있습니다.
“‘빛이되어 님의 순수성이 정치적으로 악용되서는 안된다’제 의견은 김 의원의 사태 해결 방안과 거의 일치합니다. 인터넷상에서 일어난 일이니 인터넷상에서 먼저 그 해결점을 찾아야 합니다. 민주당 윤리위는 언론에 공개사과를 요청하지만, 김 의원은 그들이 광고비를 감당할 수 없는 사정을 감안하여 인터넷상에서 사과문을 게재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빛이되어님도 우리 “네티즌의 힘” 회원이며 우리 단체의 대표일꾼을 맡고 있는 저와 집행부 일꾼 그리고 운영위원, 회원 누구도 순수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은 한명도 없습니다. “네티즌의 힘” 모든 회원은 평범함 일반 시민들과 네티즌이지 무슨 정파에 소속되거나 정치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만약 그랬다면 시민 네티즌 운동을 하려 하겠습니까? 빛이되어님의 순수성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그 순수성을 아신다면 고소라는 최악의 조치를 취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정치인 비판에대한 사과요구는 정치적 표현에 대한 압력
김충조 의원은 두 네티즌을 고소한 이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두 사람 뿐만 아니라 퍼나른 모든 네티즌을 조사하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빛이되어님이 검찰 조사 당시 검사에게 전해 들은 바에 의하면 김충조 의원은 언론에 공개 사과하면 고소 취하를 생각해 보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지금은 입장이 바뀌어서 인터넷상에 사과를 하면 고소 취하를 생각해 보겠다는 것입니다만 그것이 김충조 의원의 일관된 생각은 아니었다는 말씀입니다.
김창룡 교수(인제대 언론정치학부)는 경향신문 기고에서 "인터넷상에 떠도는 이슈를 언론사라는 공적기관이 주요 의제로 택할 경우 그 법적 책임은 해당 기자와 그 언론사에 있다. 왕씨에게 명예훼손 책임이 있다고 가정하면 더 큰 책임이 이를 여과없이 확대재생산한 해당 언론사에 있다. 가상공간의 사안에 대해 일반 언론사에 적용되는 명예훼손 등으로 처벌한다는 주장도 무리다. 가상공간에서 네티즌들이 사용하는 용어나 주장을 모욕죄나 명예훼손 등으로 모두 (소송을) 걸자면 전자민주주의는 기대할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정치인을 비판했다고 해서 해당 정치인이 고소를 하고 사과를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네티즌과 국민에게 자신의 소신에 의한 정치적 표현을 굽히라는 압력이며 굴욕으로 밖에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도 사과해야 합니까?
김충조 의원의 명예는 이런 굴욕을 강요하여 회복되어지거나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토록 소중한 명예였다면 김충조 의원의 주장대로 기사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보도되었던 당시 그 해당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 요구, 혹은 고소를 했어야 했으며, 살생부를 왜곡 확대재생산한 언론사를 상대로 이의 제기를 했어야 하는 것이지 자당 지지였고 정치 토론에 비판적으로 참여했다고 해서 일개 힘없는 네티즌을 고소하는 형태로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전 “김충조 의원에 대한 변명”이라는 글을 써서 언론에 기고할 정도의 김충조 의원의 지지자인 이강인 씨가 김충조 의원에게 네티즌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고 빛이되어와 우리 “네티즌의 힘”과 더불어 그 언론들을 상대로 제소하라고 권하시고 싶은 생각은 없으십니까?
전 이것이 이강인 씨가 진정으로 아끼시고 지지하시는 김충조 의원을 위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만약 그렇게 하실 용의가 김충조 의원에게 있다면 빛이되어님이나 우리 “네티즌의 힘”은 기꺼이 응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혀둡니다.
“1인 시위를 감행하고, 조직을 결성하고, 게시판에 연일 김의원에게 욕설을 올리는 용기가 있는 젊은이들이라면, 그들이 직접 나서서 두 피고소인들에게 공개사과를 강권해야하지 않을까요?”
이강인 씨가 54세시라 우리를 보고 젊은이라고 하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현재 우리 “네티즌의 힘”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회원들의 나이가 40대입니다. 사회 통상 40대가 젊은이로 칭해지는지 의문이 들며 굳이 젊은이들이라고 칭하시는 속에 담긴 뜻에 의문이듭니다.
우리는 빛이되어님에게 굴욕적이며 본인의 소신에 위배되는 사과를 강요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사과를 거부하는 빛이되어님을 존중할 뿐입니다. 여기에 무슨 의도가 있는듯한 뉘앙스의 이강인 씨 주장은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네티즌의 힘'을 움직이는 세력들은 빛이되어, barjio 등 당사자의 최초의 순수성을 악용하는 정치세력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앞으로는 자중자애해야 하며 적어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가로막는 작위적인 정치적 행위는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주장입니다.”
우리는 당사자의 소신과 뜻을 존중해왔지 우리의 주장을 강요한 적이 없습니다. 이강인 씨의 주장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본인의 주관적 주장일 뿐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정확한 근거를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강인씨에게 진정으로 김충조 의원을 지지하고 아끼신다면 김충조 의원에게 네티즌에 대한 고소를 즉각 취하하고 문제가 된 언론을 상대로 빛이되어님,“네티즌의 힘과”더불어 투쟁하라고 권해드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요하네스버그 원칙”의 두 구절을 적는 것으로 이강인 씨의 “김충조 의원을 위한 변명”에 대한 반론을 마치겠습니다.
⒜ 모든 사람은 간섭받지 않고 의견을 가질 권리를 보유한다.
⒝ 모든 사람은 모든 종류의 정보와 생각을 각자의 선택에 따라 말, 문서, 인쇄물, 예술 형식 또는 어떠한 매체의 형식으로든지 국경을 넘어 추구하고 수용하고 전달할 표현의 자유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