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3일 토요일 아침, 단체 출발을 위해 짐을 가지고 일산서구청에 모였습니다.
자봉 선배님들은 버스대절과 자전거 상차 및 대회 지원 물품 준비로 분주하셨고 멀리서 배웅 와주신 선배님들의 응원속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출발하였습니다.
자전거 17대와 선수들을 태운버스와 부회장님의 추가 지원차량이 출발하였습니다.
군산에 도착 후 점심식사로 제육볶음과 김치찌게를 맜있는 먹고 너도나도 공기밥 한그릇씩 추가하였습니다.
이어서 컨벤션센터에 선수등록과 배번 및 기념품을 수령했습니다.
가방은 실용적이었고 모자와 바람막이는 일상착용을 위해선 큰 용기가 필요하겠습니다 ^^
이어 숙소에 짐을 풀고 수영 연습을 위해 대회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저는 대회 당일 마른슈트를 입고 싶어서 수영복만 입고 입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안전을 위해 가져온 부이를 허리에 찼습니다
대회선수 체면은 안섰지만 부표까지 거리도 멀었기에 살고 보자는 심정 이었습니다.
확실히 맨몸은 부력이 약해 초보인 저에게 안전장치가 없음 안 될 것 같았습니다.
부이에 의지해서 헤엄쳐 부표줄을 잡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부표줄이 부력이 하나도 없이 푹 가라 앉는 거였습니다.
얼른 부이를 부둥켜 안았고 믿었던 부표줄에 대한 배신감은 공포감으로 변했습니다.
부이를 잡고 허둥대는 저에게 안전관리자들이 나오라고 해서 자존심도 상했습니다.
출수 후 방파제 위에서 본 대회 첫 번째, 두 번째 빨간 반환 부표는 아득하게만 보였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주최측에서 준비한 대회설명 및 카보디너를 하러 컨벤션센터에 갔습니다
뒤쪽에 앉아 코스설명은 이해가 잘 되지 않았지만 중요사항만 숙지하고 나머진 대회 진행 요원을 믿기로 했습니다.
이어진 카보디너 메뉴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뷔페식으로 접시에 한가득 담아 남기지 않고 먹었습니다 하프 참가자가 킹코스분들보다 더 많이 먹은 것 같아 좀 민망하긴 했습니다.
커피까지 먹고 숙소로 돌아와 대회 준비물을 비닐백에 담았습니다 룸메이트인 오윤석선배님과 같이 점검도하고 하프에는 없는 자체 스페셜드링크도 조제해서 물통에 담았습니다. 에너지젤과 아미노산가루, 물을 섞었는데 맛은 정말 별로였습니다.
저녁이 소화가 되지 않아 잠시 혼자 나가 산책을 했는데
제 심란한 마음을 아는지 강아지 한마리가 길동무를 해줍니다 20분 후 원점으로 돌아와 이 강아지 집은 어디인지 고민하던차에 또 다른 행인을 아무렇지 않게 따라가는 모습을 보니 괜한 걱정을 했던것 같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철인의 상징 검은 배번 숫자를 룸메이트 오윤석선배님께서 다리에 멋지게 붙여 주셨습니다.
팔은 직접해보겠다고 했다가 번호 하나는 팔이 아닌 비닐에 붙이는 바람에 실패를 했습니다^^
취침하기 위해 불을 끄고 누웠으나 잠이 잘 오질 않았고 숙소가 바뀌면 잠을 잘 못 주무신다는 선배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잠이 들었는지 못 잔건지 밤새 뒤척였습니다.
경기 당일, 새벽 4시 전 선배님께서 먼저 일어나셨고, 선배님께 저 잠 한숨도 못 잔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 드렸는데 "아니 너 잘 자던데!" 라고 말씀하셨고 가민 시계도 5시간 이상 잤다고 나온 걸 보니 기분 탓이었던 것 같네요.
4시 20분, 새벽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이동하여 따뜻하게 배를 채웠습니다.
대회장으로 이동하여 기념 촬영 후 바꿈터에서 장비 세팅을 하고 바로 수영 연습을 하러 갔습니다.
물이 좀 빠져서 낮은 수위에서 연습 수영을 했습니다. 슈트빨 부력에 자신감을 조금 얻었습니다.
다만, 몸싸움을 피하기 위해 로프에서 멀리 떨어질 것이냐 아님 인코스로 짧고 안전하게 갈 것인지만 결정만 남겨 놓았습니다.
연습이 끝나고 재 정비 후 프로 선수들 스타트 부터 지켜보았습니다.
휘슬과 함께 전력 질주하다 다이빙~~이후 파워풀한 접영을 선보이다가 자유형으로 전환, 여기저기 감탄사가 들렸으며 시야에선 금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프로 여자 선수 출발까지 멀리서 넋 놓고 지켜보았습니다. 이 때 경기 관계자의 말이 들렸습니다.
"여러분 이게 남일이 아닙니다! 여러분도 하셔야 합니다. 어서 내려가세요!!"
진행요원의 팩폭에 정신을 차리고 모래 사장으로 내려갔습니다.
킹코스 에이지별 출발하고 릴레이 출발을 할 무렵 프로 선수들이 1회전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일반 선수 대기자 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고, 선수들도 웃으며 손을 치켜 들며 화답을 했습니다.
이어 하프 선수 차례가 돌아왔습니다.
대열의 가장 뒤에 서서 출발하였습니다.
전략은 당연히 후미 그룹의 부표줄 인코스였습니다.
어제 보다는 긴장이 풀어졌지만 발이 닿지 않는 곳에 다다르자 긴장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슈트를 입고 줄을 잡으니 부력이 배가 되어 안심할 정도는 되었습니다.
세 네번 스트록에 줄 한번 잡고 사람이 앞에 있음 기다리다 따라갔습니다. 그 와중에 갑자기 가민 시계 작동을 안시켰음을 깨닫고 줄에 의지하여 철인3종 모드를 작동 시켰습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다음 출발 그룹에 계시던 성시양 선배님이 다가 오셨습니다.
라인 대기 중일 때도 제 긴장을 많이 풀어주셨고 요령도 가르쳐 주셨는데, 입수 후에도 걱정이 되셨는지 저를 찾아와 괜찮은지 물어보셨고 제 뒤에서 한동안 지켜보시며 격려해 주셨습니다.
선배님 응원에 힘을 얻고 경기 중 선배님의 발목을 계속 잡고 있을 순 없어
저는 괜찮으니 먼저 출발하시라고 보내 드렸습니다.
이어서 일주일 전에 김용식 대장님과 수영 강사이신 사모님과 함께 한 왕산 오픈 워터 특별 훈련을 떠올리며
그 때도 잘 했는데 지금 못할 건 없지! 안전요원이 이렇게 많이 있는데 죽게 놔두겠어?
이렇게 정신을 재무장을 하며 천천히 힘을 빼고 줄 잡는 횟수를 줄이며 앞으로 나갔습니다.
너울에 물을 먹기도 하고 사람들과 충돌도 있고 부표도 돌아야 하니 줄은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줄을 잡고 이동 하지는 말자!라는 나만의 기준을 정하고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줄 잡고 있는 앞 사람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추월도 시도해 보며 앞으로 나갔습니다.
또 어떤 분은 줄을 잡고 계서서 추월하려는데 그 분도 계속 줄 잡고 이동을 하니 제 수영 보다 빨라 추월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기가 한동안 계속 되자 화가 나서 뒤에 가서 한마디하는 호기도 부렸습니다.
"추월하려는데 계속 줄잡고 이동하면 어떻합니까?"
두 번째 빨간 부표 이후는 육지를 향하는 코스라 더 힘을 냈고 어느새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고 수영을 할 수 있는 곳까진 최대한 헤엄쳐 갔습니다.
바다에서 살아나와 육지를 밟은 쾌감과 수영을 완주했다는 자신감으로 바꿈터까지는 전력 질주를 한 것 같습니다.
제가 일철 교복을 입지 않아 중간 사진은 없습니다. 다음 일철 교복 공구 오픈시 꼭 구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어 바꿈터에서 바이크 준비를 하면서 헬멧은 잘 썼나, 수경은 잘 벗었나 다시 한번 체크를 하고 클릿을 신고 출발했습니다.
코스가 순탄하고 탁 트여 라이딩하기 참 좋았습니다. 도로 통제도 잘 되어 선수를 위한 대회 운영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어제 코스 설명을 잘 못들어 알바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지만 문제 없었습니다. 다만 90km Half 반환을 앞두고 만난 초승달 모양 교량 오르막이 힘이 많이 부쳤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두시간 이상 넘어가니 허리가 너무 아팠습니다.
저번 아라뱃길 라이딩 70km때도 허리가 아팠는데 거리 갱신을 하려니 허리 통증이이 고비였습니다. 그래서 보급소 마다 정차하여 많이 먹고 스트레칭을 하였습니다. 물론 훈련도 부족했지만 허리 코어 근육이 약한 것인지 원인을 찾아 개선을 해야함을 느꼈습니다.
90km를 마치고 마지막 러닝, 그나마 자신있는 종목이었습니다. 한 바퀴 돌며 먼저 진입하신 하프 선배님들에게 화이팅을 외치며 달렸습니다. 자봉 천막을 지날 때 개별 선수들을 위한 꽹과리와 북 장단 응원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소리가 퍼지는 반경 2km까지는 차마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12km를 지날 무렵 양쪽 허벅지 쥐가 올라왔습니다. 마라톤 때도 경험하지 못한 장기간 지속되는 쥐였습니다.
보급소에 들렸지만 스프레이가 없어 옆에 앉아 쥐가 풀릴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 사이 T1 대장 이강석 선배님이 지나 가시는 걸 봤습니다. 이러다 킹코스 주자가 하프 주자보다 먼저 들어오시면 어쩌지?
아차 싶어 쥐가 좀 풀린 것 같아 다시 달렸습니다.
13.5km 정도 달리니 다시 쥐가 올라왔습니다. 주변에 패트롤도 없고 도저히 안되겠어 자리에 누울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드는 생각이 5km를 반환하고 오시는 이강석 선배님이 날 보시면 멈추셔서 조치를 하시거나 주변에 도움 요청 하실텐데 그러면 기록에 누를 끼칠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주로 반대편 도로 화단쪽에 기대고 쥐가 풀릴 때 까지 기다렸습니다.
선배님이 지나가시고 다시 걷뛰하며 보급소를 향해 갔고 거기도 스프레이는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천천히 뛰며 15km를 반환하고 17km 보급소에서 스프레이를 뿌렸습니다.
그리고 절대 걸을 수 없는 풍악이 울려퍼지는 일철 천막을 지나고 19km 정도에서 다시 또 쥐가 났습니다.
그 때 어디선가 MTB를 타고 나타나신 회장님께서 마그네슘을 건네주셨습니다. (감동)
유창 선배님께서 저를보고 지원 요청을 해주셨다고 합니다.^^
쓰디쓴 마그네슘액을 먹고 정신을 차리고 피니쉬 라인을 향해 달렸고, 드디어 철인 하프를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철인3종 하프는 일철 선배님들과 자봉선배님들 없이는 결코 이룰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정말 감사 드립니다.
P.S
후기 글이 길어 진 김에 고마움 인사도 같이 전하겠습니다.
2022년 11월 26일, 우연하게 접한 군산챌린지 하프코스를 얼리버드로 접수했습니다.
혼자서는 정보도 부족하고 훈련도 무리라 생각되어 12월1일 일산철인클럽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당시, 기록이라고 할 만한 것은 평화마라톤 풀코스 4시간25분 하나였고, 풋내기로 밖에 안 보일 저를 일철 선배님들께서는 반갑게 맞아 주셨고 지금까지 이끌어 주시고 격려를 해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멘토로는 저와 가까운 곳에 살면서 엘리트이신 이복헌선배님입니다.
카페에서 긴장된 첫 만남 이후 인터벌 훈련과 수영코칭 그리고 정모에서도 많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매 대회때마다 격려와 응원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희동네의 또 장점은 이강석 선배님도 살고 계시다는 점! 새벽러닝 때 운 좋게 마주쳐서 잠시라도 옆을 달리면 서브3 기운을 받는 것 같아 좋았고 많은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이태준 훈련부장님의 동계 훈련 프로그램과 정모 러닝으로 같이 뛰면서 많은 지도와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중요 경기마다 주의사항 및 지침들 감사 드립니다. 훈련 부장님의 귀감이 되는 모습도 잘 배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용식 대장님! 동계 로라방 훈련과 철인 입문을 위한 각종 장비, 슈트 구입, 자전거, 클릿, 피팅, 훈련 코디, 오픈워터 개인 강습 등 철인 한명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열정 정말 감사 드립니다.
조만간 주로에서도 뵙고 싶고, 올해 동계로라방도 여신다면 다시 참여해서 선후배님들과 함께 열정을 불태우고 싶습니다.
일산 철인 클럽 최고입니다!
대인씨 첫하프완주 축하합니다. 수영은 너울도 꽤있었고, 사람도 많았고, 런은 쥐하고 동행도하고 어려움이 많았던 첫 경기였네요. 그래도 완주잘했네요. 축하합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러닝에서 여유있게 레이스 치루는 선배님 모습 넘 멋있었습니다!
하프완주 ㅊㅎㅊㅎ요~^^ 한계를 넘으면 무한계의 세계로~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