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단비로구나! 땅도 촉촉, 마음도 촉촉...
2022년 4월 26일 화요일
음력 壬寅年 삼월 스무엿샛날
촉촉하게 내리는 봄비 소리에 여느 날보다 더 빨리
기상을 했다. 반가운 마음에 바깥으로 나갔다. 아직
동이 트기전이라 어둑어둑하긴 했지만 땅도 촉촉,
비내리는 아침을 맞는 촌부의 마음도 촉촉한 느낌,
혼자 중얼거렸다. "단비로구나!" 그동안 봄가뭄이
꽤나 심했던 산골이었기에 분명 지금 내리는 비는
메마른 대지를 흠뻑 적셔주고 목말라하던 초목들의
갈증도 해소시켜주는 고마운 단비인 것이다. 언제
부터 내렸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젯밤부터 지금껏
이 산골에 내린 강수량은 약 20mm쯤 된다고 한다.
좀 더 많이 내려주면 하는 바람이긴 하지만 이 비는
아침나절에 그친다는 예보이다. 그렇지만 분명 이
비는 반갑고 또 반갑고, 고맙고 또 고맙다.
어제는 아침나절에 모처럼 배낭을 걸머메고 뒷산에
올라가 온 산을 사방 이리저리 뒤지고 다녔다. 올봄
들어서 첫 산행, 바로 '봄나물의 제왕'이라고 일컫는
두릅을 찾아나선 '두릅 산행'이었다. 해마다 이맘때
자연이 주는 귀한 선물 중에 가장 값진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자연산 두릅이 아닐까 싶다.
야생에서 채취하는 이 두릅은 향도 아주 좋을뿐더러
신선하고 깔끔한 맛도 일품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단백질, 지방, 당질, 섬유질, 인, 칼슘, 철분, 비타민,
사포닌 같은 영양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영양이
아주 좋은 나물이다. 그래서 '봄나물의 제왕'이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터벅터벅, 조심조심 길도 없는 비탈지고 꽤 가파른
산을 헤매고 다니면서 두릅나무가 자생하는 곳을
찾아다니며 두릅을 채취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띄엄띄엄 떨어져 서식하는 군락지를 찾아서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또 다르다.
예전처럼 많은 두릅나무를 찾기가 어렵다. 그동안
많이 고사(枯死)하기도 했고 간벌이나 벌목으로
군락지의 두릅나무가 많이 없어지기도 한 것 같다.
20여년을 오르내리며 꽤나 많은 두릅을 채취하여
가족들은 물론 친구, 친지들에게도 조금씩이나마
나눔을 해왔는데 이제 그마저도 어려울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 새로운 군락지를 좀 찾아볼까 싶기도
하지만 그러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하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 그마저도 쉽지않아 마음뿐이다. 조금
먼산을 다녀오면 좋기는 한데 그곳은 우리집 뒷산
보다 훨씬 더 험하여 지난해부터 다녀오질 않았다.
중무장을 하고 다녀올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아내는 우리 먹을 것을 조금만 꺾어오면 되는 것을
나눔을 하겠다고 욕심을 부리면서 그 험한 산을 갈
필요가 있냐며 걱정을 한다. 그래서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친한 마을 아우 중에 산꾼이 있는데 그 아우
산행에 따라가 볼까 싶기도 하고...
어제 오전에는 아내와 함께 야생동물 침범 방지를
위해 설치해놓은 낡은 그물망을 다 걷어내고 새로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그동안 절개지 쪽은 재활용
그물망으로 쳐놓았는데 영 볼품이 없어서 늘 눈에
거슬린다며 아내가 새 걸로 교체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여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작은밭 가에 쳤던 것을 옮겨 쳤는데 많이 모자라서
철물점에 새로 구입하려고 갔는데 아뿔싸, 높이를
몰라서 헛걸음을 했다. 종류가 다양하여 긴가민가
헷갈린 것이다. 나이가 들어 그런지 자꾸만 실수가
잦아진다. "그렇게 총명하던 당신도 이제는 나이가
드는 갑소!"라면서 아내가 안됐다는 듯이 웃었다.
저녁에는 근 3년만에 인근 리조트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 대화읍내에 나가 모임을 가졌다. 모처럼
만나 술잔도 기우리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첫댓글 비님까지도와주었으니 맛난 나물 주었으니 행복한님의 앞날에 축복이 있어라 ㅎㅎㅎ
어느 사이
봄 빛이 멋진 풍경 입니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 가득 하시기를 소망 합니다.
봄 기운이 확 느껴 지네요.
갑자기 두룹나물이라도 사서 먹어야 할 듯!
산골의 봄 풍경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이제 무리하지 않는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