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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일본여행 [J여동] 원문보기 글쓴이: 바이칼1
시모노세키 여행4 - 가라토 해변을 따라 걸어서 부관 페리 터미널에 도착하다!
2월 25일 벳푸에서 시모노세키에 도착해 딸과 사위는 차량을 반납하러 규슈 고쿠라로 가고 가고 마눌과
손주, 손녀 5명은 가메야마(龜山) 포대와 가메야마 하치만구(龜山八幡宮) 신사를 구경하고는
가라토시장(唐戶市場) 으로 들어가서 스시에 마구로와 새우 튀김을 사서 해변의 방파제에서 먹습니다.
광장에 비석이 섰는데 사진 밑에 기호 가 있으니 “ Α-Ω 알파에서 오메가“ 라.... “聖 フランシスコ サビエル
下関上陸記念碑” 이니 예수회 소속 신부 프란시스코 사비에르는 말레이시아 말래카의 저팬타운에
사는 일본인 안지로를 만나서는 규슈에 상륙한 후에 후쿠오카에서 여기 시모노세키로 넘어온 모양입니다?
해변에 복어동상에다가 골고래가 조각되어 있는 것을 구경하면서 부관풰리 터미널로가는데 돌고래
며 펭귄등 조각상이 서 있는 멋진 건물을 보는데 해양박물관이지 싶은데 시간이 부족하니
그냥 지나쳐서는 놀이기구들이 많이 보이는데 우리 3명의 손주들 이런 곳을 그냥 지나칠 리가
없으니.... 해서 매표소로 가서는 티켓을 끊어서 애들이 놀이 기구를 타고 즐기는 모습을 구경합니다.
그러고는 놀이터를 나와 걸어가다가 생 소바 生そば(생소바) 집 あずま(아즈마) 을 발견
하는데.... 닮앗으면서도 다른 우동과 소바의 차이점을 생각해 보면 먼저 소바는
단단한 질감과 독특한 향을 자랑하니 납작한 모양과 진한 갈색으로 다른 면과 구별됩니다.
그러고는 조금 더 걸어서 우리 부부와 손주등 다섯명 일행은 시모노세키의 부관
페리 터미널에 도착해 조금 기다리니 고쿠라에 렌터카를 반납하러 갔던
딸과 사위가 돌아오는지라..... 만나서는 부산으로 가는 부관페리 수속을 합니다.
부관페리 팁승수속을 하면서 일본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문득 동아일보에 실린 노벨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에 대한 글이 생각나는데..... “그래, 지옥에는 내가 간다” 아들의 특수교사
를 고소한 웹툰 작가 부부를 보며, 일본의 작가 오에 겐자부로를 떠올렸다. 올봄 세상을
떠난 까닭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의 아빠였다는 사실이 먼저였을 것이다.
10여 년 전 책 담당을 맡고 있던 시절, 나는 ‘읽는 인간’ ‘오에 겐자부로, 작가 자신을
말하다’ 의 신문 서평을 쓰다가 이 노벨문학상 작가의 개인적 아픔과 체험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 그때 읽은 작가의 좌우명이 있다. “그래, 지옥에는 내가 간다.”
오에는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핀의 모험’ 에서 일생의 화두를 얻었다고 했다. 주인공 허클베리핀
이 도망친 노예 짐을 밀고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는 내뱉는 결심. “All right, then, I’ll go to hell.”
천황제와 국가주의 그리고 자위대의 해외 파병에 반대하는 오에 겐자부로의 사회
운동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이름났지만, 그의 오랜 독자들은 이 문장이 지닌
또 하나의 의미를 헤아린다. 탁구공만 한 혹을 뇌에 달고 태어났던 아들 히카리.
오에는 매일매일 40년 넘게 아들의 담요를 덮어주는 일로 하루를 마감하며 살아왔다고 했다.
마흔살이 넘어도 자기 담요 하나 제대로 못 덮어 겨울이면 감기에 걸리는 아들.
아이의 장애는 환갑이 되어도 달라지지 않으며, 부모가 먼저 죽어도 장애는 사라지지 않는다.
사회가, 학교가, 이웃이 그의 아이를 돕고 연민하겠지만, 최종적으로 누가 지적 장애를 지닌 아들을 책임지고
보살피겠는가. 나는 웹툰 작가 역시 같은 아버지의 마음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인해 자폐와 장애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더 커지면 안 된다는 주장의 당위 역시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함께 고민해 볼 대목이 있다. 우리 사회가 어느 시점부터 개인의 의무나 책임보다
권리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균형추가 옮겨갔다는 우려 말이다. 권리와 권한은 마음껏
누리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사람들의 세상을 상상해보라. 학교에서 풀었어야
할 문제를 법정까지 가져간 사건의 이면에도 이런 기울어진 균형이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아이의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고, 해당 교사와 면담 한 번 없이 수사 기관에 신고하는 행동도 마찬가지다.
녹음 문제가 불거졌을때, 인터넷에 달린 교사의 댓글을 기억한다. “그러면 우리도 보디캠 달아야 하나요.”
교사도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녹음기와 보디캠이 대립하는 학교라니. 그 안에서 교육과 배움이 있을 것인가.
그에게 쏟아진 비판이 남달리 컸던 까닭에는 이 웹툰 작가가 그동안 사회의 모순과 불의에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배경도 있다. 사회를 향해서는 정치적 올바름을 외치면서,
자신의 책임과 의무는 소홀했던 사례를 최근의 우리는 너무 빈번하게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관련 기사이건 단지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농무’ 의 시인 신경림(87) 이
들려준 일화 한 토막이 있다. 1970년대 피켓만 들어도 잡혀가던 시절,
다음 날로 예정된 유신 반대 시위를 앞두고 시인과 소설가들이 준비를 위해 모였다.
다들 앞장서서 목청을 높이는데, 유일하게 소설가 이문구(1941~2003) 혼자 조심스레 반대 의견을
냈다고 한다. 다들 구속되면 가족은 누가 돌보냐고. 하지만 정작 날이 밝았을때, 시위 현장에
피켓 들고 나온 건 이문구가 유일했다는 것이다. 시인은 말했다. “나는 좌든 우든 믿지
않아, 성실한 놈만 믿어.”권리와 책임은 늘 함께 가는 법. 지옥에는 네가 가라는 사회에는 미래가 없다.
또, 일본의 관문 시모노세키를 떠나면서 문득 일본 출신으로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인
이즈미 지하루씨가 쓴 “추사와 후지쓰카를 통해 이어지는 한일 친선교류” 라는 글이 떠오릅니다.
경기 과천시 추사박물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이해서 ‘후지츠카와 난학(蘭學)’ 이라는 제목으로
특별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전시 첫째 날인 이달 3일, 나는 그곳으로 전시를 보러 다녀왔다.
나는 한국 문화와 예술에 흥미를 가져 25세 때 한국에 와서 공부해 왔지만 계속 다가가지 못한 분이 있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다. 글씨는 빈틈도 없어 보이고, 학문은 난해해서 감히 가까이 가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 기회가 온 것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20년 11월부터 열렸던 추사의 ‘세한도(歲寒圖)’
특별전이었다. 세한도(歲寒圖)라는 제목은 논어 자한편에서 따왔는데, 사람은
고난을 겪을 때라야 비로소 그 지조의 일관성이나 인격의 고귀함 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뜻이다.
시절이 좋을 때나 고난과 핍박을 받을 때나 한결같이 인격과 지조를 지켜야 한다는 추사의 다짐은 이처럼
여러 문인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세한도(歲寒圖)는 이상적 사후에 민씨 일가로 넘어갔다가 경성제국
대학의 중국 철학 교수로 고미술 수집가이자 완당 매니아였던 후지츠카 치카시(藤塚隣) 의 손에 들어갔다.
그 전시에서는 추사의 연구자이며 추사를 사숙하는 학자로 일본인 후지쓰카 지카시 (藤塚·1879∼
1948) 가 소개되어 있었다. 경성제국대 교수였던 그는 1936년에 추사 김정희 연구
로는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자로, 1932년경부터 1944년경까지 ‘세한도’ 를 소장하기도 했다.
추사와 일본인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하다가 조사해 보면서 놀라웠다.
이런 중요한 인물을 놓치고 있었다니…. 그러나 후지쓰카를 몰랐던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외신기자들을 앞에 두고 후지쓰카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기회가
내게 주어졌는데, 오랜 기간 한국에 머물렀던 기자들조차 이구동성으로 처음 들어본 이름이라
말했다. 나는 후지쓰카를 만남과 동시에 비로소 환갑이 되고서야 추사 선생에게 다가가게 된 것이다.
후지쓰카는 1940년 경성제국대를 정년퇴임하면서 ‘세한도(歲寒圖)’ 를 가지고 일본으로 귀국했으나 한국에
돌려주었으며, 사후에 아들 후지쓰카 아키나오(明直) 는 2006년 추사 연구가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부친이 수집한 추사 친필 26점, 추사와 관련된 서화류 70여점 등 1만여 점의 자료를 과천시에 기증했다.
아키나오의 기증은 2013년에 추사박물관이 개관하는데 큰 힘이 됐고, 그 후 10년간 박물관을 통해 착실하게
학문적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이번 ‘후지츠카와 난학(蘭學)’에서는 후지쓰카 기증 유물 중 일본
에도(江)시대(1603∼1868년) 의 난학과 후지쓰카 가문 자료를 통해서 후지쓰카의 생애와 학문을 살필 수 있다.
‘난학(蘭學)’이란 에도시대에 주로 네덜란드(和蘭)에서 나가사키(長崎)를 통해 일본
으로 전래된 서양의 의학과 과학 지식을 연구한 학문으로, 후지쓰카 가문은
난학(蘭學)을 통해 신학, 의학, 금석학 등 다방면에 걸친 학문적 성취를 보여주었다.
특히 내가 관심을 가진 것은 그가 대학 시절 리포트로 제출한 ‘중용(中庸) 연구’였고, 학사 학위 논문 또한 중용
(中庸) 연구였다는 점이다. 당시 앞서간 고증학적 방법론으로 접근하긴 했으나, 그에게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후지쓰카 가문에 소장된 난학(蘭學) 관련 자료, 사상에 영향을 미친 중용, 평생 연구 주제로 삼은 논어,
그리고 청나라나 일본 유학자들에게도 인정받고 동아시아 학문적 교류의 파도를 일으킨 추사의
연구. 이번 전시를 통해 후지쓰카의 깊은 사상과 인간상을 엿볼 수 있었고, 그래서 후지쓰카
가 추사에 공감했음을 납득할 수 있었다. 이렇게 나도 조금씩 추사 선생에게 다가가는 것 같아 기뻤다.
온라인으로 추사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을 연결해 일본 센다이(仙臺)총영사관과 도호쿠가쿠인(東北院)
대학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추사와 후지쓰카를 매개로 21세기 한국과 일본의 우호친선교류에
대한 세미나에 참여했다. 추사박물관과 추사 연구가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고 있음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한편 2021년 2월, 우리 집에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입양됐다. 그중 한 마리를 추사의 대표적인
난초 그림 ‘불이선란도(不二蘭圖)’ 에서 이름을 따와 ‘불이(不二)’ 라고 지어줬다.
그는 내가 다가가면 피하곤 하지만, 어떨 때면 무심코 곁에 다가와 몸을 비비고는
스르륵 사라진다. 이른바 ‘츤데레 고양이’ 인데 난해한 매력을 지닌 우리 집의 아주 ‘작은 추사’ 다.
추사박물관은 과천시 주암동, 추사 선생이 4년간을 지낸 곳에 있다. 2007년에는 선생이 살았던 ‘과지초당
(瓜地草堂)’ 도 복원해 건축되었다. 현대적인 디자인의 박물관 옆에 세워진 아늑한 한옥 집으로 두 곳이
조화를 잘 이루어 평온함을 준다. 속된 세상에 사는 나에게는 성지와 같은 곳이다. 추사의 학문을 기리며
후지쓰카 부자의 뜻도 떠올리면서 올여름 나들이를 과천에서 즐겨 보는건 어떨까. 감히 추천해 드리고자 한다.
2019년 한국 영화배우 심은경이 일본 영화에 출연한다고 해 놀란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신문기자>
라는 제목의 사회고발성 영화였다. 사회고발성 영화라면 으레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이 있을
것인데, 그 대상이 당시 버젓이 권력을 유지하고 있던 아베 신조 정권이었다. 그동안 굳건했던
아베 신조 정권을 최대 위기로 몰아넣었던 2017년 '모리토모 학원 비리 사건'을 정면으로 다룬 것이다.
비록 영화는 폭발적인 화제성에 비해 흥행에선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제43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최우수 여우 주연상, 최우수 남우 주연상을 휩쓸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나, 넷플릭스가 영화 <신문기자> 를 6부작 오리지널 시리즈로 만들어 일본
뿐 아니라 전 세계로 송출했다. 감독도 영화 <신문기자>의 후지이 미치히토 그대로
이고, 원작이 도쿄신문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의 취재기 <신문기자> 그대로다.
이제 아베 신조는 없지만 일본이라는 나라는 변하지 않았으니, 여전히 이 콘텐츠는 의미가 있다.
토도 신문사 마츠다 기자는 정부의 언론 브리핑 때마다 정치 비리에 관한 질문을 퍼붓는다. 대중조차 그녀의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심하다는 반응도 있고 신문기자에 불과한 그녀가 무엇 하나 바꿀 수
있겠냐는 비관적인 반응도 있다. 신문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료도 후자의 반응을 보이는 이들 중 하나였다.
한편, 마츠다가 집중 취재하던 내각 관방 고문이자 신포 에이전시 대표 토요다 신지로는 개발
되지 않은 AI 의 신기술 개발을 명목으로 경제산업성으로부터 100억 엔을 지원받아
경찰에게 체포되려던 순간 체포 중지 명령으로 유유히 가던 길을 간다. 그는 총리와
관련된 책을 쓰기도 했는데, 밖으로 새어 나가면 안 되는 총리 일가의 비밀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특종 폭로 기사가 터진다. 나고야의 어느 국유지가 헐값에 팔렸는데 총리 부인이 에이신
학원 초등학교 설립을 위해 매입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총리는 국회에서 자신과
아내는 토지 매입에 관여한 바가 없다며 사실이라면 총리직과 의원직을 내놓겠다는 폭탄 발언을 한다.
하지만, 총리 부인이 관여한 게 맞았고, 총리 부인의 비서관인 무라카미가 직접 재무국
이재국장을 찾아가 지시했던 것이다. 총리의 발언과 언론의 관심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총리대신 특별보좌관 나카가와는 재무국에 문서 조작을 명령한다.
국가 공무원으로 평생 국민에게 봉사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여겨 온 스즈키는 상부의 명령에 굴복해
문서 조작에 앞장서지만, 점점 미쳐 가는 듯한 자신을 발견한다. 결국 참지 못하고
자신에게 접근했던 기자 마츠다에게 제보하려다가 국가 공무원으로서의 또 다른 자아 때문에 포기한다.
그렇지만 오히려 에이신 학원 쪽에서 문서 조작 정보를 흘리고 정국은 다시
소용돌이친다. 결국, 총리 관저의 관여 없이 재무국 내부의 조작이라는
'꼬리 자르기' 가 시행되는데. 괴로워하던 스즈키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작품의 주요 소재들이 실제와 관련 없는 픽션이라고 못박았지만,
작품 속 주요 소재들이 가닿은 곳은 명명백백하다. 주지했듯, 작품 속 에이신
학원 설립 관련 국유지 헐값 매입 사건은 2017년 모리토모 학원 비리 사건을 정조준했다.
당시 모리토모 학원 법인의 초등학교 및 유치원 명예 교장은 아베 신조 총리의 부인이었고,
초등학교 설립을 위해 재무국으로부터 국유지를 헐값에 사들인다. 이 과정을 둘러싸고
작품 속처럼 총리의 폭탄 발언, 언론 관심 및 폭로, 공무원 자살, 문서 조작 시인 등이 이어졌다.
그런가 하면, 드라마 속 또 다른 악의 축 토요다 신지로는 일본을 넘어 세계 최대 규모의 광고
대행사 '덴츠' 를 연상시킨다. 덴츠는 2020 도쿄 올림픽에 깊이 관여했는데
아베 신조와의 유착 관계가 드러난 지 오래다. 작품 속에서도 토요다의 신포 에이전시는
도쿄 올림픽에 깊이 관여했고 '총리의 친구' 를 자처하며 총리와 유착 관계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한편, 이 드라마가 사회고발성 드라마로서 작품성을 제대로 드러낸 캐릭터가 있으니 '키노시타 료'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스즈키의 처조카이자, 신문배달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데는 관심이 없던 시대
전형적인 젊은이. 그랬던 그가 이모부의 죽음과 마츠다 기자의 투철한 신념을 마주한 후 조금씩 변해
간다. 그를 제외한 작품 속 거의 모든 이가 상당히 다큐적이라면, 그는 상당히 드라마틱하다고 할 수 있겠다.
드라마 <신문기자> 에서 일본이라는 나라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들이 전해진다. 일본은 선진국 가운데
이례적으로 수십 년간 절대적 보수 우위의 정치 체제를 유지해 오고 있다. 헌법상 일본의
정부수반이자 행정부 최고위직 내각총리대신을 국회 의결로 지명하는데, 관례상 다수당 총재가 지명된다.
국회의원 선거는 직선제이기에 다수당 총재가 총리로 지명되는 건 곧 국민의 뜻을 이어간다는 의미로
비치기도 하지만 균형적인 시스템이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작품은 시스템이 아닌 진짜 문제는
사람에 있다고 말한다. 시스템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도 사람이고 시스템을 악용하는 것도 사람이다.
아베 신조 정권에서 결국 터져 버리고 말았지만, 그의 뒤를 이은 총리도 자유민주당 사람인 게 아이러니다.
<신문기자> 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뜻이 모여 다시 시작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각계각층에서
따로 또 같이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도 함께 모여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말이다. 표면적인 주인공은 신문기자 마츠다일 테지만, 마츠다가 만나
취재하면서 하나로 뭉치는 이들이 모두 주인공 이다. 나의홈페이지 : cafe.daum.net/baik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