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과 의학의 도를 말한다 | 생강] 날마다 생강을 먹는 것이 산삼을 먹는 것보다 낫다
글·사진 | 최진규 약초학자, 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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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25 11:21
질병은 물론 나쁜 기운들이 몸속으로 침입 못 하게 하는 ‘명약’
옛날, 어느 고을에 한 장수촌이 있었다. 그 마을에서도 특별히 오래 사는 한 집안이 있었는데 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이 120세, 그 노인의 아들은 102세, 그 노인의 아들은 70세, 그 노인의 아들은 40세, 그 아들은 22세, 그 아들은 3세로서 모두 6대가 한 집에 살고 있었다.
생강은 새 살을 잘 나오게 하고 몸속에 있는 갖가지 독을 푸는 데 아주 좋은 약초이다.
이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 부자가 살았다. 돈이 몹시 많아서 아무리 돈을 많이 써도 창고에는 돈과 재물이 가득 쌓여 있고 또 아들이 현청의 관리인 까닭에 부와 권력을 한꺼번에 누리고 있었다. 부자는 돈과 권력을 지닌 채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었다.
어느 날 부자는 보물을 많이 가지고 오래 사는 집을 찾아가서 가장 나이 많은 노인한테 말했다.
“당신의 집안은 대대로 장수한다고 들었소. 그 비결을 좀 가르쳐 주시오. 돈은 얼마든지 드리겠소.”
노인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우리 집안에 장수비결 같은 것은 없습니다. 돌아가십시오. 나는 지금 밭으로 일하러 가야 합니다.”
노인은 괭이를 들고 밭으로 일하러 가버렸다. 부자는 몹시 실망해 보물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부자는 오래 사는 노인이 장수비결을 일부러 가르쳐 주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날 있었던 일을 편지로 써서 현청에 관리로 있는 아들한테 보냈다. 편지를 받아 본 아들은 몹시 화가 났다. 아들은 그 지방을 다스리는 하급관리한테 반드시 그 집안의 장수비결을 알아오라고 명령을 내렸다. 하급관리도 장수비결이 탐 나서 곧 나이가 가장 많은 노인을 관청으로 불러들였다.
“너희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는 장수비결이 있다고 들었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가르쳐 줄 수 있겠느냐?”
“우리 집안에 장수비결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너희 집안은 대대로 장수를 누리고 다른 집안은 그렇지 못한가?”
“잘 모르겠습니다. 수명은 하늘이 정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뭐라고! 비결을 말하지 않으면 목을 베어 버리겠다. 빨리 그 비결을 말하라!”
“정말로 우리 집안에 장수비결 같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집안에서는 모든 가족이 날마다 무즙과 생강즙을 마시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마음 편하게 사는 것 말고 다른 비결은 없습니다.”
관리는 화를 벌컥 내면서 말했다.
“나는 늘 좋은 음식을 먹고 편하게 사는데 너희 집안보다 장수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꾸물거리지 말고 감추어 둔 비결을 말하라.”
“목이 달아난다고 하더라도 없는 것을 가르쳐 드릴 수는 없습니다. 제발 분노를 풀고 저를 돌려 보내주십시오.”
관리는 몹시 화가 나서 노인을 감옥에 가두었다. 나이가 120세인 노인이 감옥에서 고초를 겪다 보니 한 달 뒤에 감옥에서 죽고 말았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노인의 가족들은 다음과 같은 노래를 지어서 관청의 벽에 붙였다.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으면
밤에 자기 전에 무즙을 마시고
아침에 일어나서 생강즙을 마셔야 하네.
고기와 생선을 먹지 말고
채소를 많이 먹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저녁에 일찍 자며
많이 걷고 열심히 일해야 하네.
관리는 그 노래를 몇 번이나 읽어 보았지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관리는 의사를 불러서 함께 장수마을로 가서 조사해 보기로 하였다. 관리는 먼저 장수하는 집안의 이웃을 찾아갔다.
“저 집안사람들이 왜 장수하는지 그 이유를 아는가?”
“잘 모릅니다. 운이 좋았겠지요.”
“저 집안에서는 무엇을 먹고 사는가?”
“우리와 꼭 같은 것을 먹습니다. 다만 고기와 생선을 전혀 먹지 않고 날마다 밤에 무즙을 마시고 아침에는 생강즙을 마십니다.”
“저 집안사람들은 언제 자고 언제 일어나는가?”
“해가 저물면 저녁을 먹고 어두워지면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해가 뜨면 일어나서 마을을 3~4바퀴 돌고 돌아와서 생강즙을 마시고 반 시간 뒤에 아침밥을 먹습니다.”
그 관리는 노래에 적힌 내용과 이웃 사람들의 증언 내용이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감옥에서 죽은 노인한테 죄가 없다는 것을 온 고을에 알리고 노인의 가족들한테 상금을 내렸다. 그리고 온 고을에 사는 백성들한테 장수하는 방법을 널리 알려 실천하게 하였다. 그 뒤로 그 고을에서는 백 살이 넘도록 오래 사는 사람이 많이 나왔다.
생강은 새 살 돋게 하는 데 효험 높아
우리 조상들은 생강을 모든 독을 푸는 해독제로 썼다. 강부탕(薑附湯)이라는 약이 있는데 생강과 부자(附子)를 같이 넣고 달인 탕이다. 강부탕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아주 효과가 좋은 약이다. 부자에는 독이 아주 많다. 그러나 생강과 같이 달이면 독성이 줄어들고 성질이 순해진다. 부자의 열독(熱毒)을 생강이 중화하는 것이다.
생강은 우리나라 완주 봉동과 서산에서 나는 것이 품질이 좋다.
모든 전염병이나 감기 같은 병은 체온 저하로 면역력이 약해지는 것이 원인이다. 체온이 낮아지면서 면역력이 약해지고 그 틈을 타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몸속에 침입해 병이 나는 것이다.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하여 면역력을 늘리고 온갖 질병을 예방한다.
생강은 온갖 약재의 약성을 서로 중화하고 독을 푸는 기능이 있다. 생강은 성질이 뜨거운 부자를 만나면 부자의 열을 내려 주고, 설탕처럼 성질이 차가운 것을 만나면 그 찬 성질을 없애 준다.
반하(半夏: 천남성과의 식물)에는 독이 많다. 반하에 중독되었을 때 생강을 먹으면 해독할 수 있다. 반하의 독성뿐만 아니라 오직 생강 한 가지만으로 식중독, 복어독, 뱀독, 지네독, 옻독 같은 온갖 종류의 독을 풀 수 있다.
임신 중독으로 인해 산후(産後)에 몸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 눈이 안 보일만큼 부었을 때에도 생강 한 가지만을 물로 달여서 먹으면 다른 어떤 약을 쓰는 것보다 부기가 빨리 내린다.
예전에 아이들이 제대로 먹지 못해서 단백질 부족으로 부항이 들어 피부가 누렇게 뜨고 퉁퉁 부었을 때에도 생강탕을 먹였다. 열 첩만 먹으면 씻은 듯이 부기가 내린다.
발에 동상이 걸리면 겨울철보다는 이른 봄철 추위가 풀릴 때에 가려움과 통증이 더 심해진다. 발이 몹시 부어올라서 구두나 고무신 같은 것을 신을 수 없고 슬리퍼를 신어야 한다. 발을 손으로 한 번 누르면 쑥 들어간 손자국이 한 시간 이상 남는다. 이런 증상에도 생강탕을 먹으면 일주일 안에 부기가 싹 빠진다.
생강 잎은 대나무 잎을 닮았는데 그보다 조금 더 넓다.
또 여름철에 상한 음식이나 찬 음식을 먹고 체했거나 식중독, 황달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독버섯을 먹고 중독되어 혼수상태가 되었을 때에도 억지로 생강즙을 약간만 마시게 하면 곧 정신이 돌아온다.
홍역으로 인해 열이 치솟을 때에도 생강이 좋은 치료약이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란 말대로 열로 열독을 푸는 것이다. 홍역으로 인해 몸에 열이 40℃ 넘게 올라갈 때 생강탕을 먹이면 열을 세기 전에 열이 내리기 시작한다.
생강은 번식력이 아주 뛰어난 식물이다. 한 조각을 심어 두면 옆으로 한 마디씩 한없이 뻗어나가서 큰 밭 하나를 모두 채울 수 있다. 이처럼 잘 뻗어나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생강은 거구생신(去舊生新) 곧 낡은 살을 없애고 새살이 돋아나게 하는 데 제일 좋은 약이 된다.
옛날에는 여자들한테 유종(乳腫)이 많이 생겼다. 유종으로 인해 젖통이 곪아서 고름이 가득 차 있을 때 칼로 곪은 부위를 째면 고름이 한 종지 넘게 나온다. 그러나 상처가 아물려면 새 살이 잘 차 올라와야 한다. 고름은 빠져 나왔지만 새 살이 잘 안 나올 때 새 살을 잘 돋아나오게 하는 약으로 생강탕이 제일이다.
낫이나 칼에 베어 살이 떼어져 나갔을 때에도 생강탕을 먹으면 새 살이 잘 돋아나온다. 옛날 부모님이 중병에 들었을 때 엉덩이나 허벅지의 살을 한움큼 베어서 국을 끓여 드리는 일이 더러 있었는데 살을 베어내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