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척이다
천양희
허공을 향해
몸을 던지는 거미처럼
쓰러진 고목 위에 앉아
지저귀는 붉은가슴울새처럼
울부짖음으로 위험을
경고하는 울음원숭이처럼
바람 불 때마다 으악
소리를 내는 으악새처럼
불에 타면서 꽝꽝
소리를 내는 꽝꽝나무처럼
남은 할 말이 있기라도 한 듯
나는 평생을
천천히 서둘렀다
----천양희 시집, {몇차례 바람 속에서도 우리는 무사하였다}(창비)에서
나치 체제의 유태인 학살의 총책임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1906~1962)이 이스라엘 법정에 섰을 때, 이스라엘의 판사들은 그에게 사형선고를 하기 전에 최후의 진술의 기회를 주었다고 한다. 그러자 아돌프 아이히만은 ‘독일 만세를 외치고 지금 이 자리에서 유태교로 개종을 하겠소’라고 했다고 한다.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탈무드}의 랍비는 아돌프 아이히만을 ‘야수 중의 야수’라고 온갖 비난과 저주를 퍼붓고 있는데, 왜냐하면 그의 개종을 받아들이면 또 한 명의 유태인을 죽이는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제일급의 시인이자 원로시인인 천양희의 [뒤척이다]는 고귀하고 위대한 시인으로서의 최후의 한 마디를 남기기 위한 ‘뒤척임’이라고 할 수가 있다. “허공을 향해/ 몸을 던지는 거미처럼/ 쓰러진 고목 위에 앉아/ 지저귀는 붉은가슴울새처럼”, 또는, “울부짖음으로 위험을/ 경고하는 울음원숭이처럼/ 바람 불 때마다 으악/ 소리를 내는 으악새처럼/ 불에 타면서 꽝꽝/ 소리를 내는 꽝꽝나무처럼” 천양희 시인은 그 ‘뒤척임’으로 이처럼 아름답고 뛰어난 시를 쓰고 있는 것이다.
최후의 한 마디, 이 장중하고 비장미 넘치는 최후의 한 마디를 남기기 위하여, 그는 한평생 붉디 붉은 피로 시를 쓰고, 이처럼 밤새도록 뒤척여 왔던 것이다. {마음의 수수밭}을 지나 {오래된 골목}과 {너무나 많은 입}과 {새벽에 생각하다}를 지나 그는 그의 일생내내 “바람이 불 때마다 으악/ 소리를 내는 으악새처럼” 시를 써왔던 것이다.
천양희 시인의 시를 읽으면 그의 뒤척임이 보이고, 그의 뒤척임을 보면 기나긴 밤을 지새우며 언어를 갈고 닦는 노 시인의 장인 정신이 생각난다.
인생은 예술이고, 고통은 그 노래이다.
사상의 신전을 짓고 모든 사람들을 초대하라! 사상의 신전 속에는 모든 것이 다 있고,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사상은 영원한 지상낙원이고, 언제, 어느 때나 젖과 꿀이 넘쳐 흐른다.
나의 저서는 {행복의 깊이} 1, 2, 3, 4권, {비판, 비판, 그리고 또 비판} 1, 2권, 반경환 명시감상 20여 권, [명언집] 1, 2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문장들} 1, 2권, {쇼펜하우어}, {니체} 등 40여 권이며, 이 책들만 있으면 어느 산골이나 무인도에 가서도 한평생을 살며, 더욱더 좋은 글을 쓸 수가 있을 것이다.
나는 오직 전인류의 스승들의 책만을 읽고 글을 썼으며, 그들과 대화를 나누었기 때문에, 나의 책들은 아직도 살아 있는 지혜와 그 명언들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이, 최태원이, 김승연이, 정의선이 손정의 같은 한국인이었다면 얼마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되었을 것이고, 이재명이, 윤석열이, 문재인이, 박근혜가 영원한 대한민국의 목표와 그 이념을 제시했다면 얼마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되었을 것인가?
천하제일의 영원한 제국은 자기 자신의 법률과 법정을 지닌 고급문화인들만이 건설할 수가 있는 것이다.